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아닙니다. 이것은 ‘에쎄(ECCE)’ 입니다.“ 벨기에의 자전거 메이커 에쎄 사이클의 슬로건이다. 메이커의 이름에 ‘사이클’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가 아니라 주장하는 것이 조금 이상하지만 에쎄 사이클이 공개한 크루저바이크 오푸스(OPUS)를 보면 기존의 자전거와 다르다고 말하는 이유만큼은 분명히 알 수 있다.

에쎄 사이클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2012년 창립된 자전거 메이커다. 오랜 역사를 가진 자전거 메이커는 아니지만, ‘독특하고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의 자전거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회사의 창립 목표였다고 한다. 그 결과 탄생한 자전거가 바로 오푸스로 그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많은 디자인 전문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오푸스는 산업디자이너 피에르 랄레만드(Pierre Lallemand)에 의해 디자인 되었고, 전통적인 자전거의 재해석을 통해 탄생했다고 한다. 무척 독특한 디자인이지만 잘 뜯어보면 미래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오래된 자전거의 모습들이 겹쳐 보이는 듯하다.

앞이 둥글고 날렵한 전체적인 실루엣에서 1900년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유행했던 유선형의 자전거와도 닮은 부분이 보인다. 시트튜브를 생략하고 프레임 가운데를 비운 독특한 디자인은 미래적이며 어쩐지 항공기나 우주선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왠지 클래식 SF영화에 등장하면 어울릴 것 같지 않은가?

프레임은 전체를 한 덩어리로 만든 모노코크 방식이며 카본 소재를 사용했다. 에쎄 사이클은 오푸스의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벨기에의 유명 스포츠바이크 메이커인 리들리로부터 기술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카본 모델 외에도 나무로 프레임을 만든 ‘오푸스 W’ 모델도 있으며 주문제작 방식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에쎄 오푸스는 자전거 마니아들 뿐 아니라 감각적인 디자인의 탈 것을 원하는 이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모델이다. 몸에 딱 달라붙는 스포츠웨어가 아닌 정장이나 캐주얼웨어를 입고 타더라도 잘 어울린다. 세련된 카페나 사무실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그림액자 대신 걸어놓아도 멋질 것 같다.

평범한 자전거가 아닌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 그래서 가격 또한 보통이 아니다. 에쎄 사이클은 공식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카본 프레임의 기본모델인 ‘오푸스 스포츠’ 모델의 가격은 6600파운드, 약 1100만원에 이른다고 하니 아무나 살 수 있는 자전거는 아니다.

오푸스는 에쎄 사이클의 홈페이지를 통해 메일로 주문할 수 있으며, 주문 시 사양의 변경 또한 가능하다고 한다. 흔치않은 디자인의 예술적인 자전거를 원한다면 에쎄 사이클 공식 홈페이지(http://ecce-cycles.com)를 방문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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