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여름휴가 시즌이 돌아왔다. 매년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했다면, 올해는 자전거와 함께 보내는 것은 어떨까? 자전거를 타고 멀리 가는 재미도 있지만 도심 속의 아름다운 공원을 자전거를 타고 방문하거나 인근 관광명소를 교통체증 없이 다녀올 수 있다는 점 또한 자전거의 매력이며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한강 자전거도로만 한 바퀴를 돌아도 인근의 캠핑장, 유원지, 생태공원을 비롯하여 곳곳에서 열리는 문화공연 등 볼거리가 많다. 더 나아가 서울부터 전국 각지로 이어지는 4대강 코스에 이르기까지, 도전해볼 거리 또한 충분하다. 물론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는 꼼꼼한 준비가 먼저다. 며칠 동안 여행을 할 것인지 일정을 정하고 예산과 숙소, 식비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해야 한다.
보다 멀리? 한강부터 가볼까?
자전거와 함께 휴가를 보내기위해 꼭 멀리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했던가? 무작정 서울-부산 여행을 떠나기보다 가까운 곳부터 가보자. 서울에서 누구나 자전거로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라면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망원 한강공원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망원 한강공원은 원효대교와 성산대교 사이 강변북단에 위치하며, 수변공간으로 여가와 레저 및 습지생태공원이 있다. 한강을 따라 상당히 넓은 부지를 가진 공원으로 상류부는 캠핑장, 선착장, 수변광장이 조성되었으며 중류부에는 다목적 초지광장과 잔디마당이, 하류부에는 습지생태공원이 있다.
인근 성산대교 부근에는 월드컵경기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자전거도로 인근의 야외수영장 등 시민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과 운동기구도 잘 구비되어있다. 기회가 된다면 도심 속 캠핑장으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 또한 낭만적일 것이다.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뚝섬유원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강변유원지로 유명했던 뚝섬유원지는 현재 공원 내 음악분수, 수변광장, 장미정원, 자연학습장, 어린이 놀이터 등으로 조성되어 있다. 특히 수변무대에 설치된 ‘워터스크린’은 주말 저녁에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아 가족 나들이 및 커플들의 자전거 코스로 유명하며, 한강 야경을 바라보며 먹는 치킨과 콜라가 일품이라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이다.
조금 먼 곳으로 떠나려면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여유롭고 낭만적인 여행을 떠나보자. 하지만 너무 의욕만 앞서 무리한 계획을 잡기보다는 우선 더 많은 경험과 체력을 기를 수 있을만한 곳으로, 그리고 유사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복귀할 수 있을만한 곳으로 코스를 잡는다면 마음의 부담이 덜할 것이다.
서울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까지 가는 코스는 이제 막 초보티를 벗어난 라이더들이 많이 도전하는 코스다. 성산대교에서 98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 일산을 지난 다음 1번 국도와 만나 북쪽으로 올라가면 임진각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성산대교에서부터 가양대교를 조금 지나 행주산성까지 이어지는 자전거도로는 순탄하지만 중간에 차량 통행이 많은 국도를 이용해야 하니 각별히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편도거리는 약 50km정도 되기 때문에 편도코스만으로도 벅차다면 목적지에 도착한 다음 전철을 이용해 복귀해도 좋다.
임진각에서 가까운 역으로 문산역이 있다. 경의선 노선으로 서울역행과 덕소, 용문행 열차가 운행 중이다. 경의선은 출퇴근 시간인 평일 오전8시~10시, 오후 5시~8시를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자전거를 휴대하고 전철에 승차할 수 있다. 바쁜 출퇴근시간만 제외하면 1년 365일 자전거와 함께 전철 탑승이 가능하니 자전거 동호인에게는 정말 고마운 열차다.
처음부터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이용해 교외로 나간 다음, 자전거 타기 좋은 곳에서 출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서울의 라이더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으로 팔당역 주차장이 있는데 5000원으로 하루 주차가 가능하다. 이곳에 차를 대어놓은 다음 중앙선 팔당역에서 이포보까지 편도 43.6km 코스를 즐기는 라이더가 많다. 역부터 바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페달을 굴려보자. 능내역을 지나 이포보에 가는 길은 옛 철로를 활용하여 조성된 자전거 도로이다. 자전거 길을 달리면서 전해져 오는 꽃향기와 아름다운 경치가 환상적이다.
