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TM의 자동차 전문 정보 프로그램 <더 벙커>에서 공식 딜러를 맡았던 강유석 대표(중고차 업체 착한차집)를 직접 만났다. 중고차 시장에서 잘 알려진 그는 중고차 딜러 14년 경력의 배테랑 딜러이기도 하다.  그가 바라보는 대한민국 중고차 시장의 현재 모습은 어떨까? 

그는 규모에 비해 허점이 많은 시스템과 이점을 이용해 높은 수익을 올리는 몇몇 딜러, 그로인해 피해를 보는 소비자가 많은 것이 현재 우리의 중고차 시장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러 문제가 있어도 포기보다는 더 큰 희망이 있는 곳 역시 중고차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가능성이 큰 만큼 올바른 판매문화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는 그와 중고차 시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고차 시장은 레몬 마켓

중고 시장을 보통 레몬 마켓이라고 말한다. 겉은 예쁘지만 속은 매우 신 레몬에 빗댄 표현이다. 실제 판매자의 경우 물건 상태를 모두 알고 있는 반면, 구매자는 판매자의 말과 제한된 정보로만 물건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중고차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강유석 대표는 기본적으로 판매자에게 유리한 구조와 불투명한 정보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수면위로 떠오른 가장 큰 문제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등장한 허위매물이다. 먼저, 멀쩡한 제품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올려 소비자를 유혹한다. 이후 실제 소비자가 방문하면 이 차는 문제가 있다며 다른 매물을 보여주거나 다양한 회유 방법으로 속이는 방식이다.

더 벙커 출연,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자 

사실, 차에 대해 조금만 알고 있다면 쉽게 당할 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갈수록 교묘해지고 치밀해지는 악덕 딜러에게 소비자는 불쾌한 경험을 당하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강유석 대표는 갈수록 커지는 시장규모와는 다르게 곪아가는 시장구조의 개편이 하루 빨리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러한 생각에 둘러쌓여 있을 때, 때마침 방송에서 출연 요청이 들어왔다. 좋은 기회였다. 방송을 통해 중고차 시장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더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게 하고 싶었다.

우선 순위는 중고차 딜러의 마음가짐

방송 출연으로 중고차 구입 시 요령과 정보를 보다 많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중고차 구입에 대해 잘 모르고 당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뿌리 깊은 악습을 끊기 위해서는 중고차 딜러의 마음가짐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고차 시장은 부동산 다음으로 큰 금액이 움직이는 시장입니다. 저희는 돈의 움직임이 천만 원 단위여서 무감각한 편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분명 비싼 금액입니다. 차를 팔기 전에 소비자가 생각하는 돈의 가치를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중고차 딜러를 하기 위한 진입장벽이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보다 전문성을 갖춘 딜러가 많아져서 올바른 방법으로 차를 팔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허위 물건이나 미끼 상품과 같은 ‘불량’ 중고차의 실태는 어떨까? 꽤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적었다. 그는 “불량 중고차는 전체 딜러의 10~15% 수준”이라며 “정직하게 차를 파는 사람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다만, 적은 숫자의 인원이 많은 홍보비를 들여 미끼 상품을 만들어 내고 전체 중고차 시장 수익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가져간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맑은 물에 잉크 한 방울 떨어뜨려 물을 흐리는 것과 같은 상황인 셈이다. 

사기 안당하고 중고차 사려면?

허위매물에 당하지 않고 중고차를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강유석 대표는 가장 먼저 너무 저렴한 물건에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정말 많은 분이 전화로 문의를 합니다. 안타깝죠. 허위 딜러는 고객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누구라도 혹하게 만듭니다. 이런 전화보다는 직접 매매단지를 찾아 좋은 딜러를 찾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 것일까? "한 가지 원칙만 지키면 좋은 딜러를 만날 수 있어요. 바로 ‘차는 마음에 들지만 좀 미심쩍은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딜러를 피하면 되요. 매물공유가 되고 있으니 차는 다른 딜러한테서도 살 수 있습니다. ‘이 차는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아요’, ‘보증해드립니다’와 같이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말은 걸러 들어야 합니다. 대신 ‘이 차를 사면 이 부분은 꼭 확인해야 되요’ 또는 ‘저라면 이런 차는 안사겠어요’ 같은 고객 입장을 고려하는 사람을 찾아야죠"

강유석이 바라는 중고차 시장

강유석 대표는 중고차 시장을 책으로 풀어낼 만큼 이 시장에 남다른 애정과 걱정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중고차 딜러로서의 마음가짐과 앞으로 기대하는 시장의 변화도 살펴볼 수 있었다. 

“저는 조금 적게 벌어도 나중에 문제 생기지 않는 차를 팔겠다는 생각입니다. 제 값에 정당하게 팔아야 소비자로부터 인정받고 우리의 위상도 높아지는 것 아닐까요?” 실제 본인은 물론이고 직원까지 국가 공인 자동차진단평가사 자격을 취득하고 있다. 딜러로서 자동차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 내용을 정확히 고객에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딜러 개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제도의 개선도 언급했다. “1년에 거래되는 중고차는 330만대에서 360만대로 신차 시장의 두 배 규모에 달하는 시장입니다. 그만큼 제대로 된 제도정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는 중고차 시장에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판매업체의 경우 등록제가 아닌 허가제로 바뀌어야 합니다.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업체로 인해 시장 내 자정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딜러나 업체가 전문성을 갖추고 책임감있게 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중고차 시장에 깊은 애정과 함께 밝은 미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가 아들이 둘인데요, 아직 초등학생입니다. 그런데 아빠처럼 중고차 딜러를 하겠다고 합니다. 부모로서 말리지 않고 응원해 줄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시장이 깨끗해져서 굳이 이런 책도 필요 없기를 바랍니다.”

강유석의 착한 중고차

본인의 이름을 걸고 내놓은 중고차 관련 서적 ‘강유석의 착한 중고차’는 그가 직접 보고 느낀 중고차 시장의 실태와 피해사례, 개선점 등을 담은 책이다. 이와 함께 실제 사례를 통해 생동감 있는 정보를 전하고 안전한 거래방법과 각종 차량 관련 팁도 함께 들어 있다.

강유석 대표는 “이 책은 더 이상 중고차 관련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올바른 중고차 문화가 형성되기를 마음이다. 아울러 시장 변화에 힘쓰는 강유석 대표에게 조용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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