updated. 2023.5.30 화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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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도시 남자의 접이식 자전거, A-BIKE를 샀다

구매하는 것부터 많은 사람이 말렸다. 이것만은 사지 말라고, 하지만 그들은 나의 도전 정신을 막을 수 없었다. 레플리카가 아니라 짝퉁인 것을 알면서도 궁금증에 그만, 11월 11일 광군제 50% 할인 배너를 보고 결제 버튼을 눌렀다. 결제 후 7일 만에 물건을 받았는데, 외관이 심히 불안하다. 2주간 이 자전거로 멀쩡하게 출근할 수 있다면 시승기를 쓰기로 결심했다. 다행히 오늘까지는 큰 말썽 없이 출근에 성공했다.

출근길, 집에서 지하철역까지의 거리가 1,1km다. 걸어서 20분, 자전거를 타면 5분. 택시를 타고 이동하자니 몇 달 교통비면 자전거를 바꿀 수 있겠고, 주변에 지하철로 환승할 수 있는 버스도 없다. 운동 삼아 걷는 것도 좋지만, 역시 아침에는 “엄마 5분만...”을 세 번은 시연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가볍고 편리한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 2호선을 탈 수 있는’ 자전거와 함께라면 할 수 있다.

 

자전거라 부르기는 뭐하니 신개념 이동수단

 
기자의 눈에 들어온 자전거는 바로 에이바이크(A-Bike)인데, 놀랍게도 이 자전거를 개발한 사람은 놀랍게도 영국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가 중 한 사람이며, 80년대 가정용 컴퓨터인 스펙트럼 ZX으로 영국 IT산업을 일으킨 클라이브 싱클레어(Clive Sinclair)다. 

물론 기자가 구입한 에이바이크는 이 제품의 복제품. 참고로 오리지널 에이바이크는 5.5kg의 무게에 접었을 때 높이가 60cm가 넘지 않는 초소형 접이식 자전거로 2006년 출시 초기에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았지만, 6인치의 작은 휠과 불편한 안장으로 인해 승차감이 나빠서 평가가 좋지 못했다. 참고로 오리지널 에이바이크는 이미 몇 년 전에 단종되었는데, 얼마 전 전기자전거 버전인 에이바이크 일렉트릭(A-Bike Electric)이 출시되었고 국내에도 판매 중이다.

어쨌거나 짝퉁이지만, 에이바이크의 맛은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구입한 이 자전거의 제한 체중은 85kg. 기자가 겨울옷을 입고, 가방을 메면 딱 제한 체중에 걸린다. 자전거의 프레임 완성도는 여타 자전거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굉장히 조잡하다. 일반 로드바이크를 타듯이 안장에서 일어나 댄싱을 시작하는 순간 휠, 프레임, 크랭크, 기어박스 중 어딘가 한 군데 부러질 것 같다. 이런 자전거에 한계 체중이 넘는 몸무게의 라이더가 타게 된다면 프레임이 버틸 수 있을까? 

심지어 크랭크가 헐거워서 덜걱거리는 것을 발견하고 나사를 꽉 죄었지만, 아무래도 부품 마모 탓인지 여전히 흔들린다. 참고로 일반적인 자전거 크랭크보다 암 길이가 짧은 전용 부품으로, 망가지면 여분의 부품을 구할 길이 없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8인치 휠의 승차감이다. 원래의 6인치 휠에서 개량되었다고는 하지만 8인치 휠과 통고무 타이어는 바닥의 모든 진동을 내 몸으로 전달해준다. 오르막이 나타나면 메고 뛰는 것이 에이바이크의 힐 클라이밍 기술이다.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에이바이크로 빠르게 달리던 중 2cm 이상의 턱에 바퀴가 걸리는 순간... 내 후손의 미래가 걱정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진정한 자전거 광이라면, 세 걸음 이상 이동할 때 자전거에 오르지

에이바이크는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은 물론 자동차, 스쿠터 등의 이동수단에도 부담 없이 싣고 달릴 수 있다. 출퇴근에 지하철과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데, 2주간 출퇴근을 하면서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았다. 심지어 한 번은 지하철에서는 사람이 질문 공세를 펼쳐 출근이 늦어질 뻔도 했다.

에이바이크는 빠른 속도로 달리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사실 사람의 다리로 전력 질주하는 게 더 빠르다. 하지만 기자가 이 자전거로 출근하면서 아침 시간에 여유가 생겼다. 커피를 한 잔 더 마실 수 있고, ‘엄마... 5분만 더 잘래...’를 3번이나 말할 수 있다. 타고난 귀차니즘 혹은 시간 절약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는 라이더라면 이런 접이식 자전거를 추천한다. 물론 주변에서 지인이 중국산 에이바이크 짝퉁을 사려 한다면 진심으로 말리고 싶다. 역시 다른 사람에게 검증받은 자전거, A/S가 가능한 자전거를 사는 게 몸과 마음 건강에 좋다. 

관악구와 마포구에서 에이바이크를 타면서 서성거리는 기자를 보면 인사해주자. 지른 돈이 아까워서 계속 타고 다니는 불쌍한 영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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