능내역 앞은 옛날 기차가 다니던 때보다 더 많은 인파가 붐비고 있다. 역전 느티나무 밑 옛날 집은 지금 가게로 성업 중이며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빈다. 자가용을 이용한 방문객도 많지만 항상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인증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서울부터 부산까지 이어져 있는 국토종주 길을 달리며 각 코스의 인증센터 스탬프를 모두 찍으면 인증센터에서 확인 후 종주 완료 인증을 통해 메달을 수여하기도 한다. 총거리 약633km정도 되는 아름다운 ‘국토종주’ 길을 한 번에 달리기는 어렵지만, 버킷리스트에 넣어둔 다음 틈틈이 조금씩 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꼭 한번 도전해보길 바란다. ‘4대강종주’ 길은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으로 되어있으며, 현재 제주도에도 자전거도로 공사가 진행 되고 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우리가람 이용도우미 인터넷 공식홈페이지(http://www.riverguide.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행은 즐겁게 준비는 철저히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었다면 준비물을 챙겨보자. 우선 잘 정비된 자전거, 안전을 위한 헬멧, 바람과 먼지를 막아주는 고글, 편안한 라이딩을 위한 장갑, 야간 라이딩에 대비한 전조등과 후미등, 아름다운 풍경과 추억을 남길 카메라, 갈증과 탈수를 막기 위한 자전거 전용 물통, 비상약, 여행길에 필요한 의류와 기타물품을 담기 위한 전용가방 그리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켜줄 선크림까지 필수품위주로 챙겨야 한다. 일행이 있다면 함께 쓸 물품을 중복되지 않게 분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안전을 위한 자전거와 장비 준비
아무리 멋진 여행 코스라도 자전거가 삐꺽거리며 말썽을 부린다면 즐거움이 반감된다. 먼저 자전거 수리 점에 방문하자. 자전거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정기적으로 정비를 해야 한다. 중간에 체인이 끊어지거나 변속트러블 등등 기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비하기 바란다. 가까운 자전거 전문점을 방문해 자전거 점검을 할 겸 자전거 펑크대비요령과 간단한 경정비 정도는 배워두어야 여행 도중 갑작스러운 트러블에도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한건 안전이다.
헬멧은 선택이 아닌 필수품이다. 저렴한 제품이라도 좋으니 꼭 하나 마련하자. 머리에 잘 맞는 편안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머리를 꽉 죄는 헬멧을 참고 쓰는 것은 정말 미련한 일이다. 라이딩을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썬크림은 이마를 포함한 얼굴 전체에 바르기보다 눈 아래쪽으로 발라주기를 권한다. 땀에 녹은 썬크림이 눈에 흘러들어가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썬크림은 2시간에 1번씩 꼼꼼히 발라 자외선 차단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라이딩 복장은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라이더나 자동차가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밝은 색의 기능성 의류를 권한다. 바지는 패드가 있는 자전거전용바지나 속바지를 착용하면 보다 편안하다. 가방은 장거리를 달릴 때는 가능하면 어깨에 매기보다 자전거에 장착하는 타입을 사용하는 편이 피로가 적다.
- 라이딩 중 체력 아끼는 요령
여행 중 신경써야 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완급 조절이다. 조급하게 빨리 달리는 것 보다 목표구간을 나누어 달리기를 권한다. 또 여름철 무더위에서의 라이딩은 체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며 ‘목이 마르기 전 미리 수분섭취’를 한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자주 물을 마셔야 탈수를 피할 수 있다. 손목이나 목 뒤에 물을 조금씩 뿌려주면 체온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페달을 굴릴 때는 무거운 기어를 힘주어 꾹꾹 누르며 달리기보다 가벼운 기어를 빠르게 돌린다는 느낌을 유지하도록 하자. 또 라이딩 50분에 10분정도 주기적으로 휴식하며 달리고, 가벼운 스트레칭과 함께 매 휴식 때마다 에너지 바와 같은 간식을 챙겨먹으면 체력이 오래 유지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전거는 자동차와 같이 차로 분류된다. 안전을 위해 철저히 방어운전을 해야 한다. 항상 수신호를 통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다른 자동차나 라이더에게 신호를 보내면 서로의 안전라이딩에 도움이 된다. 되도록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고 국토를 이용 할 시에는 차선 우측을 이용하며 더 빠른 다른 자동차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자.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은 안전이다. 그리고 모든 라이더가 재미있고 좋은 추억을 많이 남기며 자전거와 함께 즐거운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백창인 cibaik@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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