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자전거를 가장 재미있게 즐기는 라이더는 아이들일 것이다. ‘경제적이기 때문에’ 혹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같은 이유가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지면 위를 미끄러지며 빠르게 달리는 순수한 즐거움을 위해 자전거를 타기 때문이다.

자전거는 즐거울 뿐 아니라 아이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 집안이나 아파트 단지와 같은 제한된 장소를 벗어나 큰 공원이나 숲에서 뛰어노는 것이 어린이의 사회성과 학습능력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자전거는 단순한 놀이기구를 넘어 어린이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는 위한 장난감이자 ‘처음으로 접하는 이동수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전거가 어느 정도 철 든 청소년들을 위한 탈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유럽에서는 어린이들의 운동신경을 발달시키고 균형감각을 키우기 위해 걸음마를 뗀지 얼마 되지 않은 유아기부터 자전거를 태우는 경우가 많으며, 유치원을 갈 때나 친구들과 함께 놀 때를 비롯해 많은 시간을 자전거와 함께한다.

물론 자전거는 걷는 것보다 빠르게 달리는 탈 것이기 때문에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어린이의 안전이다. 안전장구를 확실히 착용하도록 하고, 어린이가 쉽게 다룰 수 있는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특히 어린이가 너무 크거나 작은 자전거를 탈 경우 자전거를 쉽게 다루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몸에 무리를 줄 수도 있으니 아이의 성장에 따라 적합한 사이즈의 자전거를 선택해야만 한다.

이번에 소개할 자전거들은 독일에서 온 포커스(FOCUS)와 스페인의 자전거 브랜드 오베아(ORBEA)의 어린이용 모델이다. 아이의 성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이즈, 그리고 독특한 기능과 디자인을 가진 자전거들을 만나보자.

 

포커스 레이븐 루키 런 - 처음 만나는 두 바퀴

자전거를 아주 잘 타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처음부터 두 바퀴로 균형을 잡고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마 그래서일까, 많은 부모들이 어린이용 자전거에는 보조바퀴를 달아야만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이들이 ‘밸런스 바이크’라는 ‘두 바퀴’ 자전거를 타고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포커스의 레이븐 루키 런(Raven Rookie run) 자전거는 밸런스바이크 혹은 푸시바이크라 불리는 자전거다. 밸런스바이크는 아이가 발로 땅을 딛고 달릴 수 있게 만든 자전거로 단순하며 가볍기 때문에 어린이가 쉽게 다룰 수 있다. 아이가 넘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두어도 된다. 어떻게 해야 넘어지지 않을지 가르쳐주지 않아도 괜찮다. 처음에는 조금 비틀거리겠지만, 밸런스바이크의 안장에 앉아 발로 땅을 딛고 달리다 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전거에 앉아 땅에서 발을 떼고 균형을 잡는 법을 배우게 된다.

프레임은 가벼운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핸들바와 그립 안장과 같은 모든 부품은 어린이를 위한 전용 제품이 장착되었다. 자전거를 타다가 아이가 넘어지더라도 부품에 의해 상처를 입지 않도록 모든 부분이 둥글게 처리되었고, 핸들바의 중앙에는 커버를 덮었다.

레이븐 루키 런의 바퀴 직경은 12인치, 안장의 높이는 300mm~40mm로 조절 가능하며 2세 정도의 아주 어린 아이라도 탈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속도를 내고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행기처럼 안장에 앉아 걸음마를 하는 것에서 시작하겠지만, 운동능력이 발달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로 땅을 차고 달리며, 발로 땅을 딛고 멈추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레이븐 루키 런은 블랙, 핑크, 네온 그린의 3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레이븐’이라는 이름은 포커스의 오프로드 레이스용 산악자전거의 이름이다. 이 작고 터프한 ‘꼬마 레이븐’을 타고 놀이터를, 숲길을 달리는 악동들이라면 언젠가 정말로 산악자전거를 타고 산길을 누빌지도 모르겠다.

 

레이븐 루키 1.0 20/24/26 - 스포츠 산악자전거로의 입문

레이븐 루키 런이 어린이에게 자전거를 처음 가르쳐주는 선생님이라면, 레이븐 루키 시리즈는 조금 더 스포티한 자전거를 원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모델이다. 20인치/24인치/26인치의 세 가지 다른 크기의 바퀴를 장착한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산악자전거 타입 모델이며, 바퀴 크기에 따라 자전거 전체의 크기도 다르다. 프레임의 사이즈는 XXS/XS/S/M/L의 5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국내 출시 모델의 색상은 블랙 컬럭로 통일된다.

