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마니아, 혹은 자동차 마니아라면 여러 자동차 메이커가 자사 브랜드 이름을 붙인 자전거를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 쉐보레, 미니 등 다양한 자동차 메이커의 모델명을 딴 자전거들이 거리를 누비고 있고, 자동차 매장에 자전거가 전시된 경우도 간혹 볼 수 있다.
 

알톤스포츠의 쉐보레 카마로 바이크

그런데 자동차 브랜드가 붙은 자전거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자전거 메이커가 자동차 브랜드의 상표를 빌려와서 라이선스 생산하는 자전거의 경우 연간 수 만대가 생산되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반면 자동차 메이커가 직접 한정 생산하는 자전거 중에는 마니아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구하기 어려운 모델도 있다. 당연히 자동차 메이커가 만드는 자전거의 가격이 훨씬 비싸다.
 

90년대 후반 한정 생산된 포르쉐 FS MTB

일반적으로 자동차 메이커가 만든 한정판 자전거라 해서 엄청난 고성능을 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 메이커가 브랜드 이미지를 가져와 만든 특별한 디자인의 한정판 자전거는 희소성과 수집가치 때문에 자동차 마니아들이 관심을 갖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런 한정판 자전거 중에는 웬만한 모터사이클이나 자동차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 것도 있다.
 

알파로메오 4C

알파로메오 스타일 센터는 지난 24일 독특한 디자인의 자전거 한 대를 깜짝 공개했다. 알파로메오 측에 따르면 이 자전거는 올해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스포츠카 4C의 디자인 콘셉트를 담았다고 한다. 알파로메오의 차세대 스포츠카인 4C는 차체가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경량 고성능 쿠페로, 이탈리아에서 2500대가 한정 생산될 예정이다.
 

알파로메오 스타일 센터 4C IFD

알파로메오가 공개한 자전거의 이름은 4C IFD로, 4C 스포츠카와 같은 카본으로 차체를 제작했고 이탈리아에서 수공으로 200대 한정 생산된다. 무엇보다도 일반적인 자전거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콘셉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4C IFD는 정통 로드바이크의 형태는 아니지만, 일명 불혼바라 불리는 황소 뿔 모양의 핸들바를 장착해 전방으로 쭉 뻗은 스포티한 자세를 자랑한다. 이러한 자전거의 스타일은 공격적이고 날렵한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바퀴는 회전 시 공기저항을 줄이도록 디자인 된 에어로스포크 휠세트가 장착되어 스포티함을 더했다.

마니아의 눈에만 살짝 보이는 독특한 특징도 있다. 프레임의 앞부분을 이루는 구조물은 반원형 단면의 튜브이며, 이 같은 튜브 세 개가 만나 큰 삼각형을 이루는 구조다.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한 형태가 아니지만 독특한 형태의 오브제를 이룬다. 반원형의 단면은 알파로메오 4C의 ‘C'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4C IFD는 자전거 마니아가 보기에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프레임의 디자인이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한 형태가 아니며, 레이스용 로드바이크와 비교하면 고속주행에 적합하지도 않다.

하지만 수집가의 눈으로 본다면 알파로메오 4C IFD는 충분히 소장할 만한 가치를 가진 자전거다. 자전거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서 핸드메이드로 제작될 뿐 아니라, 일반적인 자전거와는 완전히 다른 독특한 디자인을 가졌기 때문이다. 탈 것으로서의 가치보다 알파로메오 디자인 센터의 작품이라는 점으로 가치를 매겨야 할 것 같다.
 

4C IFD는 올해 12월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된다. 기본형 모델의 무게는 6.9kg이며, 고성능 부품을 장착하면 더 가벼워진다. 가격은 스펙에 따라 3,500유로에서 9,000유로 사이에 판매될 예정이다.


4C IFD 제원
디자인 : 알파로메오 스타일 센트레
프레임 : HM40 카본
포크 : HM40 카본
핸들바 : 데다 엘레멘티 크로노
브레이크 : 캄파뇰로 센토 캘리퍼(앞), U브레이크(뒤)
크랭크 : 캄파뇰로 센토 울트라토크
구동계 : 캄파뇰로 센토
휠 : 카본 하이프로파일(앞), 에어로스포크(뒤)
안장 : 셀레이탈리아 커스터마이즈드 카본
타이어 : 비토리아 오픈코르사 CX
컬러 : 알파로메오 레드
무게 : 6.9kg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