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9.30 금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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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MotoGP 11라운드 NED Assen 리뷰

올 시즌 73회째를 개최하는 네덜란드 아센 서킷은 수도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으로부터 북동쪽으로 140km 떨어져 있으며 자동차로 갈 경우 190km 정도의 거리로 암스테르담의 러시아워만 아니라면 두 시간 정도로 접근성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아센의 로드레이스 역사는 매우 깊습니다. 아센에서 첫 레이스는 1925년이었고 당시에는 정식 서킷이 아닌 공도 레이스 형식이었습니다. 1955년 공도 레이스의 일부분을 TT Circuit 아센으로 정식 오픈하면서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모토GP는 1949년에 처음 개최했으며 모토GP 역사에서 가장 오랜 시간 개최한 유일한 서킷입니다. 2020년 COVID-19가 아니었다면 유일하게 모토GP가 시작됨과 동시에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개최한 서킷이었지만 아쉽게도 이 기록은 유지되지 못했습니다. ​1955년 정식 서킷이 오픈하기 전에는 모토GP도 공도 레이스로 진행되었고 노면이 벽돌로 포장되었던 트랙을 주행하는데 1랩이 무려 28km에 달했습니다. 또한 당시 우승한 라이더의 평균 속도는 90km/h를 넘는 수준이었지만 모토GP가 개최되고 난 후 1954년 레전드인 제프 듀크가 우승했을 때에는 평균 속도가 170km/h까지 상승했습니다.

 

​아센 서킷은 1954년까지 16.54m였지만 1955년 7.7km로 축소, 1981년 6.1km 축소, 2006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통해 4.555km로 단축했는데 이는 많은 관중이 모이기 때문에 부족한 주차 공간 확보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센 서킷의 관중 수용 능력은 11만 명이며 1990년대 그랑프리만 하더라도 이렇다 할 관중석 없이 대부분 잔디로 이루어진 곳 또는 서서 관람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수백만 유로를 투자하며 1999년에는 주요 코너에 관중석을 세우고 레이스 컨트롤 타워와 피트, 미디어 센터 등을 건설했습니다.

 

​모토GP의 레이스 일정은 금, 토, 일요일이지만 아센 그랑프리는 2016년까지 목, 금, 토요일로 다른 그랑프리와 달랐습니다. 토요일 레이스를 진행한 이유는 1954년까지 공도 레이스를 하다 보니 일요일에는 도로를 통제해야 했고 교회를 가야 하는 사람들은 교회를 갈 수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자 시 의회에서는 레이스를 토요일 개최하기로 결정했고 이것이 아센 그랑프리의 전통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아센 서킷은 총 연장 4.5km로 좌 코너 6개, 우 코너 12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메인 스트레이트 구간이 487m로 개최 서킷 중 가장 짧습니다. 연속되는 고속 코너가 있기 때문에 평균 속도는 174km/h로 필립 아일랜드, 무겔로, 리오 혼도에 이어 네 번째로 빠른 평균 속도를 보이는 서킷입니다. 대표적인 추월구간은 거의 매번 레이스에서 드라마틱한 추월이 나오는 라스트 코너 T16~T18 씨케인입니다. T5 헤어핀 코너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고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라이더의 공략이 어려운 서킷 중 하나입니다. 또한 3일의 레이스 일정 중 반드시 하루 이상 비가 내릴 확률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서킷이기도 합니다.

 

야마하는 2021년 파비오 쿼타라로가 우승을 차지했고 총 11번의 우승을 기록했습니다. 우승을 한 라이더는 발렌티노 로씨, 호르헤 로렌조, 벤 스피스, 매버릭 비냘레스, 파비오 쿼타라로가 있습니다.

 

혼다의 마지막 우승은 2018년 마크 마르케즈의 폴 투 피니시였습니다. 아센에서의 우승은 총 7회로 발렌티노 로씨, 세테 지베르나우, 니키 헤이든, 케이시 스토너, 마크 마르케즈, 잭 밀러가 기록했습니다.

 

​두카티는 한 번의 우승 밖에 기록하지 못했는데 2008년 케이시 스토너가 폴 투 피니시로 기록했습니다. 스토너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포디엄에 올랐으며 그 외 두카티 라이더로 포디엄에 오른 라이더는 안드레아 도비지오소가 2014년에 2위, 스캇 레딩이 2016년에 3위, 다닐로 페트루치 2017년에 2위를 차지했습니다.

