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듀얼 퍼포먼스 바이크 장르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BMW는 일찍이 GS 계열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고, 다카르 랠리의 영원한 우승후보 KTM은 오프로드에서 보여줬던 기술력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혼다는 과거의 명작 아프리카 트윈 후속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는 편안하고 안락한 휴가적 개념이었던 바이크 투어가 험난하고 모험적인 탐험의 개념으로 자리 잡히고 있음을 말해준다. 탐험의 역사는 인류의 기원과 시작을 같이한다. 현재도 바이크 장르 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인류의 끝없는 탐험은 계속하여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탐험의 세계에선 끝없는 명예로 회자 되는 탐험가 그랜드슬램(Explorer’s Grand slam) 이 존재 한다. 이는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 그리고 3극점 (북극, 남극, 에베레스트 정상) 을 정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모험심이 바이크 장르에서 새로이 개척됨에 따라 라이드매거진은 모터사이클로 할 수 있는 극단적 모험, 모터사이클 어드벤쳐 그랜드슬램 5곳을 선정해 봤다.
1. 다리엔 갭 (Darien Gap) – 중미
북미 알래스카 최북단 지역과 남미 최남단 도시 우수아이아는 하나의 도로, 펜 아메리칸 하이웨이로 연결 되어있다. 그러나 이러한 펜 아메리칸 하이웨이도 중미 파나마와 남미 콜롬비아 사이에서 단절 되어있는데, 이 단절 되는 구간이 바로 다리엔 갭 이라 불리는 정글 지역이다.
길이 160km 폭 50km의 다리엔 갭은 차나 사람이 다닐만한 길이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원형상태의 정글을 뚫고 나와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위험한 것은 이곳에서 콜롬비아 무장게릴라가 주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을 모터사이클로 횡단하는 것이 첫 번째 미션이다.
그러나 이러한 열악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다리엔 갭을 넘은 사람은 존재한다. 1971년 영국의 군인출신 탐험가 존 블래쉬포드(John Blashford Snell)의 탐험대가 랜드로버의 레인지 로버를 이용하여 다리엔 갭을 건넜다.
2. 베링 해협 –북미, 러시아
영화배우 이완 맥그리거는 어느 날 세계지도를 보고 미국 알래스카 지역과 러시아 극동부 월렌 지역이 가깝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영국에서부터 미국 뉴욕까지 모터사이클로 횡단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이는 곧 Long way Round 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 된다. 그는 러시아 마가단까지 도착한 뒤 항공을 이용하여 베링 해협을 건너 미국 알래스카에 도착한다.
이 베링 해협은 겨울에 얼게 되는데, 이곳을 모터사이클로 건너는 것이 두 번째 미션이다.
이 또한 이미 성공한 선례가 있다. 영국의 군인 출신 칼 부쉬비 (Karl Bushby)는 군을 전역 후 1998년 11월 1일 남미 칠레 푼타아레나스 에서부터 영국까지 걸어서 돌아오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다리엔 갭을 건넌 뒤 카트를 끌며 베링해협을 도보로 건너 러시아에 당도 하였다.
3. 남극점 – 남극대륙
1911년 12월 14일, 노르웨이의 탐험가 로알드 아문센(Roald Amundsen)은 그의 동료 4명과 함께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 하였다. 그 뒤로 수많은 탐험가 들이 남극점에 다녀갔으며, 최근에는 하나의 여행상품으로 개발되어 누구나 경제적 능력과 약간의 체력만 갖추면 도달 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세 번째 미션은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지역 남극대륙에 상륙하여 모터사이클을 이용하여 남극점에 도달 하는 것이다.
남극점에 차량을 이용하여 도달한 경우는 여러 번 있었다. 그 중 자랑스러운 한국의 탐험가 故박영석 대장이2004년 1월 13일 한 번의 실패를 거듭한 뒤 스노모빌을 이용하여 남극점에 도달했다.
4. 북극점 - 북위 66.33 이상 지역
남극대륙과는 다르게 북극은 하나의 땅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북위 66.33을 넘는 북쪽 지방을 지칭하는 말이다. 1909년 4월6일 미국의 탐험가 로버트 피어리(Robert Peary)가 최초로 북극에 도달 하였다, 그러나 진위여부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는 듯하다. 어찌 되었든 피어리가 북극점을 정복 했다는 소식은 앞서 설명한 아문센의 남극점 탐험에 박차를 가하게 했다. 네 번째 미션은 미국 알래스카, 또는 노르웨이 북쪽 등 어느 지역에서든 북위 66.33 바깥 에서 모터사이클을 이용하여 북극점에 도달하는 것이다.
근래에는 2005년 미국, 영국, 캐나다 그리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인으로 구성된 다국적 탐험대 로버트 피어리가 사용했던 방법대로 개썰매를 이용하여 북극점에 도달했다.
5. DMZ - 아시아 지역
마지막 5번째 미션은, 앞선 4곳과는 다르게 상징적인 의미가 큰 도전이다. 현재 한국은 치안이 안전한 국가로 평가 받지만, 반면에 전쟁위험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1953년 남북이 휴전협정을 체결한 이후로 약 60년간 남과 북은 북위 38도선을 기준으로 대치상황을 이어오고 있다.
마지막 미션은 약 60년 간 방치된 이 휴전선 DMZ 지역을 모터사이클로 넘는 것이다. DMZ는 현재 군사적 지역이기 때문에 방문이 불가능 하다. 따라서 현재로썬 시도조차 해볼 수 없는 셈이다. 그러나 언젠가 남과 북이 다시 하나가 되고, 누군가 DMZ 지역을 건너 안전한 루트를 확보 한다면, 남과 북이 다시 하나로 결합하는데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닌 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DMZ지역은 상징적 의미 가진 곳 뿐 만 아니라, 난이도 또한 다른 극지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다. 약 60년간의 방치 속에서 원형에 가까운 생태계를 보유 하고 있으며, 무엇 보다 도 수 많은 지뢰가 매장되어 있기 때문에, 지뢰를 피해갈 수 있는 기술적 부분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군사적 기밀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은 알기 어렵지만 지금까지 비공식 적으로 몇몇 사람이 DMZ를 건너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식적인 기록으로는 지뢰가 매설 돼 있는 DMZ지역은 아니지만 2013년 5명의 뉴질랜드 모터사이클 팀이 북한을 통해 남한까지 건너온 적이 있다.
앞서 설명한 곳을 모터사이클로 완주 한다는 것은,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아니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5곳 모두가 이미 인간에게 정복당한 곳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진정으로 정복될 수 없는 것은 인간의 탐험정신 일지도 모르겠다. 어떠한 미지의 영역이 우리 앞에 놓일 지라도, 영화 인터스텔라의 대사처럼, 늘 그랫듯이 우리는 길을 찾을 것이다. 나날이 확장되어 가는 듀얼퍼포먼스 바이크 시장의 가능성에 힘입어, 훗날에는 모터사이클로 극지를 정복 했다는 소식이 들리길 기대한다.
글
론더(Roande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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