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메이커마다 개성과 특기분야가 있지만 그 중 카본을 잘 다루는 메이커를 꼽으라면 필자는 독일의 레이스바이크 명가 포커스(FOCUS)를 다섯 손가락 안에 넣지 않을까 생각된다. MTB와 로드바이크 장르를 막론하고 포커스의 레이스바이크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함께해왔다. 무엇보다 최신기술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고 자전거에 접목할 뿐 아니라 절대 품질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주는 자전거 메이커다.

포커스는 브레이크와 변속케이블을 프레임 내부에 넣기 위해 튜빙 중간에 구멍을 냈을 때 프레임 성능이 저하되는 것을 우려하는 자전거 메이커다. 다른 자전거 메이커가 넘어가는 부분이라도 엔지니어다운 집착으로 개선방안을 찾아내고, 기성품 프레임이라도 소량 주문 생산하는 공방제품 못지않은 뛰어난 품질을 보여준다.

일례로 포커스는 카본프레임에 구멍을 내고 리벳을 박아 케이블스토퍼 같은 파츠를 부착하지 않는다. 작은 부품 하나에 이르기까지 디테일에 집착하는 메이커의 제품을 원하는 눈썰미가 뛰어난 라이더가 포커스를 만난다면 이후 이에 견줄만한 카본프레임 브랜드와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랄 수도 있다. ‘German Engineered’가 단순한 마케팅 슬로건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레이싱 하드테일

오프로드를 질주할 때 앞뒤바퀴가 모두 충격을 흡수하며 노면에 밀착하는 풀서스펜션 MTB가 하드테일보다 안정적이며 빠르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레이스에서 하드테일 MTB를 사용하는 까닭은 노면의 충격을 라이더가 몸으로 흡수하는 대신 뒷바퀴의 서스펜션 무게만큼 자전거를 가볍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원초적인 아이디어지만 이를 실천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드테일이라도 노면의 충격과 진동을 잘 흡수한다면 분명 오프로드를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을 것임은 분명하다. 자전거의 프레임을 만드는 카본소재는 사용방법에 따라서는 낚싯대만큼 탄력 있고 유연하게 될 수도 있고, 강철보다 더 단단하게도 될 수 있다. 이러한 카본소재의 특성을 잘 살린다면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면서도, 앞으로 달려 나가려는 힘은 손실 없이 받아들이는 ‘편하고 빠른’ 하드테일 MTB에 포커스는 주목했다.

포커스는 유연함과 강함을 모두 갖춘 하드테일 MTB를 개발하기위해 월드컵 랭킹 5위의 XC레이서 플로리안 보겔과 함께 작년부터 신형 프레임을 테스트해왔고, 그 결과 2016 레이븐 맥스 프레임은 완전히 새로운 자전거로 태어나게 된다.

 

더욱 과격한 길을 돌파하는 하드테일 레이서

2016 포커스 레이븐 맥스의 프레임은 2015년 모델과 비교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더욱 공격적인 레이스용으로 디자인되었다. 작년 모델과 올해모델의 지오메트리만 비교 해봐도 자전거의 기본 콘셉트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안장에서 핸들까지의 거리는 비슷하지만 휠베이스가 길어지고 BB셸의 높이는 낮아졌다. 보다 안정감을 중시한 지오메트리 변화로, 핸들링의 민첩함을 조금 희생하겠지만 다운힐 안정감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2016 포커스 레이븐 맥스의 프레임 무게는 29인치 휠 모델 기준 885g의 경량을 자랑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레이븐 맥스 프로 27 프레임은 이보다 더 가볍다. 프레임의 형상은 직선의 튜빙으로 이루어진 다이아몬드 타입으로, 전통적인 하드테일 디자인의 기본기에 충실한 듯 한 형상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하드테일 프레임이라 확신하기 전에 프레임을 자세히 살펴보기 바란다. 사실 2016 레이븐 맥스 프레임에는 오프로드를 더 부드럽고 빠르게 달리기 위한 비밀이 있는데, 프레임 뒷삼각의 형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살표가 가리킨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포커스가 레이븐 맥스의 프레임에 ‘유연함을 더하기 위해’ 기교를 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발목’에 해당하는 체인스테이의 중간에서 끝부분을 얇게 만들어 노면에서 수직으로 올라오는 충격에 유연하게 반응하도록 했다. 탑튜브와 시트스테이가 이어지는 부분을 잘 살펴보면 보면 시트스테이와 시트튜브 사이에 공간을 두었다. 시트스테이가 길어진 것과 같은 효과로 가느다란 체인스테이와 함께 세로방향의 유연함을 더해주는 구조다.

