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2스트로크 엔진은 2000년대부터 시작된 강력한 환경규제로 사실상 사장된 것이나 다름없다. 혼다 NSR500, 스즈키 RGV500 등 90년대를 풍미했던 WGP(월드 그랑프리) 머신들은 이제 역사 속 유물로 남게 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과거를 회상할만한 강력한 500cc급 2스트로크 수퍼바이크를 만든 업체가 있어 화제다.
그 누가 독일제 모터사이클이 무미건조하다고 했나? 이 가공할만한 파워의 2스트로크 499cc 엔진 탑재 수퍼바이크는 독일 Dresden이 배출한 최고의 작품이다. Ronax 500 으로 이름 지어진 이 수퍼바이크는 여럿 챔피언을 지냈던 발렌티노 롯시가 명마로 꼽았던 리얼 GP 머신 2000년형 NSR500에서 영감을 얻었다.
과연 사람이 다룰 수나 있는 머신인가 싶을 정도로 고출력 경량 머신인 2스트로크 500cc급 머신을 2014년 지금 만나볼 수 있다는 건 분명 행운이다. 2스트로크 V형 4기통 엔진은 11,500rpm에서 160마력을 뿜어낸다. 섀시는 알루미늄 빔을 사용했고 볼록한 챔버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크게 휘어진 만곡형 알루미늄 스윙암도 존재감이 대단하다.
풀 어저스터블 올린즈 서스펜션은 기본이다. 차체 페어링 전부 카본 파이버 패키지를 채용해 가뜩이나 경량인 엔진과 섀시 조합에 화룡점정을 더했다. 건조 중량은 고작 145킬로그램에 그친다. 계산상 마력 대 중량비는 1:1 이하다.
생산은 단 46대만 한다. 발렌티노 로시의 엔트리 넘버 또한 현재까지 46번을 사용하고 있다. 확실히 판매를 위한 모델이 아니라 NSR500과 롯시를 기념하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가격은 10만 유로(한화 약 1억 3,700만 원)로 부가세는 별도 지불해야 한다. 사실상 WGP 머신과 같다고 생각하면 그리 터무니없는 가격도 아니다. 참고로 현재의 WGP라 할 수 있는 MotoGP의 혼다 RC213V의 경우 대당 약 15억 원 이상 책정할 수 있다고 한다.
브렘보 모노블록 캘리퍼를 장비한 브레이크 시스템 또한 GP 머신 사양 그대로다. 대부분 부품이 단조 가공되어 있고 GP 머신 기본인 고강성 경량화를 구석구석 추구했다. 카세트식 6단 기어박스는 트랙마다 세팅을 달리 할 수 있다. 헤드라이트 및 등화류가 장착되어 있어 공공 도로를 달리는 것도 문제되지 않는다. 단, 배출가스 검사를 어떻게 통과할지는 의문이다.
보증금 40,000 유로를 내면 당신도 이 희귀하고도 전설적인 머신을 소유할 수 있다. 터무니없는 가격이라고? 당신이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수 백만 원 명품 백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머신은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오일 태우는 2스트로크 향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얼른 정신 차리고 지금이라도 적금 통장을 하나 만드는 게 좋을 거다.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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