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메이커로 잘 알려진 프랑스 기업 푸조(PEUGEOT)가 새로운 전기자전거를 공개했다. 사실 푸조는 자동차뿐 아니라 유모차에서 재봉틀, 치과의사용 드릴과 스쿠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왔던 기업으로, 푸조가 만들었던 제품 중에는 물론 자전거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푸조는 자동차를 비롯한 ‘탈 것’에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 탈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푸조가 전기자전거를 출시한다는 사실 자체는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푸조의 전기자전거는 다른 자전거 메이커의 그것보다 특별한 의미가 있다. 단순히 성능이 뛰어나거나 디자인이 멋지다는 차원이 아니다. 자동차 메이커인 푸조가 기존 자동차의 한계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전거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번에 푸조가 공개한 전기자전거는 접이식 모델이다. 푸조 디자인 랩(www.peugeotdesignlab.com)이 개발했고 이름은 ‘eF01’다. 무게는 17kg으로 사실 접어서 휴대하기 쉬운 자전거는 아니지만, 자동차의 트렁크에 싣고 다니기는 충분한 크기다. 의외로 성능은 평범하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앞바퀴의 모터를 탑재했고, 20km의 속도로 30km 거리를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재미있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 자동차의 12v 시가잭 혹은 전용 ‘독 스테이션’을 이용해 자전거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그리고 충전을 위한 독 스테이션은 오는 10월 열리는 파리모터쇼에서 푸조가 새롭게 공개할 SUV 차량인 ‘5008’ 차량에 탑재된다고 한다. 즉, 푸조 eF01은 ‘자동차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접이식 전기자전거’라는 콘셉트를 제시한다.

사실 푸조는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콘셉트의 탈 것을 선보인 적 있다. 바로 올해 5월, 스위스의 킥 스쿠터 전문 기업 마이크로모빌리티와 함께 개발한 ‘푸조 마이크로 E-KICK’이라는 전동 스쿠터다.

E-KICK은 푸조 3008 SUV와 함께 공개되었고, eF01 전기자전거와 마찬가지로 전용 독 스테이션을 통해 차량에 수납한 상태로 충전 가능하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게’ 준비된 전동 스쿠터인 셈이다. 큰 탈 것 안에 작은 탈 것이 수납되어 있다는 콘셉트가 재미있다.

그러나 푸조의 E-KICK 전동스쿠터와 eF01 전기자전거는 단순히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는 도심의 복잡한 공간에서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 ‘Last 1mile’을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복잡한 도심에서 불과 몇백미터를 이동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로는 자동차보다 자전거나 킥 스쿠터와 같은 작고 심플한 탈 것이 더욱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복잡한 도심에서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자동차를 세워두고, 전동 스쿠터나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이동하면 어떨까? 

물론 푸조의 이런 콘셉트에 공감하지 않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푸조가 제시하는 새로운 선택지는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지금 당장에라도 실행에 옮길 수 있다. 푸조 마이크로 E-KICK은 단순한 콘셉트가 아니라 실제로 푸조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제품이며, 이번에 공개된 전기자전거 역시 실제로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푸조는 보쉬의 전동 유니트와 온보드 내비게이터를 탑재한 전기자전거 eU01s를 온라인 공개했고, 앞서 소개한 접이식 전기자전거 eF01과 함께 파리모터쇼에서 실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푸조가 제시한, 자동차와 자전거가 함께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은 우리의 도심환경을 더욱 편리하고 쾌적하게 바꿀 힌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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