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12.6 수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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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라이즈드 2017 루베 & 루비 - 부드러움에 대한 새로운 정의

부드러울수록 빠르다. 거친 노면을 자전거가 부드러움으로 감싸 안으니, 라이더는 어떤 길이건 그저 앞을 보고 달리는 것만 생각하면 된다.

로드바이크가 항상 매끄럽게 포장된 아스팔트 위만 달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래된 아스팔트 길은 거칠고, 때로는 갈라지거나 콘크리트 포장된 울퉁불퉁한 빨래판 길, 심지어 비포장구간을 달려야 할 때도 있다. 특히 장거리를 달리다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도로 환경을 만나기도 하며 이때, 라이더의 피로는 더욱 가중된다. 

스페셜라이즈드 루베(ROUBAIX)는 가장 거친 길을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장거리 로드 레이스바이크다. 매년 봄 프랑스 북부지방에서 열리는 파리-루베(Paris-Roubaix) 레이스는 가장 험난한 코스로 유명한데, 스페셜라이즈드 루베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파리-루베 레이스의 승리를 차지하기 위해 개발된 자전거다.

스페셜라이즈드 루베 시리즈는 유연한 카본프레임에 ‘저츠’라 불리는 엘라스토머를 부착하여 진동을 줄이는 독특한 콘셉트로 유명하다. 파리-루베의 일부 구간은 ‘코블스톤’이라는 돌로 포장된 울퉁불퉁한 길을 고속으로 달려야 하며, 노면 충격과 진동을 잘 흡수하는 자전거를 타면 라이더의 피로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셜라이즈드 루베는 파리-루베에서 수차례 우승했고, 프레임과 포크뿐 아니라 시트포스트에 유연함을 더하는 등 개량을 거듭해 4세대 모델인 루베 SL4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난 9월 9일, 스페셜라이즈드는 루베의 5세대 모델을 공개했다.

 

루베 SL5가 아닌 ‘루베’

새롭게 등장한 5세대 모델은 루베 SL5가 아닌 ‘루베’다. 신형 타막이 등장했을 때 그러했듯 5세대 루베는 과거 모델의 특징을 물려받아 개량한 모델이 아니라 이름을 제외한 나머지를 완전히 새로 만든 자전거이기 때문에 원점으로 돌아와 루베라는 이름만을 사용한다. 신형 루베는 맥라렌 어플라이드 테크놀로지(McLaren Applied Technologies)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되었고, 정밀한 성능 측정과 이를 체계화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길에서도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최적화된 성능을 갖도록 조율했다. 

신형 루베 프레임에서는 SL4까지 루베의 프레임과 포크에 사용되었던 저츠를 찾아볼 수 없다. 저츠는 보이지 않게 감추었고 앞뒤 바퀴에서 전해지는 충격과 진동을 흡수하기 위한 ‘서스펜션’을 장착한 것이 눈에 보이는 큰 변화다. 핸들바의 스템 하단에 ‘퓨처 쇽(Future Shock)’이 장착되었고, 시트포스트의 아래에는 ‘드롭 클램프(Drop Clamp)’라는 독특한 구조를 적용해 안장이 호를 그리며 앞뒤로 유연하게 움직이며 노면의 진동과 충격을 효율적으로 흡수한다.

 

헤드튜브에 내장된 서스펜션 ‘퓨쳐 쇽’

노면의 충격과 진동을 보다 쉽게 흡수하고 우수한 코너링 성능과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을 갖춘 자전거를 개발하기 위해 스페셜라이즈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해왔다. 처음에는 기존의 루베 시리즈처럼 포크에서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방법이 검토되었다. 그 중에는 포크의 블레이드 끝 양쪽 드롭아웃에 CG-R 시트포스트의 헤드와 닮은 리프스프링을 장착하는 아이디어도 있었는데, 프로토타입까지 만들어졌지만 채택되지는 않았다.

대신 스페셜라이즈드가 신형 루베에 채택한 방법은 핸들의 스템 하단에 ‘퓨쳐 쇽’이라는 작은 서스펜션을 넣는 것이었다. 상하 2cm의 가동범위를 갖는 짧은 서스펜션은 굴곡진 노면에서 앞바퀴가 순간적으로 튀어 오르며 라이더가 컨트롤을 잃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며 진동 또한 흡수한다.

퓨쳐 쇽의 구조는 포크의 스티어러 튜브와 스템 사이에 서스펜션 역할을 하는 실린더를 넣었다. 이 실린더에는 코일스프링이 들어가는데, 강도가 다른 3가지 코일스프링을 넣는 것으로 서스펜션의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

MTB의 서스펜션 포크와도 다른 이질적인 방식이지만, 포크에 서스펜션을 장착하는 것과 달리 스템 하단의 퓨쳐 쇽은 라이더의 상체만을 지지하면 되기 때문에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스페셜라이즈드의 엔지니어들은 다양한 방법을 고안했지만, 결국 현재의 퓨쳐 쇽을 장착한 가장 큰 이유는 무게 증가가 적기 때문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놀랍게도 에스웍스 루베의 프레임 무게는 900g에 불과하다. 에스웍스 이외 모델의 프레임 무게는 1,050g으로 알려졌으며, 최상위 모델인 에스웍스 루베 이탭 디스크브레이크 완성차의 무게는 7.2kg다.

