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차면 무조건 비싸다’란 말은 이제 옛 이야기가 됐다. 도로를 거닐다 보면 빛나는 삼각별은 물론 푸른색과 하얀색으로 이루어진 원형 프로펠러, 그리고 깔끔한 4개의 링 등을 단 다양한 유럽산 브랜드 모델을 볼 수 있어서다. 여기에는 과거보다 늘어난 각종 금융상품과 제품 라인업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겠는데, 무엇보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을 지닌 엔트리급 모델이 여럿 출시된 탓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만 먹으면 가질 수 있는 유럽차에는 어떤 모델이 있을까. 2,000만원 초반부터 시작하는 유럽산 모델 가격대를 고려해 살펴봤다.

 

2,190~2,790만원, 피아트 500과 500C

 

 

 

앙증맞은 디자인으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피아트 500과 500C. 이 두 차는 1957년 누오바 500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한 이래 지난 60여년 동안 이탈리안 스타일리시 자동차로 인정받고 있다. 그만큼 매력적인 디자인을 갖췄다는 소리다. 생김새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앞면은 원형 헤드램프로 귀여움을 살렸으며 뒷면은 지붕에서 펜더까지 떨어지는 볼륨감 있는 라인으로 존재감을 강조한 모양새다. 성능도 부족함이 없다. 1.4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02마력, 최대토크 12.8kg.m의 힘을 낸다.

 

2,580~2,870만원, 폭스바겐 폴로

 

 

 

폭스바겐 폴로는 차체는 작지만, 운전 재미는 큰 콤팩트 해치백이다. 초반 영역부터 23.5kg.m의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는 1.4리터 TDI 엔진이 탑재되 펀-투 드라이브 주행감성을 드러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10.9초. 최고시속은 184km다. 여기에 효율성도 좋은데, 복합연비는 리터당 17.4km를 자랑한다. 고속연비는 리터당 19.7km에 달한다. 연료비 걱정과는 거리가 먼 차다. 디자인은 여느 폭스바겐 모델과 마찬가지로 군더더기가 없다. 불필요한 장식 없이 카리스마 있는 생김새를 구현했다.

 

2,880~3,120만원, 푸조 2008

 

 

프랑스 감성과 기술이 담긴 푸조 2008은 유니크한 디자인과 높은 연료 효율성을 뽐낸다. 성능도 준수하다. 딱히 모자람이 없는 모델이다. 그래서일까. 이 차는 2016년 수입차 시장에서 푸조의 성장동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총 443대가 팔렸다. 생김새는 전형적인 도심형 SUV 스타일을 드러내는데, 유선형 헤드램프에 LED주간주행등을 결합해 독특한 인상을 자아낸다. 실내도 항공기 조종석처럼 디자인되 차별화를 뒀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7.4km. 도심연비 리터당 16.2km, 고속연비 리터당 19.2km다.

 

2,970만원~4,810만원, 미니 쿠퍼 3도어

 

 

재치 있는 영국 감성에 독일 기술이 가미된 미니 쿠퍼는 국내에서 색다름을 찾는 사람들의 차로 통한다. 이런 성격 때문에 특히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는 모델이기도 하다. 달리기 능력은 생김새와 달리 화끈한 데, 트림에 따라 보닛에 들어가는 심장은 다르지만 가장 하위 트림도 미니의 트레이드마크인 고-카트 필링을 발휘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기본적으로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2.5kg.m의 힘을 내는 1.5리터 트윈 터보 엔진이 들어가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은 7.8초. 최고시속은 210km에 달한다.

 

3,230~3,580만원, 아우디 A1 3도어

 

 

현대적인 디자인을 품은 A1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아우디를 몰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외관은 거대한 싱글 프레임 그릴에 강렬한 헤드램프 디자인을 매칭, 엔트리 모델이지만 고급스러운 품격을 잃지 않았다. 반면, 인테리어는 소형차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귀여움을 집어넣었다. 동그란 송풍구를 비롯해 이를 감싸는 전반적인 레이아웃이 위에서 언급한 미니 쿠퍼 못지않게 독특하다. 보닛 아래 들어간 1.6리터 TDI 엔진은 최고 116마력, 최대 25.5kg.m의 성능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9.4초며, 최고시속은 200km다.

 

3,490~3,860만원, BMW 1시리즈

 

 

1시리즈는 합리적인 가격에 BMW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차다. 남성적인 외관 디자인과 짜임새 있는 실내 디자인을 자랑하며, 낮은 엔진 회전 구간에서도 강한 토크를 뿜어내는 2.0리터 트윈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2.7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하고 8.1초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한다. 최고시속은 212km다. 그런데도 복합연비는 리터당 17.4km를 자랑하는데, 고속에서 연비주행 시 리터당 19.9km는 거뜬히 도달한다. 말 그대로 성능과 효율 모두를 잡은 차라고 할 수 있다.  

 

매력적인 유럽산 엔트리 모델들, 그러나…

 

 

이처럼 어느 정도 구매력이 있으면 충분히 넘볼 수 있는 유럽산 엔트리 모델들이 상당하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가 아직까진 국산차가 즐비한 국내 도로에서의 희소성, 개성 있는 스타일 등 갖가지 이유로 앞서 소개한 차들을 산다. 하지만 여기서 오는 사회적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얼핏 보면 가격이 싼 것 같아도 여전히 국산차보다 비싸며, 낮은 초기 부담금을 강조한 여러 프로모션 탓에 결국 다수의 ‘카푸어’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능력에 알맞은 소비를 했을 때 비로소 그 차가 진정으로 매력적인 애마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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