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7 수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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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아니까, 랜드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움직이는 대로 사람들의 시선이 머물렀고 도심과 교외 그 어디에 있던 존재 자체만으로 빛이 났다. 무엇보다도 인기와 흥행을 떠나 세상에 없던 차를 과감하게 선보인 브랜드 결심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트렌드를 주도하고 새로운 정의를 써 내려 갈 SUV, 바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이다. 

회사 앞으로 온 이보크 컨버터블은 생각보다 강한 인상을 풍겼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단순히 지붕만 없어진 이보크라고 생각했는데 비율 자체가 달라지니 완전히 새로운 차가 됐다. 앞 유리창은 바짝 누워있고, 부드럽게 내려앉은 지붕선은 감각적인 쿠페형 SUV를 보는 것 같다. 실제 랜드로버 디자이너들은 이보크 컨버터블을 디자인할 때 최대한 자연스러운 SUV 느낌을 내기 위해 소프트톱 라인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지붕 하나만으로 이렇게 큰 차이를 보여주니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한편으로는 디자이너들의 고심과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것 같다.

Z-폴딩 스타일의 소프트 톱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전동식으로 제어된다. 최고 48km/h 이내의 속도에서 작동 가능하며 개폐시 각각 18초, 21초가 소요된다. 닫았을 때의 정숙성은 기대 이상이다. 평소 알고 있는 소프트 톱의 소음과 불편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방음 및 단열 처리로 두툼한 톱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믿음이 간다. 또한 높이가 높은 SUV 특성상 톱을 접어도 제법 넉넉한 트렁크 공간이 나온다. 골프백이나 접이식 유모차와 같이 부피가 큰 물건도 부담 없이 넣을 수 있다. 

이 외에는 기존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감각적인 디자인은 물론 최고급 소재로 꾸민 실내, 간결하면서 직관적인 버튼도 모두 그대로다. 계기반과 연동된 내비게이션은 한결 정확해졌고, 10.2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작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빠르고 편리해 졌다. 여기에 랜드로버의 특허기술인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과 저속크루즈컨트롤, 메르디안 오디오, 서라운드 카메라 등 고급 옵션도 빠짐없이 꼼꼼히 챙겼다.

이보크 컨버터블에는 직렬 4기통 2.0리터 인제니움 디젤 엔진이 들어간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를 내며 다른 재규어-랜드로버 차도 두루 쓰이는 만능 엔진이다. 세팅은 역동적인 성능보다는 부드럽고 여유로운 쪽을 택했다. 가속감은 조용한 가솔린 차를 모는 것 같이 차분하게 나간다. 분명 계기반 속도는 거침없이 올라가는데 그 과정이 거칠거나 요란하지 않다. 매끄럽고 안정적인 속도와 반응이 마음에 든다. 

코너에서도 쉽게 불안한 느낌을 받기 힘들다. 운전자의 의도대로 정확하게 들어갔다 나오며, 안정적인 동선을 그린다. 차가 바깥으로 나가는 언더스티어 현상도 좀처럼 보기 어렵다. 물론 높은 시트포지션과 차의 콘셉트를 생각하면 가속페달에 힘이 주춤해 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차의 성격을 감안해도 수준 높은 주행 안전성이 눈에 띈다. 

참고로 모든 상황은 톱을 닫고 달렸을 때 얘기다. 톱을 열고 천천히 달리면 이보크 컨버터블의 진가가 나온다. 머리 위로 스치는 바람이 상쾌하고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오픈에어링은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도 매우 적어 옆 사람과 부담 없이 대화할 수 있다. 여기에 SUV 특징을 살려 험로에서도 무리 없이 달린다. 한 마디로 오픈 에어링으로 못 가는 길이 없다는 얘기다. 간혹 거친 길을 만나도 걱정할 필요 없다. 랜드로버의 최신 오프로드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움직여 난관을 탈출한다. 다재 다능한 성격에 운전하는 내내 뿌듯함이 밀려온다. 

이보크 컨버터블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만능엔터테이너 같은 차다. SUV의 특징을 고스란히 갖고 있으면서도 오픈카의 장점을 잘 살렸고, 고급스러운 브랜드 콘셉트를 놓치지 않으면서 모험심 가득한 새로운 세그먼트를 만들었다. 한마디로 ‘느낌’ 아는 세상에서 제일 감각적인 SUV라고 말해도 손색없다는 얘기다.

이 차는 많이 팔려고 만든 랜드로버의 볼륨모델은 아니다.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번 이 차를 접해보면 그 매력에 빠져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단순히 이동수단을 넘어 나를 표현하고 낭만과 감성까지 충족시켜 주는 차, 그 속에서 차가 주는 또 다른 재미를 파악하고 정신건강까지 이롭게 만들어 주는 차가 이보크 컨버터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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