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7월 2일부터 전 세계 라이더들이 기대하던 최대 규모의 사이클링 축제인 ‘2016 투르 드 프랑스’가 시작된다. 올해 투르 드 프랑스는 2일부터 24일까지 2일간의 휴식을 포함하여 21일간 경기가 진행되며, 21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된 총 3519km의 거리를 달리게 된다.

올해 선수들은 프랑스 북부지역에 위치한 몽생미셸성당(Mont-Saint-Michel)에서 출발하여 노르망디 일대를 일주한 다음, 남부지역으로 이동해 경기를 치르게 된다. 선수들은 파리로 넘어가기 전 산악구간인 몽블랑 일대에서 옐로우 저지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결전이 예상되며, 스키 레저휴양지로 유명한 아보리아(Morzine-Avoriaz)에서 클라이맥스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투르 드 프랑스의 전통대로 다시 파리로 입성해 샹젤리제(Champs-Elysees) 거리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투르 드 프랑스의 시작

올해 103회를 맞이하는 투르 드 프랑스는 프랑스의 한 신문기자의 아이디어에 의해 탄생되었다. 20세기 초 프랑스의 스포츠신문 르 벨로(Le Velo)가 개최한 파리-브레스트 왕복 대회가 프랑스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는데, 그에 맞서 경쟁지인 로또(L'Auto)가 더 큰 기삿거리로 화제를 돌리고 자사의 신문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시작한 레이스가 바로 프랑스 전역을 일주하는 투어 레이스인 ‘투르 드 프랑스(Le Tour de France)’다.

투르 드 프랑스 초기의 참가자들은 다양했다. 아마추어 선수부터 모험가, 실업자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출전한 대회였기에 대중적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당시 프랑스 도로 상태는 매우 열악한 비포장도로였기에 과연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완주해 낼 수 있을지가 미지수였다. 하루 평균 400km를 달려야 했던 선수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전거를 타야했으며, 행여나 자전거의 고장이 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직접 수리를 해야만 했다. 투르 드 프랑스의 우승자는 그야말로 ‘히어로’와 다름없었다. 투르 드 프랑스 마지막 날에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온 파리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왔고, 레이스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챔피언들의 특별한 유니폼

신문기사를 통해 투르 드 프랑스 대회를 알게 된 많은 프랑스 사람들은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모여 들었다. 그러나 실제 선수들이 달리는 모습을 처음 본 관중들은 누가 어떤 선수인지 알아보기 힘들었는데 그래서 종합기록이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쉽게 눈에 띄는 노란색 유니폼을 입히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 노란색 유니폼은 ‘마이요 존느(Maillot Jaune)’라 불리며 투르 드 프랑스 개인종합우승자에게 주어진다. 현재 누가 선두인지 한눈에 알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유니폼이며, 경기 마지막 날 이 유니폼을 입는 선수가 최종적으로 레이스의 챔피언이 된다. 매년 디자인이 조금씩 바뀌기도 하며, 올해의 마이요 존느는 프랑스의 대표적 사이클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르꼬끄 스포르티브(le coq sportif)가 디자인한 것이다. 르꼬끄 스포르티브는 1960년대부터 오랜 기간 동안 투르 드 프랑스와 함께한 브랜드다.

승자를 상징하는 특별한 사이클링저지는 하나만이 아니다. 산악스테이지의 최강자를 뜻하는 흰 바탕에 붉은색 땡땡이 반점 무늬인 마이요 아푸아(Maillot a pois, 산악 유니폼이라는 뜻의 ‘Maillot Grimpeur’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함), 평지와 타임트라이얼에서 최고로 빠른 스프린터가 입는 녹색의 마이요 베르(Maillot Vert)는 각 분야에서 최고의 선수임을 나타내는 유니폼이다. 25세 미만의 어리면서도 기록이 좋은 선수가 입게 되는 유니폼은 깔끔한 흰색의 마이요 블랑(Maillot blanc)이다.

 

2016 투르 드 프랑스의 유력 우승 후보들

수많은 선수들이 투르 드 프랑스의 종합우승을 노린다. 그 중에는 몇 차례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했거나 혹은 우승한 적 있는 베테랑도 있고, 어쩌면 지금까지 두각을 드러내지 않은 젊은 선수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를 꼽으라면 역시 지난 대회의 우승자 그리고 그에 근접했던 강함을 증명한 선수들일 것이다.

지난해 우승자이며 1970년 에디 메르크스 이래로 개인 종합과 산악 타이틀 동시 접수한 팀 스카이(Team sky)의 리더인 크리스토퍼 프룸 그리고 모비스타 팀(Movistar team)의 나이로 퀸타나, 틴코프(Pro Cycling Team Tinkoff)의 알베르토 콘타도르가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이다.

