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카티 스크램블러가 드디어 공개됐다. 클래식, 다시 말해 복고풍 모터사이클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쏙 뺏어가게 디자인 된 스크램블러는 두카티가 늘 그러듯 이번에도 마치 장르를 대표하는 모델인 양 당차게도 ‘스크램블러’라는 장르 자체를 모델명으로 쓴다.

스크램블러는 사실 별도의 장르라기보다 일종의 기본형 모터사이클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포장 된 도로가 드물었던 옛날 비포장 도로 환경에 주눅 들지 않고 달릴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 바로 스크램블러이기 때문이다. 즉 도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파츠들을 구성한 것 뿐 별도의 독특한 장르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램블러는 독특한 색깔을 지니며 오랜 세월 클래식 모터사이클의 주류를 이뤄왔다. 두카티 스크램블러 또한 단순히 비포장 도로 주파성을 고려한 메커니즘을 가졌다기 보다는 클래식을 복원했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사실 현실적인 도로 사정을 볼 때 옛날과 달리 지금은 포장도로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매우 단출하다. 바꿔 말하면 심플하며 담백하다. 주행에 반드시 필요한 구성만 갖춘 경량 바이크의 기본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휠이 강조되며 바디워크는 간소화 해 당차고 터프한 이미지를 주기에 좋다.
 

핸들바는 높고 넓으며 비포장 도로에서 휘청거리는 차체를 잡아 돌리기 수월하게 되어 있다. 헤드라이트도 기본적인 원형이며 연료탱크는 매우 심플한 모양으로 기교가 보이지 않는다. 시트는 전/후 일체형으로 넓고 평평한 형태다. 머플러는 짧게 우측으로 빠져 있으며 리워 휀더는 메임 프레임이 아닌 스윙암 마운트 방식으로 스타일리쉬하다.
 

엔진은 몬스터796, 하이퍼모타드(구형)796이 가진 심장과 같은 것이다. 공랭 L트윈 803cc 엔진은 데스모듀에(기통당 2밸브) 11도 오버랩 밸브를 가졌으며 클러치박스는 APTC(Adler Power Torque Plate Clutch, 악력에 부담을 덜해주는 감압 클러치)를 조합해 누구나 부드럽게 다룰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고출력은 75마력에 이르며 토크가 5,750rpm에서 나와 회전특성을 순간 토크 중심으로 변경한 점은 보다 저중속을 즐길 수 있게 한 두카티의 배려다. 41밀리미터 구경의 프론트 포크는 도립식으로 150밀리미터의 작동폭을 갖고 있다. 일반적 스트리트 바이크보다는 약간 더 무른 세팅임을 짐작할 수 있다.
 

모노블록 래디얼 마운트 유닛을 채용한 2채널 보쉬 ABS 브레이크 시스템은 초심자도 브레이크를 아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러 파츠 구성을 살펴봤을 때 두카티 스크램블러는 접근성이 매우 높은 모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시트 높이는 790밀리미터로 매우 낮으며 건조중량은 170킬로그램 정도다.
 

재미있는 점은 4가지 버전으로 준비된 스크램블러의 독특한 라인 구성이다. 아이콘(ICON), 어반 엔듀로(URBAN ENDURO), 풀 스로틀(FULL THROTTLE), 클래식(CLASSIC)으로 구성된 4개의 버전이 선택을 더욱 즐겁게 한다.
 

‘아이콘’은 62 옐로우, 두카티 레드 컬러를 기본으로 스크램블러 스탠다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10 스포크 알루미늄 휠은 프론트 18인치, 리어 17인치 사이즈를 가졌다. ‘풀 스로틀’은 딥 블랙 컬러를 기본으로 플랫 트래커 스타일을 연출했다. 양갈래로 빠진 테르미뇨니 듀얼 머플러가 특징이며 라인 중에서 가장 고성능을 추구한 모델이다.
 

‘어반 엔듀로’는 와일드 그린 컬러를 기본으로 높은 프론트 휀더와 스포크 와이어 타입 알루미늄 휠이 눈에 띈다. 모래사장 정도는 가볍게 달릴 수 있는 오프로드 위주의 세팅이며 헤드라이트 가드 등이 채용돼 엔듀로 느낌을 더한다. ‘클래식’은 오렌지 선샤인 컬러를 배경으로 스포크 와이어 휠, 메탈 타입 머드 가드 등이 특징이다. 70년대 스크램블러 디자인을 모티브로 복원한 점이 특징이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두카티 스크램블러는 유럽 현지 가격 6,810유로부터 시작되며 버전별로 약간의 가격 차이가 있다. 이 가격은 현재 판매하는 두카티 모터사이클 중에서 가장 저렴한 것이며 한화 환산 시 약 900만원 초반에 그친다. 국내 수입될 경우 어느 정도 선에서 가격 책정이 될지 관건이다. 해외 판매 정책과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선을 유지해 많은 사람들이 두카티 모터사이클의 새로운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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