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8.13 목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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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DA CBR300R, 단기통 스포츠 바이크의 기준
 
 

혼다 스포츠 바이크 시리즈인 CBR은 무척 친숙한 이름이다. 로드 스포츠 바이크의 대명사이자 모터사이클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이니셜이다. 혼다가 그동안 자사 기술력을 담아온 CBR시리즈의 엔트리 모델이 새롭게 변모했다.


CBR300R의 전작인 CBR250R은 콘셉트 V4 모델 디자인에 근거해 역삼각형 헤드라이트 형상으로 시작해 매끄러운 유선형 몸매를 자랑하는 독특하고도 존재감 넘치는 CBR 시리즈의 막내격 모델이었다. 배기량이 더 낮은 CBR125R도 있지만  엔트리 스트리트 스포츠 모델의 간판스타는 CBR250R이었다. 실제 레이스베이스로도 흔히 쓰이는 높은 완성도의 설계를 가졌다.

이제야 비로소 슈퍼스포츠다운 날카로운 인상을 찾았다

CBR300R은 한 눈에 봐도 상당히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특히 전반적인 볼륨감이 대폭 늘어 단기통 스포츠 바이크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다. 바로 윗 급인 병렬 2기통 엔진 탑재 CBR500R보다도 임팩트가 강하다. 풍부한 양감의 프론트 카울과 니그립이 용이한 연료탱크, 날렵하게 다듬은 리어 카울까지 무척 조화롭다.


특히 큰 변화는 헤드라이트 주변이다. 양 쪽으로 나뉜 듀얼 헤드라이트로 바뀌면서 본격적인 스포츠 머신의 날카로운 눈매를 이어받았다. CBR500R을 비롯해, CBR1000RR 등 4기통 슈퍼바이크와 같은 눈매로 훨씬 공격적인 인상이 됐다.

플라스틱 커버로 멋부린 전작보다는 이쪽이 더 솔직하고 기계미가 드러난다

텐덤 그랩바 밑으로 짐고리가 달려있고, 방향지시등 마운트가 기대이상으로 견고하다

머플러도 디자인이 변경되면서 용량이 커지고 원초적인 원형 사일렌서 형태가 됐다. 크롬으로 덮인 방열 가드도 잘 어울린다. 리어 카울은 날카로운 디자인의 단단한 텐덤 그랩바는 물론 빌트인 방식 테일램프와 매칭되면서 전반적으로 레이시한 분위기를 풍긴다.

스포츠형 시트이긴 하지만 쿠션감은 적당히 갖췄다

범용성이 높은 라이딩 포지션

시트는 생각보다 푹신하다. 겉보기에는 성의 없어 보이는 얄팍한 스포츠 시트이지만 탱크에 바짝 붙지 않는 한 적당한 쿠션감이 드러난다. 핸들 포지션은 네이키드 포지션과 레플리카 포지션의 중간쯤이다. 적당히 상체가 수그려지며 하체 포지션과도 적절히 어울린다. 윈드스크린은 낮게 설정되어 있어 방풍 성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짧은 계기반 세레모니와 함께 시동을 걸면 툭툭 끊어지는 맥동이 매력인 단기통 엔진음을 들을 수 있다. 초기 스로틀 반응은 영민하다. 편하게만 타는 장르가 아니라는 게 확실해 진다. 1단에서 클러치를 연결하면 슬쩍 튀는 듯한 가속과 함께 짧은 기어비를 확인할 수 있다. 3단까지는 가속력 위주의 비슷한 양상이다.

계기반 구성은 기존과 다를 바 없다. 시계나 유류계 등 필요한 정보가 다 있다

가속 위주 기어비 덕분에 재빨리 기어를 바꾸다보면 어느새 시속 130킬로미터 정도까지 빠르게 속도를 올릴 수 있다. 5단 까지는 힘이 넘치지만 6단 기어는 오버드라이브 성격이 슬쩍 보인다. 크루징용으로 써먹으면 좋을 듯 한 톱기어다. 최고 속도는 시속 150킬로미터까지 스스럼없이 상승하는 걸로 봐서 여건만 조성된다면 그 이상도 달릴 수 있을 듯 하다.

단동식 2피스톤 캘리퍼 장비

브레이킹 성능은 충분한 편이다. 단지 서스펜션은 상당히 물렁한 편이다. 강하게 프론트 브레이킹을 걸어도 서스펜션을 물컹하게 받아들인다. 반면 리어 서스펜션은 적당히 단단한 감쇄력이 맘에 든다. 리어 브레이크만으로 속도를 어느 정도 통제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프론트 브레이크 성능 자체는 강력하므로 서스펜션을 원하는 감속 시점 직전에 미리 가라앉히는 요령이 생기면 더 만족스럽게 브레이킹할 수 있다. 캘리퍼는 단동 2피스톤 구성이다.


