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스즈키는 마니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GSX-S1000F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모델은 형제 모델 GSX-S1000과 마찬가지로 슈퍼바이크 GSX-R1000이 바탕이다. 베이스가 되는 GSX-R 시리즈는 지난 30년 이상 뛰어난 성능으로 라이더의 신뢰를 두텁게 했다. 장거리를 편안하게 달려 화끈한 성능을 만끽할 수 있도록 설계한 S1000F는 고성능과 안락함을 동시에 원하는 모터사이클 마니아들을 취향 저격할 예정이다.
GSX-S1000F의 개발조건은 슈퍼바이크에 준하는 엔진 파워를 갖춤과 동시에 GSX-R1000에 비하면 한숨 돌릴 수 있는 편안한 포지션을 갖춘 올라운드 스포츠 모델. 온로드에서 두 가지 요구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목표를 위해 스즈키는 레이서 레플리카의 엔진을 살짝 매만져 토크 중심으로 수정하고 공기역학을 고려한 유선형 디자인을 바디워크에 채택했다.
▶ 새로운 설계를 바탕으로 제작된 피스톤과 스로틀 바디
2005년형 GSX-R1000의 것을 디튠한 엔진은 예나 지금이나 스즈키 특유의 밀도 높은 일상영역에서의 토크가 가장 빛난 엔진이다. 이 특성은 발매시키부터 타 모델에 비교되며 큰 화제거리가 됐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거론되는 롱스트로크 4기통 엔진이다. 엔진 속 피스톤은 높은 강도와 가벼운 무게를 만족하기 위해 FEM(Finite Element Method)분석 기술을 활용했다. 엔진 밸브 타이밍도 저속위주인 도심 주행과 고회전을 주로 사용하는 와인딩에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개선된 엔진은 순간토크와 최대출력을 될수 있으면 끌어내려 ,중저속 회전역 대에 집중했고 최대출력도 경쟁모델 대비 결코 부족치 않은 145마력에 달한다. 라이딩시 상체를 세우는 파이프 타입 핸들을 장착한 바이크에 이 정도 출력이면 활용성 면에서 임계치에 달한다고 봐도 된다.
엔진의 순간최대 토크는 10.8kgm으로 저 회전영역대의 활용력을 살린 세팅이다. 강력한 토크와 높은 최대출력을 잘 써먹기 위해서는 주행풍을 어떻게 요리하는가도 관건이 된다. S1000F의 경우 풀페어링을 설치해 이 점을 해결했다. 완전한 네이키드 스타일인 S1000에 비하면 공기저항을 크게 줄인 것이다. 공기 저항이 줄어들면 편안한 마음으로 속도를 올리기 수월하다. 라이더가 주행풍과 같은 외적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지면 피로감이 현저히 줄고 라이딩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 프론트 페어링은 뼈대라 할 수 있는 섀시에 마운트 되어 핸들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GSX-S1000F의 프레임은 언뜻 레이서 레플리카와 비슷하지만, 2인 승차 및 짐 적재를 고려해 시트 트레일을 변경하는 등 전반적으로 재설계했다.
특히 프론트 페어링은 단순히 공기를 흘려보내 주행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섀기에 마운트 된 페어링은 하중을 핸들바나 프론트 서스펜션에 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매력적이다. 이 같은 타입은 포크에 연결된 헤드라이트 뭉치나 계기반, 윈드 바이저나 윙커 등 적잖은 무게를 가진 장비들의 하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찌보면 네이키드 타입인 S1000보다도 경쾌한 핸들링 면에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다.
풀페어링 파이프 핸들타입이나 프론트 페어링을 덮어쓴 S타입 바이크들이 기본형인 네이키드 타입 대비 공통적으로 같은 이점을 가진다. GSX-S1000F는 GSX-S1000과 비교하면 공차중량이 5킬로그램 무거운 212(ABS사양 214kg)킬로그램이지만, 약간 늘어난 무게가 오히려 고속주행 안전성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근본적 핸들링의 경쾌함은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다는 결과다. 이는 스포츠성 면에서도 S1000F만의 특징이자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마스크 이미지 면에서 지나치게 순하게 다듬은 듯한 인상은 폭발적 성능을 상상한다면 내심 아쉽다.
