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요즘 허를 찌르는 마케팅과 제품 출시로 인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 그 시작점은 지난 1월에 출시된 티볼리다 . 독특한 디자인과 개성 넘치는 실내로 지금까지 그 인기가 쭉 이어지고 있는 티볼리는 'SUV=디젤 '이라는 국내 시장 편견을 깼다 . 티볼리 가솔린에 이어 등장한 티볼리 디젤은 서킷 위에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 엔트리 콤팩트 SUV와 서킷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둘의 조합은 의외의 결과를 가져왔다 . 스포티하게 세팅한 티볼리 디젤과 서킷의 궁합은 매우 적절했으며 참가자들의 허를 찌르는 주행감각을 보여줬다 .
쌍용차가 이번엔 다운사이징 트렌드에 역행하는 ‘업 ’사이징 엔진을 장착한 코란도 C 2.2 LET를 출시했다 . 기존 2리터에서 2.2리터 배기량을 늘려 엔진 출력이 확실히 좋아졌다 . 또한 배기량 증가에 따른 복합연비는 오히려 2리터 모델 대비 3.9%가 좋아진 리터당 13.3km에 이른다 . 쌍용차의 세 번째 허를 찌른 모델 코란도 C 2.2 LET를 미디어 시승회에서 만나봤다 .
‘ 확 ’ 느껴지는 향상된 엔진 성능
시승구간은 서울 역삼동에서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소양강댐까지 왕복 200km쯤이다 . 시승차는 코란도 C 2.2 LET 익스트림 2WD로 , 3인 1조 구성으로 약 50km를 직접 운전할 수 있었다 . 비록 시승구간은 짧았지만 도심과 고속도로 구간과 국도 , 약간의 산악도로구간 등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도로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
코란도 C 2.2엔 e-XDi220 엔진이 탑재됐다 . 최고출력 178마력 ,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 특히 LET(Low-End Torque)라는 배지가 붙은 만큼 최대토크가 1,400rpm의 저속부터 터져 나와 2,800rpm까지 유지된다 . 가뿐한 초기 거동은 운전자에 따라 도심 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겠다 . 특히 자주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하는 정체 상황에선 차가 급하게 튕겨나가는 성향이 강했다 .
아이들링이나 초반 가속 시 엔진소음이 꽤 시끄러운 편이다 . 실내 유입되는 엔진 소음도 커 좀 더 꼼꼼한 차음설계가 아쉬웠다 . 저속에서 통통 튀는 서스펜션 반응도 불편했다 . 전형적인 앞 맥퍼슨 스트럿 , 뒤 멀티링크 구조지만 저속보다 고속에서의 세팅에 맞춘 듯 했다 .
높아진 배기량으로 인한 엔진 출력 상승으로 고속도로 주행감은 만족스러웠다 . 시끄러웠던 엔진음도 회전수 (rpm)와 속도가 올라갈수록 한껏 차분해졌다 . 2.0모델에 비해 출력은 19.4%, 토크는 11% 향상됐는데 실제 주행감은 수치를 앞선다 . 언덕길에서 시속 120km 이상의 추월가속도 가뿐하며 시속 140km 이상의 고속 항속주행에도 꾸준히 힘을 실어 보낸다 . 하지만 2.0모델에서 느껴졌던 고속주행 시 다소 가벼운 운전대 무게감은 개선되지 않았다 . 높은 차고의 SUV 특성상 급격한 자세변화로 인한 기우뚱거림은 있지만 저속에서의 통통 튀는 서스펜션감은 고속주행에서 느낄 수 없었다 .
최근 쌍용차 전 모델에 순차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도 만족스러웠다 . 저단부터 고단까지 변속타임을 부드럽게 가져가며 자연스러운 상승곡선을 이어준다 . 다만 패들시프트 대신 스티어링 휠 위에 장착된 변속버튼은 그 쓰임도 불편하고 변속기와 응답성이 떨어져 활용성이 떨어졌다 . 오래 타면서 익숙해져야 할 거 같다 .