 

드롭 클램프 & CG-R 시트포스트

신형 루베에는 기존 루베 SL4에 장착되었던 것과 동일한 CG-R 시트포스트가 장착된다. 시트포스트의 머리가 앞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는데, 이는 카본의 탄성을 이용한 리프스프링에 엘라스토머를 끼운 것으로 노면의 충격과 진동을 흡수한다.

하지만 기존 루베 SL4의 CG-R 시트포스트보다 긴 것을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시트포스트를 고정하는 클램프의 위치가 탑튜브에서 65mm 아래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이 구조를 ‘드롭 클램프’라고 부른다. 

시트튜브의 상단에는 얇은 고무 커버가 씌워져 있는데, 커버를 벗겨보면 시트포스트 전후좌우로 빈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드롭 클램프의 위치를 고려하면 프레임 밖으로 올라온 시트포스트의 길이보다 실제로는 6cm가 긴 셈이며 노면의 충격과 진동에 의해 앞뒤로 휘어지며 유연하게 반응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재미있는 것은 테스트 중인 신형 루베의 사진에는 CG-R 시트포스트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드롭 클램프의 효과를 테스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드롭 클램프를 적용한 결과 노면에서 충격이 가해질 때 시트포스트의 헤드가 곡선을 그리며 약 2cm정도 움직이도록 설계되었다. 이처럼 유연함을 갖춘 프레임에 CG-R 시트포스트의 충격 흡수 능력이 더해진 신형 루베는 내년 코블스톤의 왕좌를 노린다.

 

SWAT 박스 스토리지 시스템의 적용

서포트카의 지원을 받는 프로 레이서에게 각종 장비를 휴대할 주머니는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홀로 장거리를 달리는 라이더에게 타이어의 펑크와 같은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한 장비의 휴대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가방을 메거나 안장 아래에 튜브나 주머니를 주렁주렁 매달고 달리는 것을 번거로워하는 라이더가 많다.

이에 스페셜라이즈드는 루베에 SWAT 박스 스토리지 시스템을 적용했다. BB 바로 위쪽, 다운튜브와 시트튜브 사이의 공간에 삼각형의 수납공간을 마련해 공구와 여분의 튜브, 가스카트리지 등을 휴대할 수 있다. SWAT 박스 스토리지 시스템은 에스웍스와 프로 등급 루베, 루비 모델에 기본 제공되며 나머지 모델의 경우 별도로 구입해 장착할 수 있다.

 

스페셜라이즈드 루베&루비 국내 출시모델

스페셜라이즈드의 신형 루베, 그리고 루베의 여성용 모델인 루비는 디스크브레이크 전용 모델로만 출시된다. 디스크브레이크는 궂은 날씨에도 안정적인 제동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카본 휠의 열변형 문제에서 자유로우며, 적은 손가락 힘으로도 강한 제동력을 낼 수 있다. 또한 자전거 메이커가 디스크브레이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또 다른 이유는 프레임과 포크의 드롭아웃을 관통해 고정되는 ‘스루액슬’을 도입해 전체적인 구조의 강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신형 루베와 루비는 전 모델에 스페셜라이즈드 라이더-퍼스트 엔지니어드(Rider-First Engineered) 콘셉트를 도입해 프레임 사이즈와 무관하게 최적화된 성능을 내도록 디자인했다. 

국내에 수입되는 루베의 최상위 모델은 ‘에스웍스 루베 eTap(S-WORKS ROUBAIX eTap)’이다. 에스웍스 팩트11r(FACT 11r) 카본소재의 프레임에 스램의 신형 레드 eTap 하이드로 무선 전동 구동계와 신형 로발 CLX 32 디스크 휠세트를 장착했다. 신형 로발 CLX 32 휠세트는 기존의 로발 CLX 40보다 공기역학적 성능과 낮은 구름저항으로 더욱 우수한 성능을 제공한다. 에스웍스 루베 이탭 모델의 가격은 1,150만 원이다.

루베 익스퍼트 UDi2(ROUBAIX EXPERT ULTEGRA Di2)는 팩트10r 카본 소재 프레임에 시마노 울테그라 Di2 전동 구동계와 DT스위스 R460 디스크 휠세트를 장착했다. 루베 콤프(ROUBAIX COMP)는 시마노 울테그라 급 구동계를, 루베 엘리트(ROUBAIX ELITE)는 시마노 105 급 구동계를 장착한다. 가격은 루베 익스퍼트 UDi2가 490만 원, 루베 콤프가 350만 원, 루베 엘리트가 250만 원이다.

여성용 모델인 루비는 시마노 울테그라 Di2 구동계를 장착한 루비 익스퍼트 UDi2(RUBY EXPERT ULTEGRA Di2) 모델과 울테그라 급 구동계의 루비 콤프, 105 급 구동계의 루비 엘리트 모델이 출시된다. 가격은 루비 익스퍼트 UDi2 490만 원, 루비 콤프 350만 원, 루비 엘리트가 260만 원이다.

아마 루베와 루비를 타는 라이더 대부분이 파리-루베의 코블스톤 길 같은 거친 도로를 질주하며 레이스에 참가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란폰도와 같은 장거리 이벤트나 투어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에게 루베와 루비는 가장 잘 어울리는 자전거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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