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사키 중공업은 남자의 모터사이클을 만드는 고집스런 브랜드로 유명하다. 한편으로는 항공, 선박 등 중공업을 주축으로 발전해 온 그들이기에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모터사이클 제조업은 그저 취미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거칠고 파워풀한 엔진 특성을 주 무기로 오랜 시간 진화를 거듭해 온 닌자 시리즈는 가와사키의 상징이다. 혹자는 아직도 ‘가와사키’하면 퍼포먼스 크루저인 ‘발칸’을 언급하며 향수에 젖기도 하지만 닌자의 명성에 비할 바는 아니다.
닌자는 GPZ 시리즈로부터 시작된다. 톰 크루저 주연 ‘탑 건’에 주인공의 애마로 등장하면서 멋지게 마케팅으로 포장된 이름이 ‘닌자’다. 애초부터 닌자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가와사키가 원해서라기보다는 당시 신비감 가득한 일본의 모터사이클이라는 이유만으로 서구에서 붙여준 애칭이기도 하다. 물론 그 이후로 이를 잘 활용해 지금은 닌자없이는 가와사키를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올해 들어 닌자 에디션이 여럿 등장했다. 특히 고성능을 상징하는 가와사키 슈퍼바이크 ZX-10R과 ZX-6R에 닌자 에디션 뱃지를 달면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번 에디션은 차별화 됐다. 300대만 한정 생산하는 제한성이 더해졌고 이로 인해 소유 가치가 높아졌다.
성능은 스탠다드 버전과 비교해 별 다를 바 없다. 1,441cc 병렬 4기통 수랭 엔진이 뿜어내는 노도와 같은 파워는 여전히 동급 중 비교대상이 없다. 하야부사를 비교할 수 있겠지만 이제는 꺼내 비교하기도 민망할 정도로 사골이다. 배기량과 더불어 파워가 한 발자국 앞선 ZZR1400이 현재로써는 동급 중 최고성능이다.
6단 변속기와 파이널 체인 드라이브는 가감 없는 파워를 고스란히 아스팔트에 전달한다. 슈퍼바이크에서 물려받은 슬리퍼 클러치는 클러치를 적당히 미끄러뜨려 고회전에서 강하게 기어를 내려도 리어 서스펜션에 꾸준히 접지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KTRC는 가와사키가 이름붙인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이다. 이 역시도 슈퍼바이크에 채용된 것과 같은 시스템이지만 파워에 맞게 재조정되었다. 래디얼 마운트 캘리퍼를 장착한 ABS 브레이크 시스템도 기본 장착되어 안심감을 더했다. 2가지 모드로 작동 변환할 수 있는 파워 모드 셀렉터는 거의 쓸 일은 없지만 유행처럼 당연하게 설치되어 있다.
서스펜션도 고급이다. 43밀리미터 도립 포크가 앞 쪽에 장착되어 있는데, 압축력은 18단계, 신장력은 15단계로 각각 세부 조절이 가능하다. 뒤 쪽에는 보톰 링크 방식 유니트랙 가스 쇽이 장착되어 있으며 압축/신장/프리로드 모두 상황에 맞게 무단 조절 가능하다.
레드, 메탈릭 그레이스톤, 골드 라인의 컬러 조합은 과거 GPZ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큰 질량감을 가진 ‘덩치’ ZZR1400에는 오히려 GPZ보다도 존재감이 커졌다. 일반인이 느끼기에도 압도될 정도다.
전 세계 가와사키 딜러에서는 이 한정판 ZZR1400을 300대만 팔기로 했으며, 선 예약하는 구매자에게 선착순으로 구입기회를 주기로 했다. 만약 가와사키에 애정이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가 될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와사키를 가장 사랑하는 300명 중 하나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다. 더불어 가와사키 최강의 머신을 소유하는 특혜도 누릴 수 있다. 이 정도 희소성이면 차고에 한 대쯤 보관하며 후손 대대로 물려줘도 뿌듯하지 않을까.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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