시트튜브에도 노면 충격을 줄이고 안장에 앉아 페달링하는 라이더의 추진효율을 더하기 위한 장치가 숨어있다. 경첩과 같은 가동부위 대신 카본 자체의 탄성을 이용하는 구조로 단순하지만 그 효과는 확실하다. 실제 레이스 영상에서 라이더가 앉아서 페달링 할 때, 노면의 충격이 가해질 때 안장이 앞뒤로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포커스 외 트렉, BMC 등의 메이커들도 뒷바퀴에 가해지는 충격을 경감시키는 구조를 하드테일 레이스바이크에 도입하고 있다. 카본 레이어의 적층 방법에 따라서 시트튜브와 시트스테이, 바텀브래킷과 헤드튜브 등 프레임 각 부위의 강성을 다르게 설계하여 편안함과 단단함을 적재적소에 혼용하는 것이 균형 잡힌 레이스 프레임 설계의 비결이다.

변속기와 브레이크의 선, 호스를 외부 충격으로 인한 파손이나 오염을 예방하기위해 프레임 내부에 수납하는 것은 최근 레이스바이크의 유행이다. 그러나 프레임 내부로 케이블 등을 넣기 위해 구멍을 내는 것이 프레임의 강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미미한 차이지만 이를 약간이라도 줄이기 위해 포커스는 레이븐의 헤드튜브 바로 뒤에 케이블과 호스를 프레임 내부로 집어넣기 위한 게이트를 만들어 프레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깔끔한 케이블 라우팅을 구현했다.

포커스 레이븐 맥스 27 프로의 휠은 프론트/리어 15/12mm 스루액슬을 지원하며 프레임은 포커스의 독자적인 ‘R.A.T.(Rapid Axle Technologe)'를 적용했다. QR레버를 연 다음 레버를 반 바퀴 돌리는 것만으로 쉽고 빠르게 프레임에 액슬을 결합하거나 분리할 수 있다.

프레임의 BB셸은 원래 직경 30mm 베어링을 프레스핏 방식으로 장착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2016 레이븐 맥스 프로 27은 시마노 XT 크랭크와 스레드 방식 BB를 어댑터를 이용해 장착했다. 또한 프레임은 포커스의 SSPS (Stable Stiffness Per Size)라는 기술을 도입했는데, 이는 프레임의 사이즈가 달라도 동일한 성능을 내도록 성능을 최적화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6 레이븐 맥스 프로 27의 구동계는 시마노 XT 11단을 장비했고, 서스펜션 포크는 폭스 32 플로트 FIT4 퍼포먼스다. 본격적인 레이스용은 아니지만 동호인 라이더가 트레일 라이딩을 즐기기에 충분한 사양이다. 타이어는 콘티넨탈 크로스 킹, 휠은 DT스위스의 M1900 스플라인 원을 장착했다.

철저하게 프로 레이스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포커스 레이븐, 프로를 만족시키는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완성도를 가진 하드테일 MTB로 어떤 라이더가 함께하더라도 만족스러운 주행실력을 보여줄 것이다. 레이스에서 주말의 트레일 라이딩에 이르기까지, 특히 더욱 빠르고 과감하며 공격적인 라이딩을 즐기는 실력파 MTB 라이더라면 2016 포커스 레이븐 맥스 프로는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최고의 프레임을 제공하는 하드테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추천한다.

 

포커스 레이븐 맥스 프로 27 제원

프레임 : 레이븐 맥스, 카본, 12×142mm R.A.T.
포크 : 폭스 32 플로트 FIT4, 퍼포먼스, 15mm QR, 100㎜ 트래블
크랭크 : 시마노 XT, 38/28T
시프터 : 시마노 XT
프론트 디레일러 : 시마노 XT 하이 다이렉트마운트
리어 디레일러 : 시마노 XT 섀도우 플러스
카세트 스프라켓 : 시마노 CS-M8000, 11-40T 11단
브레이크 : 시마노 XT 유압 디스크, F:180/R:160mm 로터
핸들바 : 콘셉트 EX, 플랫
스템 : 콘셉트 EX
안장 : 콘셉트 EX
시트포스트 : 콘셉트 EX, 27.2mm, 400mm
허브 : 시마노 데오레, 센터락, F:15×100mm/R:12×142mm 스루액슬
휠세트 : DT 스위스 M1900 스플라인 원
타이어 : 컨티넨탈 크로스 킹 27.5×2.2
무게 : 9.45㎏
사이즈 : XS, S
가격 : 449만원
제품문의 : (주)세파스 02-480-5500 cephas.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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