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9.30 금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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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콘셉트 90데이토나의 영광을 재현하다


모터사이클 시장에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BMW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할 수 있는 메이커들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물론 BMW는 현재 자동차 산업의 존재감이 너무나 커서 BMW가 자동차 보다 모터사이클을 먼저 생산했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부각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듯 BMW는 독일 남부 바이에른에서 비행기 엔진 제조로 출발했고, 그 이후 1923년 최초의 모터사이클을 생산했으며 그 이후 1929년이 되어서야 최초의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올해는 BMW 모토라드의 디자인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BMW R90S이 탄생한지 40년이 되는 해다. 90년을 맞이한 BMW 모토라드, 그리고 기념비적 모델인 R90S 탄생 40주년. 이 두 가지를 기념하기 위해 BMW 그룹은 콩코르소 델레간자 빌라데스테 2013에서 아주 특별한 모터사이클을 공개했다. 바로 BMW 콘셉트 90이다.



모터사이클 커스텀 파트의 유명인인 롤랜드 샌즈가 제작한 콘셉트 90은 BMW 모토라드 디자인 팀이 경의를 표할만큼의 깊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전 모터사이클 레이서 롤랜드 샌즈와 그의 팀은 커스텀 모터사이클 제작을 위해 완벽에 가까운 실력을 발휘했다. 고품격, 고성능 파츠로 치장한 것이 아니라 40년 전 원형이 된 R90S의 역사와 계보를 담아 현대의 모터사이클로 재해석했다.



잠시 1973년으로 돌아가 R90S를 회상해 보자. BMW 모토라드는 당시 세계적인 추세였던 6행정 엔진의 플래그쉽 모델인 R90S를 전격 공개한다. 최고속도는 200km/h를 넘었고, 당시의 레이스용 모델 중에서도 가장 빠른 모터사이클 중 하나였다. 단지 길가에 세워놓기만 해도 강력한 아우라를 내뿜는 매력적인 모델이었다.



모터사이클의 개발 과정에서 처음으로 디자인과 기능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으며, 프론트 페어링을 표준으로 장비한 첫 모터사이클이었다. 스포티한 뒷모습과 강렬한 데이토나 오렌지 컬러는 R90S만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보여줬다. 이 모터사이클은 당시 그 어느 모델보다도 미래지향적이었고, 공기역학적으로 다듬어진 앞/뒤 페어링은 다른 모터사이클 제조사들보다 선구적이었다. 즉 당시의 트렌드세터이자 BMW 모토라드의 디자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BMW R90S는 모터사이클이 그야말로 도로의 무법자로 여겨졌던 시대에 태어났습니다.” BMW 모토라드 디자인 책임자 에드거 하인리히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한다. “그 모터사이클에는 반항적인 무언가가 있었어요. 무척 빠른 건 물론이고, 날카로운 소리를 냈고 필링은 아주 거칠었죠. 모터사이클만이 가진 순수한 성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어요. 그건 지금 시점에서 회상해도 여전히 매혹적인 물건이죠.”



롤랜드 샌즈는 하인리히가 회상한 그대로 슈퍼바이크의 감성 충만한 영혼을 고스란히 담은 채, 현대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세련된 디자인을 입혔다. 사람과 기계를 가장 아름답게 조화시키는 것이 목표였다.





“오늘날 BMW가 만드는 모터사이클 정신의 바탕은 기능과 완벽함입니다. 콘셉트 90이야말로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결과물이라 할 수 있죠.” BMW 모토라드 디자인 책임자 올가 스테인가드의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상을 원합니다. 콘셉트 90을 통해 우리는 기능적인 우수함을 뽐내는 것에 앞서, 순수하고 감성적인 모터사이클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도 BMW 콘셉트 90은 스포티한 복서엔진과 정교한 디테일이 압권이다. 페어링, 탱크, 시트, 테일 파트의 직관적인 실루엣이 R90S와 하나의 계보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루미늄 수공 제작한 아름다운 차체 디자인은 인체공학, 공기역학을 충분히 고려했으며, 검은색의 터프한 엔진과 프레임으로부터 시각적으로 완벽히 분리했다. 이는 프론트 페어링에서 테일까지 길게 늘어진 오렌지 컬러와 금속 느낌의 하체 부분을 의도적으로 대비시켜 강렬함을 표출하기 위함이다. 40년 전 데이토나 레이스를 휩쓸었던 전설적인 오렌지 컬러가 눈부시다.