산악구간에서는 2.2엔진의 풍부한 토크감을 맘껏 즐기고 활용할 수 있었다 . 쌍용자동차는 산악지형이 많은 국내 도로 사정에 맞게 LET엔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이전 모델인 2.0모델도 초반에 발휘되는 최대 토크로 언덕길에서의 만족도가 높았는데 이번 모델은 , 더구나 엔진 배기량까지 높아져 그 움직임 상당히 민첩해졌고 묵직하니 힘이 넘쳤다 . 다만 고속 코너링 시 스티어링 휠과 서스펜션이 높아진 엔진 출력을 버거워하는 듯 보인다 .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2.2모델에 별도의 스티어링 휠 조향감과 서스펜션을 세팅을 바꾸지 않았다 ”고 전했다 .
소소한 내 · 외부 변화
내 ·외관 변화는 소소하다 . 외관에선 헤드라이트가 약간 달라졌다 . HID 헤드라이트를 장착했고 클리어타입 방향지시등을 추가했다 .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들은 헤드라이트에도 LED를 적용하는 추세지만 HID여서 의아했다 . 그렇지만 차 가격과 급을 고려하면 ‘그럴 수 있다 ’는 생각도 들었다 . 유지비용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
휠에도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됐다 . 17인치 알로이휠과 18인치 다이아몬드커팅휠을 선택할 수 있다 . 특히 , RX 이상 트림에 18인치 휠을 기본 장착했고 전자식속도감응형스티어링휠 (Electronic Power Steering, EPS)를 전 트림에 적용했다 . 사이드미러에 레이시한 카본룩 커버를 적용해 포인트를 줬다 .
내부의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이전 모델과 동일하다 .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계기반을 최신의 것으로 업데이트 했다 .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스마트폰과 연동 가능한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다 . 작은 느낌이 들지만 기존 코란도 C 센터페시아와의 디자인 조합이 나쁘지 않다 .
계기반은 최근 쌍용차 티볼리에 장착돼 좋은 반응을 얻은 색상변화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적용됐다 . 블랙 , 옐로 , 화이트 , 블루 , 스카이블루 총 6가지 색상으로 배경색을 바꿀 수 있고 이전 모델에 비해 시인성도 높아졌다 .
코란도 C 2.2의 업사이징에는 쌍용차의 노림수가 존재한다 . 무턱대고 다운사이징 대세를 거스르진 않았다는 애기다 . 2.2엔진은 앞으로 리뉴얼 될 코란도 C 스포츠 , 코란도 투리스모에 적용될 예정이다 . 코란도 C 스포츠는 화물용으로 분류돼 이번 9월 유로 6 배기가스배출규정을 당장에라도 만족할 필요는 없다 . 하지만 코란도 투리스모의 경우엔 9월부터 법규정에 맞춘 엔진을 내놔야한다 . 그간 코란도 투리스모는 큰 차제에 비해 엔진이 다소 힘에 부치지 않냐는 평가를 받아왔다 . 이번 엔진 업사이징을 통해 코란도 C 뿐 아니라 코란도 투리스모까지 커버하려는 것이 첫 번째 쌍용차의 노림수다 .
두 번째는 티볼리 디젤엔진에 적용된 1.6디젤 엔진의 코란도 C 적용이다 . 지난 티볼리 디젤 미디어시승회에서 쌍용자동차 차량개발시험담당 홍성준 상무는 “이번 1.6 디젤 엔진을 사용한 코란도 C 개발은 상당부분 진척됐다 ”라고 전했다 . 쌍용차는 코란도 C를 소비자 취향에 맞게 1.6과 2.2 디젤로 세분화해 꾸려나갈 예정이라 판단된다 . 이러한 노림수를 차치하더라도 이번 코란도 C 2.2는 모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 . 단지 0.2리터의 수치가 변했지만 그 이상의 주행감각을 전해주는 코란도 C 2.2가 티볼리와 함께 쌍용차의 새로운 기수로 주목받을지 기대된다 .
글
김종우 iamwooh@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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