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1.27 금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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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팻 바이크지구상에서 가장 험한 길을 달리기위한 자전거


최근 북미와 캐나다를 중심으로 팻바이크(Fatbike)라는 자전거가 유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장르의 자전거인데, 팻바이크라는 이름의 뜻을 풀어보면 ‘뚱뚱한 자전거’ 정도가 되겠다. 일반 산악자전거 타이어 폭의 두 배 가까운 넓은 타이어를 장착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원래 팻바이크는 폭이 넓은 타이어를 장착한 모든 자전거를 뜻하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북미에서 유행하는 팻바이크는 산악자전거의 프레임에 폭이 넓은 초광폭 타이어를 장착한 자전거를 가리킨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변종 산악자전거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팻바이크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다양한 타입의 팻바이크가 나오면서 새로운 자전거 장르의 하나로 점점 자리 잡고 있다.



느리지만 강력한 오프로더
 


1932년의 자전거 잡지에 ‘신기한 자전거’의 하나로 팻바이크가 소개되어 있다.


사실 팻바이크라는 자전거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자전거 이상의 광폭 타이어를 장착한 자전거는 모두 팻바이크라고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1930년대의 자전거 잡지에서도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광폭타이어를 장착한 팻바이크를 찾아볼 수 있다.
 


겨울 숲 라이딩을 위해 방한장비와 강력한 라이트를 장착했다.


최근 유행하는 ‘신세대’ 팻바이크는 튼튼한 산악자전거의 프레임을 개조하여 폭 3.7인치 이상의 타이어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산악자전거는 대부분 서스펜션을 장착하지만, 팻바이크 중에는 서스펜션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두툼한 타이어가 노면 충격을 잘 흡수하기 때문이다.

팻바이크가 알래스카와 같은 추운 지역에서 처음 등장했다는 점도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일반적인 산악자전거의 서스펜션은 저온에서 성능이 떨어지며, 트러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놓다. 하지만 서스펜션이 없는 팻바이크는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추운 기후에서도 트러블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고, 정비가 비교적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북미와 북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레이스를 비롯한 다양한 팻바이크 이벤트가 열린다.


현재 유행하고 있는 산악자전거 스타일의 팻바이크는 알래스카 주 페어뱅크의 사이먼 라코워라는 자전거 기술자가 1987년에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일반 자전거 휠 두 개를 겹쳐 하나로 만든 광폭 휠을 산악자전거에 장착한 것이 그 시초다. 이 광폭 휠에는 제대로 맞는 타이어가 없었기 때문에, 두 개의 산악자전거용 타이어를 재단하고 실로 꿰매어 전용 타이어를 만들어 장착했다.
 


코그번의 사냥용 팻바이크 콘셉트. 프레임에 위장무늬를 입히고, 컴포지트 보우 캐리어를 달았다.


팻바이크는 처음에는 별난 자전거 취급을 받았지만, 서서히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눈길에서도 바퀴가 쉽게 빠지지 않고, 빙판에서도 잘 넘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타이어의 무게가 무거워 핸들링이 둔하고 빠른 속도를 내기는 어려웠지만, 이는 눈길을 달리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두툼한 타이어의 강렬한 첫인상! 타이어가 서스펜션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다.


독특한 스타일과 승차감도 팻바이크의 인기에 한 몫 했다. 팻바이크의 넓은 타이어는 마치 트럭과 같은 육중한 느낌을 준다. 팻바이크의 이런 극단적인 형태는 디자인의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만, 북미 지역의 많은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물론 팻바이크에는 단점도 있다. 바퀴가 무겁기 때문에 가속이 느리며, 빠른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는데 많은 힘이 든다. 게다가 바퀴나 타이어 같은 팻바이크 전용 부품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해 선택의 폭이 좁다.
 


설원 뿐 아니라 사막, 자갈밭, 해안 등 가지 못할 곳이 없다.


한편 팻바이크는 알래스카 주와 전혀 기후가 다른 미국 남부의 뉴멕시코 주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뉴멕시코 주의 MTB 라이더들은 풀 한 포기 없는 바위산과 사막 지역을 달리는데 팻바이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팻바이크의 광폭 타이어는 접지력이 우수해 바위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고, 모래에 쉽게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팻바이크는 뾰족하고 날카로운 자갈이 깔린 길을 달려도 기존의 산악자전거보다 타이어 펑크가 잘 나지 않았다.
 


캠핑, 오프로드 투어링용으로 꾸민 팻바이크.


이러한 우수한 험로주파 성능이 알려지면서, 팻바이크를 오지탐험이나 장거리 여행용으로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 게다가 조금씩 타이어와 휠의 경량화가 이루어지고, 팻바이크 전용 서스펜션 포크와 프레임이 개발되는 등 팻바이크의 진화는 아직 진행 중이다.
 


디바이스 사이클의 풀서스펜션 팻바이크.
일반적인 산악자전거와 다른 독특한 구조의 서스펜션과 타이어 공기압 조절장치를 탑재했다.


팻바이크는 광폭 휠을 장착할 수 있는 전용 프레임에 산악자전거용 부품을 장착하여 만든다. 일반적인 산악자전거보다 훨씬 무겁기 때문에, 빠른 속도를 내기보다는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세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거운 자전거를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저속에서 강한 토크를 낼 수 있는 낮은 기어비의 구동부품을 장착하고, 크로스컨트리 산악자전거보다 더 강력한 브레이크를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엔트리 급 팻바이크 알톤 맘모스.


팻바이크는 아직 국내의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장르다. 국내에는 오지탐험이나 극한의 오프로드 라이딩을 즐길 장소가 많지 않고, 자전거 동호인의 대부분이 온로드 투어링 위주 라이딩을 즐기기 때문에 팻바이크의 장점을 살릴 기회가 별로 없다. 하지만 독특한 자전거로 개성을 추구하는 일부 자전거 마니아를 중심으로 조금씩 팻바이크의 존재가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의 자전거 메이커인 알톤이 엔트리 급 팻바이크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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