▶ GSX-S1000F와 GSX-R1000의 포지션 차이
시트고는 810밀리미터로 평균 높이 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슈퍼바이크 GSX-R1000과 동일한데, 스즈키는 유독 타 메이커에 비해 시트높이에 관대하다는 점이 또 한 번 드러난 셈이다. 슈퍼바이크에 비해 라이딩 포지션은 완전히 다르다. 시트 높이가 같더라도 핸들과 픗 레스트의 위치가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는 손에 쥐는 핸들 - 발을 놓는 풋페그 - 걸터앉는 시트의 세 지점을 잇는 트라이앵글 포지션을 보면 가늠할 수 있다. 높은 위치의 파이프 핸들은 적은 힘으로 스티어링을 조작하기 편하고 앞으로, 아래로 내려간 풋 페그 역시 무릎 건강에 좋아 보인다. 이로써 오랜 라이딩에도 신체에 부담이 적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 ECU와 ABS 모듈
브레이크 부분도 브렘보를 기준으로 고성능 파츠로 조합했다. 310mm 대구경 듀얼 디스크 로터와 브렘보 래디얼 모노 블럭 마운트 캘리퍼를 사용해 스포츠 바이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기본사양인 ABS(잠김방지 제동장치) 모듈은 휠이 한 바퀴 도는 찰나에 50번을 연산해, 악조건을 만나면 고민없이 뛰어들어 라이더를 위기로부터 탈출시켜준다. 당연히 트랙션 컨트롤 또한 기본 사양이다.
V-STROM1000으로 입증된 트랙션컨트롤은 더욱 보강되어 리어 휠 스피드, 스로틀 포지션, 기어포지션, 크랭크 포지션, 프론트 휠 포지션 센서가 초당 250회 이상 끊임없이 계산한다. 이 정도면 ECU에 스토킹 당하는 수준이다. 모터사이클의 거동을 끊임없이 살피는 이유는 당신이 좋아서가 아니라, 모터사이클이 현재 어떤 주행상황인지 당신의 육감보다도 빨리 발견해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로환경이나 라이더의 취향에 따라 트랙션 컨트롤 기능을 3단계로 조절해 조금 더, 혹은 덜 개입하도록 명령할 수도 있다.
▶ 경쟁 모터사이클과 비교한 도표
계기반은 풀 LCD, 무게는 단 275그램으로 가볍다. 밝기 조절도 가능해 야간 라이딩시 눈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직관적인 정보 배치로 연비, 트랙션 컨트롤, 연료 잔량 등 필수 정보를 단번에 습득할 수 있다. S1000F에도 적용된 기어포지션 램프는 스즈키 스포츠 라인업이라면 당연한 배려다. 스포츠 주행시 기어를 내리면서도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기 쉽도록 표현되는 타코미터의 피크 홀드 기능도 추가했다.
GSX-S1000F는 GSX-S1000와 같은 핏줄이다. 높은 스포츠 목표를 지닌 점은 같지만 지향점은 완전히 다르다. GSX-S1000이 단거리를 즐겁게, 높은 성능을 경쾌하고 부담 없이 즐기는 스트리트 파이터라면, GSX-S1000F는 조금 더 범위를 확장해 먼 와인딩 로드까지 달려가 또 다른 환경을 즐길 수 있는 콘셉트다. 베이스는 같지만 뛰는 필드가 다르며 즐거움의 포인트도 다르다. 스즈키는 가장 자신 있다던 병렬 4기통 엔지니어링을 무기삼아 우리를 설득하고 있다. 과거 우리의 몸과 마음을 흥분시켰던 슈퍼스포츠는 잠시 잊고 좀 더 편안한 온로드 스포츠의 세계로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대세인 어드벤처 바이크를 잠시 잊고 아스팔트를 짓이기며 코너를 베던 즐거움을 회상할 때가 왔다.
글
김종현 jhk@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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