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글로벌 브랜드 마이크로의 초소형 전기자동차 마이크로리노(Microlino)가 지난 2023 서울 모빌리티쇼를 통해 국내 첫 공개가 이루어졌다. 마이크로리노는 1950년대 버블카의 한 종류인 BMW 이세타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전기자동차로 어반, 돌체, 콤페티치오네, 파이오니어 4가지 트림으로 출시되었다. 이번 행사에 전시된 차량은 999대 한정 생산된 파이오니어 모델로, 999대 한정 생산임을 나타내는 기념 배지와 비건 가죽 인테리어 등 다른 모델에서는 볼 수 없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기본 구성으로 전용 블루투스 스피커와 전용 스마트폰 마운트 등이 함께 제공된다.

마이크로리노는 각지지 않은 둥글둥글한 차체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며 차량 앞쪽으로 마치 냉장고와 같이 문이 열리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차량 앞쪽에 문이 있어 기존 차량들과 타고 내리는 방식이 다르며, 이는 골목과 같은 주차 공간이 협소한 장소에서 매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이 비스듬히 열리는 구조로 되어 있어 여닫는데 힘이 들 것 같지만, 유압댐퍼가 적용되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여닫을 수 있다. 대한민국 경차 기준은 전장 3,600mm 전폭 1,600mm 전고 2,000mm 이하지만 마이크로리노는 이보다 훨씬 작은 2,519mm, 1,473mm, 1,501mm다. 이 정도면 일반적인 차량을 한 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마이크로리노는 최대 3대까지 주차할 수 있다.

문을 열고 차량에 탑승 후 문을 닫을 때는 도어 트림에 달린 가죽 손잡이를 당기면 된다.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마이크로리노의 문은 전면 개방형으로 도어 트림과 차량 대시보드 역할을 동시에 한다. 이는 기존 차량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로, 공조장치 및 다양한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중앙에 조그마하게 달려있다. 마이크로리노의 시트는 운전석과 보조석이 분리되지 않은 일체형으로 두 좌석 사이 센터터널이 없다. 때문에 기어 조작을 위한 다이얼 노브가 운전석 좌측에 있어 마치 우핸들 차량에 탑승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실내 공간은 다른 초소형 전기자동차들과 비교해 쾌적한 편에 속하고 전면 개방감이 매우 좋다.

마이크로리노는 전기자동차다. 무엇보다 배터리 용량과 최대 주행거리가 중요한데,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10.5kWh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되었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177km 운행할 수 있다. 동급이라고 볼 수 있는 르노 트위지가 6.1kWh에 100km인 것을 비교했을 때 상당히 매력적인 스펙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리노의 소비 전력은 7kWh/100km로 일반 전기자동차와 비교해 1/3수준이다. 최대 속력은 90km/h이며, 정지 상태에서 50km/h까지 가속하는 데 4.9초가 소요된다. 일반 220V 가정용 콘센트를 이용해 충전할 때 약 4시간이면 완충할 수 있다고 하니 가정용 충전 스테이션을 따로 설치한다거나 충전소를 찾아갈 필요가 없을 듯하다.

그동안 출시되었던 초소형 전기자동차를 살펴보면 실내공간이 협소해 사람이 타는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트렁크 공간을 최소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마이크로리노는 아주 여유롭지는 않지만, 성인 남성 2인이 탑승했을 때 어깨가 닿지 않는 수준의 탑승 공간과 230L 트렁크 공간을 가지고 있어 웬만한 짐은 다 실을 수 있다.

마이크로리노는 모델에 따라 출시 색상이 다른데 이번 행사에 공개된 파이오니어는 토리노 알루미늄과 아틀란티스 블루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출시는 2024년 하반기 혹은 2025년으로 예상된다. 판매가격은 일반형(어반)기준 17,990유로로 2023년 4월 기준 약 2,580만 원이다.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국내 출시가 이루어져 전기자동차 보조금 혜택을 받는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 초소형 전기자동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 부스에는 마이크로리노 이외에도 다양한 탈 것들이 전시되었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전기자전거 모델 마이크로 이바이크(Micro e-bike)다. 마이크로 이바이크는 16인치 휠이 장착된 전기 폴딩 미니벨로로, 전기자전거치고 가벼운 14.5kg의 무게를 가지고 있다. 마이크로 이바이크의 주행방식은 운전자가 페달을 밟았을 때 모터가 작동해 도움을 주는 PAS 방식으로 배터리 소모가 적으면서도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전기자전거의 배터리는 프레임의 다운튜브 안쪽이나 시트스테이 뒤쪽에 장착되며 그 크기로 하여금 전기자전거임을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 이바이크는 다른 전기자전거들과 달리 매우 의외의 장소에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다. 바로 핸들바 중앙이다. 마이크로 이바이크의 배터리는 대용량 휴대용 보조배터리와 비슷한 크기로, 무게는 650g에 불과하다. 배터리 1개를 가지고 주행할 수 있는 최대 거리는 25km로 서울 잠실대교에서 선유도공원까지 편도 주행할 수 있는 거리다. 25km라는 주행거리만 놓고 보면 매우 짧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보다 긴 주행거리가 필요하다면 배터리만 하나 더 챙기면 된다. 배터리는 LED 라이트가 내장되어 있으며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들을 충전하기 위한 USB 포트가 있어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이크로 이바이크는 시마노 6단 변속기와 최대출력 350W의 리어허브 모터가 장착되어 도심은 물론 교외 지역 라이딩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간혹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연계해 출퇴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질문글을 올리곤 하는데 대부분이 자전거를 가지고 지하철에 탑승할 수 있느냐는 내용이다. 서울지하철 1~9호선 기준 마이크로 이바이크가 해당되는 폴딩 바이크는 자전거를 접으면 일반 화물로 분류되어 언제라도 가지고 탈 수 있다. 마이크로 이바이크의 크기는 펼쳤을 때 가로 1,300mm 세로 870~1,030mm이며 접으면 790mm, 600mm로 줄어든다. 마이크로 이바이크의 가격은 149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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