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에 전기모터를 달기 위한 시도는 100여 년 전부터 있었지만, 본격적인 'e-BIKE'의 시대가 문을 연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물론 전기자전거라는 탈 것은 그 이전부터 자전거 가게에 진열되어 있었지만, 배터리와 전기모터의 무게를 합하면 작은 모터사이클 엔진 무게를 훌쩍 넘어섰음에도 성능은 그만 못했으니 굳이 이를 타야만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처음에는 자전거에 모터와 배터리를 달아놓은 것에 불과했지만,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과 세련된 디자인이라는 날개를 달면서 전기자전거는 전 세계의 거리와 골목을 누비게 되었다. 특히 유럽에서 전기자전거는 스쿠터보다도 가볍고 친환경적인 차세대 도심 이동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자전거를 닮지 않은 전기자전거

첫 눈에 보는 순간 ‘이 자전거를 사고 싶다’라는 충동이 들게 만드는 요소는 디자인이다. 하지만 날렵한 디자인의 멋진 자전거에 큼직한 배터리와 모터 ‘덩어리’를 붙인 전기자전거는, 늘씬한 몸매를 드러낸 러닝웨어의 미녀가 히말라야 등정용 배낭을 힘겹게 짊어지고 달리는 것처럼 어색하고 볼품없다.

하지만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했음에도 가볍고 날씬한 전기자전거를 만든다면, 분명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프리미엄 상품이 된다. 물론 쉽게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대체 자전거의 어디에 모터를 달고 배터리를 집어넣어야 날렵하고 멋진 디자인이 나올까? 독일 일렉트로라이트(Electrolyte)의 심플한 전기자전거 스트라센페거2(Straßenfeger)가 정답에 가까운 답을 제시한다.

스트라센페거2는 앞바퀴에 모터를 탑재했다. 프레임을 비롯한 다른 부품과 구동계는 일반 자전거와 똑같다. 즉, 스트라센페거2의 포크와 앞바퀴만 다른 자전거에 이식하면 손쉽게 새로운 전기자전거를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얼핏 보았을 때 전기자전거가 아닌 보통의 자전거로 착각할 만큼 구조가 단순하며, 자전거의 총 무게는 불과 14kg에 불과하다. 전기자전거로서는 가히 초경량이라 할 만 하다.

핸들에는 흔한 디지털 계기반 하나 없지만, 그저 전원을 켜고 거리로 달려 나가기 위한 단순한 자전거를 원하는 이에게는 오히려 나을 수도 있겠다. 앞바퀴 모터는 250W의 힘으로, 최대 시속 25km/h를 내며, 핸들바 끝의 ‘부스터’ 버튼을 누르면 보다 강한 추진력으로 자전거를 끌어당긴다. 메이커의 설명에는 언덕에서 쓰라고 만든 버튼이라 말하지만, F1처럼 급가속 추월용으로 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모터 말고 진짜 ‘드라이브트레인’인 뒷바퀴는 체인이 아닌 케블러 벨트 드라이브 방식이며, 허브에 스터미 아처의 2단변속기가 내장되었다. 변속은 킥시프트 방식이며, 코스터 브레이크를 달았다. 즉 변속과 제동에 손을 쓰지 않고, 발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덕분에 복잡한 케이블을 생략해 자전거의 깔끔함이 돋보인다.

여담이지만 스트라센페거는 거리 청소부를 말한다. 미하일 엔데의 유명한 소설 ‘모모’에서 주인공의 친구가 바로 행복하고 여유로운 ‘스트라센페거’였다. 늘 함께하는 자전거에 이런 이름을 붙여주는 게 독일 감성인지도 모르겠다.

일렉트로라이트 스트라센페거 제원

프레임 소재 : 알루미늄

모터주행방식 : 앞바퀴 허브 모터 250W

배터리 : 일렉트로시티 리튬-이온 36V 8.7Ah 313Wh

최고속도 : 25km/h

주행거리 : 50km

변속기 : 스터미 아처 허브내장 2단 기어

브레이크 : 마구라MT4 유압디스크(앞), 허브 코스터 브레이크(뒤)

무게 : 1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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