 

​스즈키는 1993년 케빈 슈완츠가 마지막 우승을 기록했으며 이후 2018년 알렉스 린스의 2위가 최고의 성적이었으며 2021년 후안 미르는 3위를 차지했습니다. 아프릴리아의 최고 성적은 2003년 콜린 에드워즈의 7위였습니다. KTM은 2021년 미구엘 올리베이라가 5위로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아센 그랑프리 프리미어 클래스에서 연속 우승을 기록한 마지막 라이더는 2004년과 2005년 우승을 차지했던 발렌티노 로씨입니다. 500cc 클래스에서는 지아코모 아고스티니와 믹 두한이 각각 5년 연속 우승을 기록했습니다.

 

타이어 공급사 미쉐린

미쉐린은 슬릭 타이어를 프런트에 소프트, 미디엄, 하드 모두 좌우 대칭 컴파운드를, 리어에 소프트, 미디엄, 하드 모두 좌우 비대칭 컴파운드를 공급했으며, 레인 타이어는 프런트에 소프트, 미디엄 좌우 대칭 컴파운드를, 리어에 소프트, 미디엄 좌우 비대칭 컴파운드를 공급했습니다.​

 

좌 코너 6, 우 코너 12개로 우 코너의 비중이 크지만 코너의 특성상 타이어의 우측면이 극단적으로 빠른 마모가 있거나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때문에 프런트 컴파운드는 좌우 대칭 컴파운드로 공급되며 좌우 비대칭 리어 타이어는 우측면이 하드 합니다.

 

연습주행 & 예선

목요일 밤부터 내린 비는 금요일 오전 세션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FP1 세션은 완전한 웨트 컨디션이었고 FP2 세션은 비가 그치면서 노면이 마르기 시작했고 세션 종료 20분 전부터는 라이더들이 슬릭 타이어를 사용했습니다. 아센 서킷의 노면은 중앙부가 가장자리보다 조금 높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다른 서킷에 비해 건조 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또한 배수도 괜찮은 편에 속하는 서킷입니다. ​​하지만 완벽한 배수가 되지 않는 데다 고속 코너에 물이 고였는데 T5~T6, T13~T15가 거의 직선에 가까운 고속 코너입니다. 2013년 호르헤 로렌조가 대형 하이사이드로 쇄골 골절 부상을 당한 것도 노면에 물이 고여있었기 때문입니다.

 

라이더들도 FP1 세션은 위험하고 아무런 의미 없는 세션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세션 중 비가 더 내리면서 라이더들은 세션이 중단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레이스 디렉션은 그대로 진행시켰습니다. 미구엘 올리베이라는 “이것은 한계를 넘어섰다. FP1은 도저히 탈 수 없었다. 바이크 뒤에 있는 램프조차 식별되지 않을 정도로 물보라가 심했고 시야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잭 밀러는 다른 의견을 주었는데요, “모든 라이더는 저마다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주행을 하던 피트에 머무르든 라이더가 결정하면 된다. 매우 간단한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잭 밀러의 의견대로 라이더들이 피트에 머물렀고 레이스 디렉션도 이런 상황을 감안했기 때문에 특별히 세션을 중단하거나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사실 토요일, 일요일은 드라이 컨디션이 예상되었기 때문에 FP1 세션과 같이 웨트 컨디션에서의 주행은 이번 그랑프리에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

FP2 세션에서는 아프릴리아 레이싱의 알레익스 에스파가로가 1분 33초 452로 2위를 했지만 레이스 디렉션에 의해 슬릭 타이어로 주행한 랩 타임이 전부 취소되었는데요. 스윙암에 부착된 워터 디플렉터를 제거했어야 했지만 팀은 디플렉터를 제거하지 않았습니다. 모토GP 규정상 디플렉터 및 가드 종류는 추가 파츠로 간주되어 레인 타이어가 장착되었을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슬릭 타이어의 경우에는 추가 파츠를 제거해야 합니다. 에스파가로는 명백하게 규정을 위반하게 되었기 때문에 레인 타이어로 기록한 1분 41초 360의 랩 타임으로 결국 FP1, 2 세션에서 25위로 순위가 내려앉았습니다. 사실 에스파가로의 잘못은 조금도 없고 전적으로 팀에서 실수를 한 것입니다. ​또한 프랑코 모비델리는 레이싱 라인에서 두 번에 걸쳐 서행해 레이스에서 롱 랩 페널티를 부과 받았습니다.