차량 무게가 워낙 가벼워 기울이는 동작에도 부담이 전혀 없다. 선회하고자 하면 스티어링을 조작하는 느낌이 들기 이전에 이미 차체가 기울기 시작한다. 속도를 높여도 마찬가지다. 스티어링부터 메인 프레임, 리어 스윙암까지 단 하나의 덩어리처럼 일체감이 좋다. 기울인 후 가속하는 것도 무척 재미있다. 뒷 타이어로부터 노면 그립감을 느끼기 쉽고 출력자체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과감하게 스로틀을 조작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다. 진정한 의미로 ‘스포츠 라이딩’하게 된다.

혼다 스포츠 바이크가 채용하는 유닛 프로 링크 서스펜션. 이론적으로는 노면 충격이 메인 프레임까지 전달되기 전에 스윙암 자체적으로 대부분 흡수 해낸다

연료효율은 무척 훌륭하다. 레드존 직전까지 최대한 출력을 끌어내며 시내를 휘젓고 다님에도 불구하고 대충 계산해 봐도 리터당 30킬로미터 이상은 나온다.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쾌감에 젖게 하는 리터급 이상 바이크에 비하면 짜릿함 자체는 덜하지만 효율성만으로도 아쉬움을 상당부분 달랠 수 있다.


이전작보다 볼륨감이 풍성해진 것은 운전자의 시각에서 금방 알아차릴 만큼 변화가 크다. 반면 수치상 차폭이 엄청나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꽉 막힌 도심 주행 시 스쿠터만큼 경쾌하게 달릴 수 있다. 정지 후 선회시 조향각도 큰 편이라 좁은 틈 사이를 지나는 것도 문제없다.

수랭 단기통 286cc로 배기량이 늘어났다. 보다 충분한 파워로 보상한다

지난 CBR250R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중간 영역대, 즉 3,000rpm~8,000rpm의 토크가 늘었다. 5,000rpm 전후로 풀 스로틀하면서 잽싸게 기어를 올리며 가속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긴 직선주로에서 빠르게 달리고 싶으면 그대로 레드존까지 스로틀을 놓지 않으면 쭉 뻗어나간다. 확실히 250에 비해 치고 나가는 토크면에서 여유가 늘었다. 시속 100킬로미터 이상 고속 영역에서도 확실히 낫다.


국내의 배기량 체계는 사실상 125cc 전후로 갈라지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 286cc가 된 수랭 단기통 엔진은 이전과 같은 신뢰를 가지면서도 파워만 더 추가했다. 스타일도 더욱 ‘로드 스포츠’다워졌다. 여러 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차량 가격도 599만원으로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포인트는 ‘부담없는’ 본격 스포츠 바이크다

그다지 ABS의 부재를 아쉬워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초심자도 금방 차체를 제어할 수 있을만큼 밸런스가 잘 맞고 무엇보다 가볍다. 출력 면에서도 부담이 전혀 없다. ABS가 일종의 보험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나쁘지 않은 옵션이지만 CBR300R이 경량 스포츠 바이크라는 근본을 생각하면 반드시 필요한 옵션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엔트리 스포츠 바이크인 CBR300R은 로드 스포츠 바이크에 입문하려는 사람이 주요 타깃이다. 라이딩 테크닉을 익혀 더 높은 급의 스포츠 바이크로 옮겨타기 위해서는 ABS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모터사이클을 쥐락펴락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윗 급인 CBR500R도 본격적인 스포츠 바이크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CBR300R에 비하면 두 배 가까운 출력을 자랑한다. 정상적인 ‘스포츠 라이딩’을 배우고 싶다면 스탠다드 CBR300R로도 충분하다.

리어 시트를 제거하면 수줍은 수납공간이 드러난다

기본 포함된 비상 공구는 충실히 갖춰져 있다. 유사시 쓰기 좋다

물론 거쳐 가는 스텝업 바이크로만 치부하기는 아까운 점이 많다. 값비싼 조합은 아니지만 기본 파츠로도 훌륭한 밸런스를 구축했고 베테랑이 타도 파워 외에는 크게 불만을 토할 부분이 없다. 무엇보다도 파워가 약한 만큼 무게도 가볍기 때문에 화끈하게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는 논리다.


국내 입하되는 CBR300R은 트리컬러(흰색 바탕에 레드/블루 데칼)와 렙솔 스페셜 컬러(MotoGP에서 승승장구하는 렙솔 혼다 머신과 같다) 두 가지다. 만일 얌전해 보이는 솔리드 컬러(레드 혹은 블랙)를 택하고 싶다면 혼다코리아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보는 것도 좋다. 판매되는 두 컬러 모두 상당히 화려한 컬러로 혼다 특유의 개성이 듬뿍 묻어나기 때문이다.


완성도를 높인 CBR300R은 이전작에 비해 몰라보게 날카로워진 스타일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스포츠 바이크 라이프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아마도 현 시점에서 대중과 가장 가까이 있는 로드 스포츠 바이크가 아닌가 싶다. 이 정도 상품성이라면 누구에게라도 추천할만하다.

혼다 렙솔 컬러와 화이트/레드/블루 조합의 트리컬러 중 선택할 수 있다. 얌전한 단색 컬러는 아직 수입 계획이 없다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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