3명의 선수들은 모두 투르 드 프랑스 구간별 우승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선수 크리스토퍼 프룸이다. 그는 투르 드 프랑스 (2013, 2015)년 종합우승을 두 번이나 한 세계챔피언이며, 매년 6월 투르 드 프랑스에 앞서 열리는 대회인 크리테리움 두 도피네(Criterium du Dauphine)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좋은 컨디션을 입증해 보였다. 올해는 투르 드 프랑스 3승에 도전한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90년생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강한 인상을 주는 선수인 나이로 퀸타나는 콜롬비아의 최대 유망주이다. 그는 투르 드 프랑스 종합 2위를 어린 나이에 두 번이나 차지하였으며 2013년도에는 산악왕과 영 라이더 타이틀 까지 동시에 거머쥔 대단한 선수다. 이번 투르 드 프랑스에서는 모비스타 팀으로 출전하여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알베르토 콘타도르는 다수 그랜드 투어 우승경험을 살려, 틴코프의 리더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형광색의 유니폼을 입고 스프린터 스페셜리스트인 피터사간과 함께 같은 팀으로 우승을 노리고 있다. 경기가 얼마 남지 않는 시점에 알베르토 콘타도르는 자신의 SNS와 인터뷰 등을 통해 승리를 향한 포부를 내보이며 각오를 다졌다.

 

2016 투르 드 프랑스 코스 프리뷰

이번 대회 스테이지는 평지구간 9개, 언덕구간 1개, 산악구간 9개 중 4개의 정상 피니쉬, 개인 타임트라이얼 2개, 2일간의 휴식일로 구성한다. 올해는 프랑스 외에도 스페인, 안도라공국, 스위스 등의 국가를 지난다. 작년과 달라진 점은 TTT(팀 타임 트라이얼)이 ITT(개인 타임 트라이얼)로 대체되었으며, 선수들은 보다 많아진 산악 스테이지를 달리게 된다.

올해는 개막 경기인 프롤로그 없이 진행한다. 초반 1~4 스테이지 구간에서는 평지 우승을 노리는 스프린터의 경쟁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스프린터의 우승은 상대팀을 기선제압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팀에게 다음 포인트도 따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 수 있다. 더불어 투르 드 프랑스에서 최고의 스프린터를 상징하는 마이요 버트를 얻기 위한 경쟁도 함께 이루어진다.

또한 올해 코스에서 가장 명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이는 코스에는 산악구간인 몽방뚜(Mont Ventoux)가 있는 12스테이지가 포함되어있다. 선수들은 해발1912m의 산악을 자전거로 오르며 정상에서 피니쉬하게 되는데, 몽방뚜의 정상은 일명 ‘달나라’라고 불리기도 할만큼 나무 하나 찾아볼 수 없는 황량한 곳이라 경기 당일 맞바람이 불게 된다면 선수들이 주행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임트라이얼은 모든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달리며 구간 속도를 측정하여 겨루게 된다. 이번 타임트라이얼 첫 스타트는 13스테이지 부르 생 아르데슈(Bourg-Saint-Andeol)에서 열린다. 이곳은 아름다운 경치의 협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언덕이 많다. 37km의 짧은 거리지만 스타트부터 평지가 아닌 384m의 오르막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선수들이 언덕을 반복하여 오르내려야 하는 상황이라, 힘든 코스가 될 것이다.

16스테이지가 끝난 이후에는 선수들은 스위스에 내륙에 위치한 베른(Berne)에서 2일간의 휴식을 갖는다. 체력을 보충한 선수들은 바로 다음날 산악구간에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한다. 17, 19스테이지는 산 정상에서 피니쉬를 맞이하게 되며, 그사이 18스테이지는 경사가 급격하게 변하는 17km 산악 타임트라이얼 경기로 진행된다. 

이번 주 토요일인 7월 2일부터 24일까지, 자전거를 즐기는 사이클링 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3주가 펼쳐질 것이다. 유럽에서 열리는 투르 드 프랑스의 특성상 새벽경기가 많은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클을 사랑하는 라이더라면 그 정도 시차쯤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투르 드 프랑스가 경기가 열리는 기간 동안 여러 국내의 사이클링 브랜드가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고 하니 이 또한 투르 드 프랑스를 즐기는 방법이 될 것이다. 과연 올해 투르 드 프랑스에서는 어떤 선수가 태양처럼 찬란히 빛나는 마이요 존느를 입게 될지 자전거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가벼운 내기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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