R90S의 프론트 페어링에 장착됐던 할로겐 램프는 당시로써 매우 최첨단의 기술이었다. 이에 따라 콘셉트 90의 페이스에도 과거와 똑같은 고전적 디자인의 둥근 헤드램프를 연출했지만, 사실은 최신기술의 눈부신 LED 램프가 앞을 비춘다. 그 뒤로 이음매 없이 연결된 역동적인 형태의 연료탱크는 라이더와 머신이 밀착돼 하나의 몸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핸들에서 테일까지 쐐기형태를 이루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라인은 영락없는 R90S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그대로 담고 있다. 날카롭고 파워풀한 공랭식 트윈 복서엔진은 그 존재감이 대단하다. 특히 검정색과 대조를 이루는 디테일한 커팅면은 조형미와 함께 장인정신마저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



캘리포니아의 모터사이클 커스텀 스페셜리스트인 롤랜드 샌즈 디자인의 수장인 롤랜드 샌즈는 직접 콘셉트 90의 거의 모든 제작 과정에 참여했다. 역사적인 모터사이클을 재현하기 위해 기계적인 부분과 엔진 영역에서 롤랜드 샌즈가 담당을 맡았는데, 그 중 특히 주목해야 할 파트는 역시 복서 엔진이다.



BMW 모토라드 디자인팀과 꼼꼼하게 협업한 이 작업의 하이라이트는 엔진 프론트 커버와 밸브 커버 부분. 예술적인 디테일을 위해 섬세하게 깎아 가공했고, 배기 시스템의 디자인도 마찬가지로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콘트라스트 컷 프로세스로 불리는 세공 기술 덕에 콘셉트 90은 휠과 엔진의 조형미로 화룡점정을 찍게 됐다.



롤랜드 샌즈는 엔진뿐만 아니라 BMW 모토라드가 자랑하는 각 세부 파트에도 손을 댔는데, 브레이크 시스템과 클러치 컨트롤, 패럴레버 암과 시트 하단의 에어필터를 직접 디자인, 제작했다. 커스터마이징의 장인으로 꼽히는 그의 손길이 지난 각 파트는 부드럽게 섞여 콘셉트 90만의 아이덴티티로 녹아 들었다.







“콘셉트 90은 모든 것이 정확하게 제작됐습니다. BMW 모토라드 고유의 기술력과 역사의 깊이가 우리의 커스터마이징을 만나 서로를 보완하며 완벽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 거죠.” 콜라보레이션 작업이 끝나고 롤랜드 샌즈가 한 말이다. 여기에 BMW 모토라드 디자인 책임자인 하인리히가 덧붙였다. “BMW 콘셉트 90의 디자인 스케치에서 개발단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보람과 환희를 느꼈지만, 무엇보다도 이것을 직접 타보았을 때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이건 궁극의 라이딩 머신입니다. 마치 40년 전의 R90S처럼 말이죠.”

















콘셉트 90은 모터사이클 브랜드가 고유의 전통을 어떻게 현 시대의 눈높이에 맞춰 재해석해야 하는가에 대한 훌륭한 본보기라 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이 100% 정답이라고는 말 할 수 없겠지만 최소한 다른 메이커들과는 차별화 할 수 있는 훌륭한 전략임은 분명해 보인다. 콘셉트 90으로 BMW는 역사를 가지고만 있을 뿐 그것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메이커들에게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런 역사 조차 가지고 있지 못해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메이커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리더브랜드로서 이런 멋진 결과물을 내놓으며 끊임없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BMW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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