레이븐 루키 시리즈는 본격적인 산악자전거에 사용되는 것과 비슷한 ‘다이아몬드’ 형태의 프레임을 사용한 자전거로 프레임 사이즈에 따라 바퀴의 크기도 다르다. 가장 작은 XXS 사이즈 모델은 20인치 휠, XS 사이즈 모델은 24인치 휠, XS~L은 26인치 휠을 사용한다. 레이븐 루키 시리즈에서 가장 큰 26인치 휠 모델은 얼핏 보기에는 성인용 자전거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안장의 높이가 낮고 핸들이 몸에 가까워 청소년용으로 적합하게 디자인 되었다.

20인치 휠의 XXS사이즈 모델은 싱글 체인링 크랭크와 7단 변속기 그리고 리지드 포크가 장착되며, 24인치 휠의 XS 사이즈 모델과 26인치 휠의 S~L사이즈 모델은 21단(3×7) 구동계와 서스펜션 포크가 장착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신장은 성인보다 작으며, 포커스 레이븐 루키 시리즈는 여기에 초점을 맞춰 보다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으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디자인 되었다. 20인치 휠세트를 장착한 모델의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어린이에게 적합하며, 24인치 휠의 모델은 어린이의 성장에 따라 키 150cm정도까지, 26인치 모델은 그 이상 키가 크더라도 무리 없이 탈 수 있을 것이다.

 

ORBEA GROW 1, 2-  아이와 함께 자라는 자전거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우리 아이를 위해 부모님들은 매년 아이의 몸에 맞는 다양한 옷을 사준다. 아이들의 자전거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보조바퀴가 달린 아동용 자전거를 사준 뒤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은 것 같지만 어느새 아이는 쑥쑥 자라 더 이상 그 자전거를 탈 수 없게 되어, 아이의 몸에 맞는 다른 자전거를 구입해야 한다. 이럴 때 부모님들은 한번 구입하면 오랜 시간동안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자전거를 찾게 된다.

▲ 그로우 1은 3세부터 5세까지의 어린이에게 적합한 자전거다. 어린이의 성장에 따라 자전거의 길이를 늘려주고 핸들과 안장을 높일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그로우 1에는 탈착 가능한 보조바퀴가 달려있어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도 넘어지지 않고 탈 수 있다.

오베아 그로우(GROW) 성장한다는 뜻 그대로 아이의 성장에 맞춰 함께 자라나는 자전거다. 아직은 균형 감각이 발달하지 않아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이용해야 하는 3살 무렵부터 자유롭게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 있는 8~9살까지 오랜 시간동안 아이와 함께 추억을 쌓으며 성장할 수 있는 자전거다.

그로우를 성장시키는 방법은 4mm 육각렌치 하나만 있으면 처음 해보는 사람도 10~20분이면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간단하다. 그로우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가장먼저 해야 하는 일은 프레임의 앞, 뒤 길이를 늘려주는 일이다. 프레임의 앞부분과 뒷부분을 고정시켜주는 5개의 볼트를 풀어준 뒤프레임을 뽑아낸다는 느낌으로 살짝 앞으로 당겨 볼트 구멍에 맞춰 다시 조립해준다.

다음은 핸들바의 높이를 올려줘야 한다. 핸들바 스템과 스템 캡의 볼트를 풀어 핸들을 잠시 분리한 뒤 그로우만의 독특한 톱니바퀴 모양의 스페이서 링을 뒤집어 끼워 높이를 높여준다. 그 다음 분리했던 핸들의 조립해준다.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아이의 키에 맞게끔 구입당시 별도로 들어있던 시트포스트로 변경해주는 일이다.

그로우는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는 장점 이외에 아이의 안전을 위한 한 가지 숨은 장치가 있다. 아직 자전거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자전거의 방향을 조절하는 조향능력이 떨어지거나, 무리한 방향 전환을 위해 핸들을 심하게 돌려 넘어져 다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로우는 이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핸들이 일정각도 이상 돌아가지 않게 고정해주는 장치가 있다.

▲ 그로우 2는 5세에서 9세까지의 아동에게 적합한 모델로, 그로우 1보다 큰 20인치의 바퀴와 변속기가 장착된다. 오렌지, 그린, 핑크, 레드의 4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그로우는 모델에 따라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다르다. 그로우 1의 권장 사용연령은 3살에서 5살까지로 2년가량 아이와 함께할 수 있고, 그로우 1보다 약간 크기가 큰 그로우 2는 5살부터 9살까지 4년가량 함께할 수 있다. 오베아 그로우의 색상은 모델별로 3가지가 있다. 그로우 1은 레드, 옐로우, 핑크를 선택할 수 있으며 그로우 2는 레드, 그린, 핑크가 준비되었다.

오베아 그로우 시리즈는 오베아와 포커스 등의 자전거와 용품을 취급하는 ㈜세파스를 통해 공급된다. 이번 봄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오랜 시간 추억을 함께 쌓을 수 있는 친구 같은 자전거를 찾아주고 싶다면 오베아 그로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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