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머슬카에는 포드 머스탱, 쉐보레 카마로, 닷지 챌린저 등이 있다. 이 세 차종 모두는 남성미 넘치는 스타일과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며, 뭇남성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매력을 갖추고 있다. 화끈한 스팩을 자랑한다. 그런데 한가지 요소에 관해선 지금껏 그 어느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었다. 바로 ‘안전성’이다. 이에 대해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인 IIHS가 현지시간으로 이달 24일, 명쾌한 해답을 들고 나왔다. 협회 자체적으로 세 대의 머슬카 안정성을 테스트한 것이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예상 외로 충격적이다. 모두 차체 안정성이 좋지 못했다. 즉, 점잖은 세단과 덩치 큰 SUV가 안전성 최고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기록하는 동안 근육질의 차들은 말 그대로 겉만 번지르르 했다는 얘기다.

 

포드 머스탱, 전측면 충돌 테스트 ‘SO-SO’

 

 

포니카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포드 머스탱. 멋스러운 말 모양 로고에서 비롯된 감각적인 외형을 바탕으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이다. 넘치는 성능은 두말하면 잔소리. 하지만 IIHS가 진행한 안전성 테스트 결과는 그렇게 좋지 않다. 특히, 예기치 못한 앞차와의 충돌에서 운전자에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 수 있는 전측면 충돌 테스트가 보통 등급으로 나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협회의 한 관계자는 “머스탱이 안전성 최고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혹은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얻기 위해선 전측면 충돌 테스트 안전성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인건, 정면충돌, 측면, 지붕 강성 등 다른 테스트에선 ‘좋음’ 등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쉐보레 카마로, 지붕 강성 보완 필요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모은 또 하나의 머슬카 쉐보레 카마로. 이 차의 안전성 테스트 결과 역시 좋진 않다. 앞서 언급한 포드 머스탱과 달리 전측면 충돌 테스트에선 좋음 등급을 받았지만, 지붕 강성 테스트에서 보통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스트렝스-투-웨이트 라티오 수치가 4.00 이상이어야 좋음 등급을 받을 수 있으나, 카마로의 수치는 3.70. 이에 대해 협회 측은 차가 전복하거나 혹은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지붕에 충격이 가게 되면 탑승객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지붕에 충격이 갈 확률보단 전면 혹은 후면에 충격이 가해질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부상의 위험성은 머스탱에 비해 높지 않다고 덧붙여 평했다.

 

닷지 챌린저, 부상 위험성 높은 차

 

 

국내에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머슬카다운 디자인과 부족함 없는 엔진 성능으로 유명한 머슬카가 바로 닷지 챌린저다. 그러나 안전성은 기대 이상으로 낮은 게 현실. 전측면 충돌 테스트는 한계 등급을, 지붕 강성, 머리 보호 및 시트 테스트에선 보통 등급을 받았다. 특히, 전측면 충돌 테스트에서 차체 구조 및 승객실 보호 평가 결과는 ‘최하’ 등급으로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그야말로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차란 뜻이다. IIHS 회장 애드리안 런드는 “챌린저란 이름처럼 이 차를 타려면 도전이 필요하다”면서 “신체 중요 부위 모두 부상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같은 등급 결과는 작년 평가와 달라진 게 없으며, 신속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을 보탰다.   

 

“운전 재미만 추구해선 안돼”

 

 

속도를 추구하는 차일수록 안전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게 IIHS의 주장이다.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처음부터 안전성이 결여된 차에서 가속감을 즐긴다는 게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이 협회 애드리안 런드 회장 역시 “높은 속도를 즐기는 차일수록 충돌 위협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 “머슬카 특성상 운전의 즐거움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보호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테스트가 실시된 세 차종 중 한 모델은 국내에 정식 수입되는 차고, 다른 한 모델은 곧 출시될 차이기에 이번 결과가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진 않겠지만, 향후 브랜드 이미지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차체 안정성을 향상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고쳐나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