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에 민감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들이 하면 따라 하는 경향이 무척이나 강한데 그래서 자전거 시장도 커다란 트랜드가 존재해왔다. 한 때는 자전거를 타고 산 근처에도 안가는 사람들이 일반 도로에서 모두 산악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적도 있었고, 로드바이크가 유행하자 얇은 바퀴는 쳐다 보지도 않던 많은 사람들이 산악자전거에서 내려와 자전거를 바꿔 타기 시작했다. 또 작고 귀여운 자전거가 유행하기 시작하자 집에 산악자전거와 로드바이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니벨로를 또 사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렇게 다양한 자전거들은 모두 제각각 장점과 단점, 그리고 그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종류가 많은 만큼 자전거는 각기 다양한 매력을 가진 중독성 강한 탈것이다.


BMX
 

기물을 이용한 BMX의 점프

BMX는 Bicycle Moto Cross(X)의 줄임말로, 모터사이클의 모토크로스 종목을 흉내 낸 묘기용 자전거다. BMX는 램프라고 불리는 U자형 기물을 이용해 점프나 공중제비 등의 묘기를 부릴 수 있으며, 착지나 추락시의 충격에도 망가지지 않도록 무척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지상에서 펼치는 BMX 플랫랜드 묘기

BMX를 타고 거리에서도 계단 난간이나 철봉 같은 단순한 기물을 이용해 묘기를 부리거나 다양한 기술을 펼칠 수 있기 때문에 90년대까지 청소년들의 거리 문화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초보자가 화려한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BMX 레이싱은 가장 박진감 있는 자전거 종목 중 하나다.

묘기주행 외 BMX를 이용한 단거리 경주인 ‘BMX 레이싱’도 무척 박진감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BMX 레이싱은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미니벨로
 

루이가르노 MV1. 20인치 휠의 미니벨로는 성인이 타기에 작지 않은 자전거다.

미니벨로(Minivelo)는 작다는 뜻의 영어단어 ‘Mini’와 자전거를 의미하는 불어 ‘Velo’가 더해져 만들어진 말이다. 한마디로 바퀴가 작은 자전거라는 뜻이며, 보통 20인치 이하의 바퀴를 가진 자전거를 미니벨로라 부른다.
 

다혼 스피드프로 TT. 고속주행 가능한 ‘폴딩 미니스프린터’.

미니벨로는 바퀴가 작아도 휠베이스가 길어 성인이 타기에 작지 않은 자전거다. 미니벨로 중에도 고속주행이 가능한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가진 모델이 있는데 이를 ‘미니 스프린터’라는 이름으로 구분하기도 하며, 접을 수 있는 미니벨로는 ‘폴딩 미니벨로’라 부른다.


카고바이크
 

실용성이 뛰어난 유럽의 카고바이크.

우리나라에서 짐을 싣는 자전거라고 하면 흔히 ‘쌀집 자전거’를 떠올린다. 하지만 트럭처럼 본격적인 화물 운반용 자전거를 찾는다면 역시 카고바이크다.
 

카고바이크의 올바른 사용법?

카고바이크의 특징은 핸들보다 훨씬 앞에 앞바퀴가 있고, 핸들과 앞바퀴 사이에 짐을 실을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휠베이스가 길기 때문에 민첩한 주행은 어렵지만, 무거운 짐을 싣고도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지만, 유럽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자전거이며, 드물게 카고바이크를 개조해 유모차용 자전거로 사용하기도 한다.


투어링 바이크
 

소마 더블크로스 투어링 바이크.

장거리 여행용으로 만들어진 자전거는 투어링 바이크로 분류한다. 본격적인 투어링 바이크는 자전거의 앞뒤에 패니어 백이라 부르는 가방을 장착할 수 있어, 장거리 여행시 많은 짐을 싣고도 배낭을 멜 필요가 없다.
 

패니어 백을 제거한 투어링 바이크.

앞뒤 가방에 짐을 가득 실었을 때 사람의 체중뿐 아니라 40kg 이상의 짐 무게를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프레임과 바퀴가 무척 튼튼하며, 고속주행보다는 내구성과 안정적인 주행성능에 중점을 두었다.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전거는 아니며 가격 또한 무척 비싸지만, 육로 위주 여행이 가능한 유럽에서는 투어링 바이크를 타고 국경을 넘나드는 장거리 여행을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리컴번트
 

그린스피드 매그넘 리컴번트 트라이크.

누워있는 듯한 자세로 달릴 수 있는 자전거를 리컴번트라고 부른다. 일반 자전거보다 편안한 포지션으로 달릴 수 있어 장거리 주행에 유리하며, 공기저항이 적어 무척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안정적인 주행을 위한 트라이크(3륜자전거)나,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카울을 씌워 고속주행용으로 만든 모델 등 다양한 형태의 리컴번트 자전거가 있다.
 

벨로모빌 vs 닷지바이퍼. 벨로모빌은 자동차를 대체할 친환경 교통수단이 될지도 모른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국제 사이클 연맹(UCI)은 리컴번트를 자전거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리컴번트 자전거는 일반 자전거 대회에 참가할 수 없으며, 아무리 빨리 달려도 자전거의 속도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컴번트는 미래의 자전거로 가능성을 높이 평가 받고 있는데, 이는 리컴번트 자전거가 순수 사람의 힘으로 달리는 운송수단 것 중 가장 빠른 탈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리컴번트 자전거를 자동차 대신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리컴번트 자전거에 자동차나 스쿠터 같은 카울을 씌운 탈 것을 ‘벨로모빌’이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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