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1.27 금 19:00
상단여백
HOME 자전거 스토리 테크
키워드로 보는 자전거 (4) - 스틸고전과 첨단을 넘나드는 소재


자전거 마니아들 사이에서 스틸, 즉 강철만큼 평가가 양분되는 소재는 없을 것이다. 스틸은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steel is real’이라고 말할 정도로 숭배 받지만, 한편에서는 무겁고 값 싼 싸구려 소재로 취급 받는다.
 


자전거 프레임에 사용되는 강철 파이프, 황동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용접 모습


강철은 자전거의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소재다. 1800년대 초에 만들어진 초기의 자전거에서 최신형 경주용 자전거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200년 전과 현대의 자전거에 사용되는 강철은 전혀 다른 금속이라 해도 될 정도다. 강철은 크롬몰리 강, 스테인리스 강 등 다양한 ‘합금’이 존재하며 가공방법에 따라서도 특성이 달라진다.
 


자전거 숍에서 판매하는 가장 저렴한 가격대의 자전거를 보면 주로 저가의 철 소재로 프레임을 만든다. 흔히 ‘하이텐’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하이텐션 스틸, 고장력강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저가형 자전거에 사용된 철 소재는 강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파이프의 두께가 두꺼워 무척 무겁다.
 


이탈리아 콜나고가 만든 경주용 로드바이크.


반면 경주용 자전거의 프레임에도 강철이 사용된다. 흔히 ‘크롬몰리’라 부르는 소재를 사용하는데 이는 ‘크롬 몰리브덴 합금강’의 줄임말이다. 같은 철이라도 크롬몰리 강으로 만든 프레임은 하이텐과 비교 시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볍고 스프링처럼 탄성이 뛰어나다.

특히 강철로 만든 경주용 자전거에는 ‘버티드’라는 특수 가공된 파이프가 사용된다. 겉에서 볼 때는 평범한 파이프지만, 파이프의 양쪽 끝이 두껍고 가운데 부분은 무척 얇다. 용접이 이루어지고 힘이 많이 받는 부분만을 두껍게 만들어 최대한 무게를 줄인 것이다. 버티드 가공된 파이프로 자전거를 만들면 유연하고 탄성이 뛰어나 승차감이 우수한 자전거가 탄생한다.

하지만 강철 소재에도 단점이 있다. 최근 자전거에 사용되는 카본, 알루미늄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무게가 무겁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스포츠용 자전거에는 강철이 사용되는 빈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가장자리가 두껍고 가운데가 얇게 가공된 버티드 튜브의 단면도.


그러나 여전히 다른 소재가 따라올 수 없는 강철만의 장점도 있다. 강철 소재의 자전거는 자전거를 구성하는 파이프가 무척 가늘기 때문에 호리호리하고 날렵한 디자인이 나온다는 점이다. 게다가 강철은 특수한 장비가 없어도 자르고 용접할 수 있어 알루미늄이나 카본보다 다루기가 쉬운 소재다. ‘고급 수제 자전거’를 주문제작하는 전 세계의 많은 자전거 공방에서는 지금도 대부분 강철 소재를 선호한다.
 


미국 콜럼바인 공방에서 제작한 스틸 프레임. 고전적인 소재를 고전적인 방식으로 가공해 만든 ‘공예품’은 단순한 자전거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


게다가 강철이 자전거에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소재라는 점, 그 자체도 하나의 매력이다. ‘클래식 자전거’는 대부분 강철로 만들어졌다. 게다가 강철 자전거는 녹이 스는 것에만 주의하면 대를 물려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하다. 한번 사서 쓰고 유행이 지나면 버리는 것이 아닌, 세월을 초월한 고전적인 멋을 추구하는 ‘클래식’을 동경하는 자전거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강철 소재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클래식한 자전거와 분위기를 즐기는 마니아들의 ‘트위드 런’ 문화가 국내에서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카본이나 알루미늄 같은 첨단 소재의 자전거는 클래식과 어울리지 않는다.
결국 결론은 무게가 조금 무겁지만 얇고 우아한 디자인의 철제 자전거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