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 시리즈는 모터사이클을 접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하다. 영화에서 회자되어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이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Z는 무엇일까? 가와사키의 Z시리즈는 스포츠 바이크(발매 당시)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풀 카울링 스포츠 바이크가 명맥을 이어 고성능 이미지만을 갖춘 일반적 네이키드 바이크로 한 발 물러선 라인업이다.
새롭게 등장한 Z300은 그러한 이미지를 그대로 이은 Z의 후계자다. 당당한 스타일을 보면 가와사키의 식구라는 확신이 든다. 프레임은 리지드 다이아몬드 타입으로 저렴하고 단단하게 제작했다. 이 프레임은 사실 풀 카울링 스포츠 바이크 닌자 300에서 따왔다. 고강도 스틸이며 엔진과는 고무 마운트로 연결되어 진동을 적게 했다. 출력대비 충분한 성능을 가진 프레임이다. 트랙에서 스포츠용도로 써도 문제없다.
말했듯 과감한 스타일이야 말로 Z 시리즈의 아이콘이다. 앞으로 무게가 쏠린듯한 모습과 가능한 한 짧고 간결하게 마무리한 리어 섹션은 보다 공격적이고 긴장감 있는 실루엣을 연출하고 한 것. 헤드램프는 작은 페어링에 포함되어 있고 근육질과 같은 바디워크가 섹시하다.
엔진은 수랭 296cc 4스트로크 ‘병렬 2기통’을 썼다. 같은 배기량이라면 단기통에 비해 느낌이 부드럽고 중간/고회전역 파워는 더욱 넉넉히 확보할 수 있다. 가와사키는 닌자 300에서 가져 온 알루미늄 실린더와 경량 피스톤이 가벼운 회전질감을 확보했다고 설명한다.
꽃 모양의 브레이크 디스크는 방열성을 높인 파츠다. 유니트랙 리어 서스펜션은 가와사키가 만든 일종의 링크 서스펜션 이름이다. 부드러운 핸들링을 돕고 충격 흡수도 분산되어 다양한 노면에서 승차감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37밀리미터 텔레스코픽 포크는 닌자 300에 비해 편안한 승차감을 우선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도시에서의 라이딩이 편안하고 즐겁도록 설계했다는 이야기다. 2개 파이프로 시작해 1개로 모아지는 배기 시스템은 낮은 회전역에서도 부드럽고 알기 쉬운 파워를 얻도로 세팅했다고 한다. 사일렌서는 깊은 뱅킹을 시도해도 거슬리지 않도록 각도를 조절했다.
많은 사람들이 눈치 챘듯 Z800의 모양과 많이 닮아있는 Z300은 멀티 리플렉터 헤드램프를 포함해 계기반 바이저 등이 매우 비슷하다. 뒤 타이어 사이즈는 출력에 맞게 140밀리미터 로 하향조정했다. 타이어 역시 스포츠 급으로 마른 노면, 젖은 노면 가리지 않는 무난한 특성이다.
타코미터는 아날로그로, LCD 멀티펑션 스크린과 함께 스포티한 이미지를 유지했다. 그리고 주행 중 알아보기 쉬운 대형 사이즈로 만들었다. LED 백라이팅을 더해 보기 좋으며 슈퍼 네이키드 이미지를 잘 이어받았다.
알루미늄 풋 스텝은 경량화 되어 있으며 슈퍼스포츠 바이크 타입이다. 대형 힐가드가 스포츠성을 잊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핸들바는 넓고 편평한 스타일이다. 대부분 슈퍼네이키드가 그렇듯 적극적인 조향성을 염두했기 때문이다. 출력이 리터급만큼 크지는 못하지만 가벼운 무게를 이용한 적극적인 조작을 통해 화끈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라이딩 포지션은 릴렉스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오랜 시간 달려도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했다. 다양한 체형의 라이더가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조작할 수 있다. ABS도 포함되어 있다. 옵션이지만 위급한 상황에 든든한 보험으로 써먹을 수 있다.
어시스트/슬리퍼 클러치는 강한 엔진 브레이크를 줄이기 위해 클러치판을 슬쩍 미끄러뜨리는 장비다. 엄연히 Z300의 특징 중 하나다. 이런 엔트리 클래스에서 흔한 장비는 아니기 때문이다. 레이스에서 얻은 기술이지만 스트리트 라이딩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한 장비다. 덕분에 기어를 내릴 때 부드럽고 편안한 마음으로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스포츠 라이딩을 할 때에는 리어 서스펜션 그립을 늘리는 데도 작게나마 도움 될 수 있다.
듀얼 스로틀 밸브는 정확하고 미세한 연료 분사를 가능케 하는 장비로, 마찬가지로 이 클래스에서는 흔치 않다. 높은 파워를 컨트롤하기 좋은 이 장비는 Z300의 섬세한 스로틀링을 돕는 데 여념이 없다. 특히 스로틀 반응성을 높이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것은 ECO 램프가 달려 있다는 점이다. 이는 Z300의 포지션을 잘 설명하는 부분으로, 단지 스포츠 바이크를 염두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엔트리 클래스의 고객은 진정한 스포츠를 즐기고 싶다기보다는 처음 시작하는 취미용 도구, 혹은 이동용으로 Z300을 인식할 가능성도 높다.
쉽게 말해 자동차에 익숙해 모터사이클을 처음 접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저배기량 자동차에는 이미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기능으로 스로틀을 과하게 작동하지 않거나 정속 주행할 때 ECO 램프가 계기반에 들어오며 연료를 아끼고 있다는 표시를 실시간으로 해준다. 연비 운전 램프는 난폭한 Z의 이미지와 상반되지만 어쨌든 불필요한 기능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가와사키 바이크의 매력은 거칠고 취미성이 짙다는 데 있다. Z는 슈퍼 스포츠 장르 닌자와 스탠다드 바이크 사이의 접점을 상징한다. 사실은 원조 스포츠 라인이지만 현재로써는 그렇다. 병렬 2기통 300cc급 입문용 바이크 가와사키의 미니 Z는 이리보고 저리보아도 엄연한 녹색인자다.
글
임성진 jin@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라이드매거진은 자동차,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전문매체입니다. 각 탈것들의 전문적인 시승기부터 국내외 관련뉴스, 행사소식, 기획기사, 인터뷰, 칼럼,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 이야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합니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터스(Lotus)의 하이퍼 SUV 엘레트라, 국내 판매 가격 공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