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사이클 경기를 보면 매끈한 다리의 선수들을 볼 수 있다. 남자 다리에 수북한 그 흔한 털을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심지어 턱수염이 덥수룩한 선수조차도 다리는 반들반들하게 잘 제모 되어있다. 자전거 스포츠에서 오랫동안 행해진 다리제모, 왜 하는 걸까? 백년이 넘은 자전거 역사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이 질문에 해답을 확인해 보자
‘털’하면 생각나는 두 사이클 선수 (좌)션 이디 (우)루카 파올리니 상처치료에 대비하기 위해
이런 상처를 치료할 때 털이 자라 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자전거 경기에서 낙차사고는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요소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유럽 무대에서도 매 경기마다 낙차사고가 발생한다. 선수들의 마치 훈장과 같이 온몸에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중 외부에 노출되어 있고 지면에 닿기 쉬운 다리, 특히 종아리 부분에 찰과상을 쉽게 입곤 하는데 상처 소독과 드레싱 과정에서 털이 있다면 이 털을 모두 뽑아야 하기 때문에 미리 제모를 하는 것으로 털을 뽑는 고통과 만약에 발생할 상처 치료의 용이성을 고려하기 위해서다. 찰과상 소독은 해본사람만 알 것이다. 소독만으로 엄청난 고통이 수반되는데 거기다 털까지 뽑는다면 그런 지옥이 없을 것이다.
마사지에 방해되지 않기 위해
선수들은 자전거 경기 전후로 반드시 근육 마사지를 받는다. 자전거 선수가 경기를 원활히 치루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래서 프로 사이클링 팀의 경기기간에는 전문 마사지사가 동행한다. 털이 수북한 다리는 마사지를 위한 오일을 바르기도 어려울뿐더러 마사지 하는 손에 털이 걸려 효과적으로 근육을 풀어주기에 많은 장애요소가 된다. 이왕이면 쉽게 할 수 있는 방향이 좋지 않겠는가? 효과적인 마사지를 받기위해 제모를 하는 것이 두 번째이다.
매끈한 다리형상은 에어로다이내믹?
스페셜라이즈드의 풍동실험은 제모 하는 아마추어 사이클리스트를 구원했다. 라이더가 주행할 때 받는 저항의 80%가 공기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공기저항은 자전거를 비록한 모든 운송수단들의 최대 적이다. 그동안 제모를 하면 공기역학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것은 증명되지 않은 미신으로 받아들여졌는데, 얼마 전 공개된 스페셜라이즈드의 풍동실험 결과를 통해 사실로 입증되었다. 40km를 주행할 때 제모 유무의 차이에 따라 82초가 절약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생각보다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으니 아마추어 사이클리스트들도 제모를 충분한 할 명분이 생겼습니다!’
사이클링의 전통이자 멋이다
보디빌더의 멋지게 갈라진 복근과 같이 체지방이 극히 사이클 선수들에겐 갈라진 다리 근육이라는 멋진 자랑거리가 있다. 하지만 털이 수북하다면 이런 갈라진 근육이 잘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잘 정비된 깨끗한 자전거와 먼지 하나 없어 보이는 체인과 톱니들 깔끔한 유니폼과 흰 양말은 사이클리스트의 매너로 여기어 지고 있다. 야외에서 수행하는 스포츠인 만큼 먼지를 비롯한 각종 오염에 취약한데 이에 반하여 만들어진 전통일 것이다. 깔끔한 복장과 자전거 그리고 깔끔히 면도된 다리는 당신을 더욱 멋진 라이더로 보이게 해줄 것이다.
글
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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