 

​예선이 있는 토요일은 완벽한 드라이 컨디션이었습니다. 오전 FP3 세션에서는 아프릴리아 레이싱의 알레익스 에스파가로가 1분 32초 164로 1위를 했습니다. 금요일은 웨트, 드라이 믹스 컨디션이었기 때문에 FP3 세션은 Q2로 진출하는 중요한 세션이기도 하지만 라이더들은 드라이 컨디션에서의 타이어 선택도 해야 하는 중요한 세션이었습니다. ​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하는 FP4 세션 역시 금요일 낭비한 FP 세션으로 세팅과 적절한 타이어를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세션으로 1위를 한 파비오 쿼타라로는 주행1에서 미디엄, 미디엄, 주행2에서 미디엄, 하드 조합으로 주행했고 마지막 주행2 마지막 랩에서 1분 32초 478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32초대를 6랩 기록했는데 세션 4위를 한 알레익스 에스파가로는 피트 인 없이 19랩을 주행했고 32초대를 쿼타라로보다 많은 7랩을 기록했는데 상당히 일관적인 페이스를 보여줬으며 우승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페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카티 레노보 팀의 프란체스코 바나이아가 1분 31초 504로 2021년 매버릭 비냘레스가 기록한 통산 최고 랩타임인 1분 31초 814를 경신하면서 시즌 네 번째 폴 포지션을 차지했으며 두 경기 연속 랩타임 기록을 경신하는 괴력을 보였습니다. 두카티 라이더로는 2003년 로리스 카피로시, 2008년 케이시 스토너, 2016년 안드레아 도비지오소에 이어 네 번째 폴 포지션이었으며 2008년 케이시 스토너 이후 두 번째 우승을 목표로 하게 되었습니다.

바냐이아의 통산 10회 폴 포지션이자 올 시즌 스페인 헤레즈, 프랑스 르망, 독일 작센링에 이어 네 번째였으며 두카티는 모토GP 클래스 63회 폴 포지션인데 이 숫자는 바냐이아의 제킨 넘버 63과 같습니다. ​바냐이아는 세션을 4분 정도 남겨놓은 플라잉 랩에서 폴 랩 타임을 기록했고 예선이 남았지만 피트 인 했습니다. 마치 케이시 스토너가 전성기 때 50분의 예선 시간이 있음에도 세션 초반에 폴 랩 타임을 기록하고 나머지 시간을 피트에서 보낸 것 같은 모습을 연상케 했는데요. 그의 인터뷰에서 엄청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프란체스코 바나이아는 “더 빠르게 주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피트 인 했다. 만약 누군가가 나의 랩 타임을 경신해도 괜찮다. FP4 세션에서 올바른 작업 방식을 찾았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가장 중요한 것은 레이스에서 사용할 컴파운드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쿼타라로는 아센에서 강하고 그와 치열한 경쟁을 해왔다. FP4 세션에서 모든 랩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고 그립도 충분했고 마모도 적었다. 이런 서킷은 미사노와 같이 몇 개의 서킷에서 느끼는 것이며 개인적으로 이런 레이스를 좋아한다”고 밝혔습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이자 가장 상승세에 있는 몬스터 에너지 야마하 모토GP의 파비오 쿼타라로는 바냐이아에 0.116초 뒤지는 랩 타임으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올 시즌 그는 다섯 번째 맨 앞줄에 서게 되는 것으로 카탈루냐, 작센링 2승을 포함하여 전부 포디엄에 올랐습니다. 또한 2015년 호르헤 로렌조 이후 야마하 라이더로는 처음으로 3연승에 도전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2011년부터 아센 그랑프리에서 우승은 야마하와 혼다가 차지했는데 야마하는 홀수 해, 혼다는 짝수 해에 우승을 차지했고 2021년은 야마하의 쿼타라로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올해는 혼다 라이더 가운데 우승이 가능한 라이더가 없는데 과연 어느 제조업체가 우승을 차지할지 궁금해집니다. 쿼타라로의 페이스를 본다면 이번 아센도 가장 우승 확률이 높은 라이더입니다.

 

​YZR-M1으로 홀로 고군분투하는 쿼타라로의 능력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불리한 조건이지만 대부분의 서킷에서 M1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조종하며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또한 8대의 두카티 라이더들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레이스에서 일관성 있는 결과로 포인트 리더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파비오 쿼타라로는 “나는 그들과 싸우는데 익숙해지고 있다. 이탈리아 바이크와 싸우는 것을 좋아한다. 올해는 사실 좋은 기록으로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 지난 시즌보다 약간 더 복잡하고 어렵다. 나는 정말로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이번 예선에서도 끝나기 전에 마지막 타임 어택을 하려고 했지만 한계를 넘었기 때문에 2위에도 만족하고 있다. 아센 서킷은 작센링, 카탈루냐와는 다른 서킷이고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같지만 타이어 마모가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고 말했습니다.

프리마 프라막 레이싱의 호르헤 마틴은 3위로 올 시즌 다섯 번째로 맨 앞줄에 서게 되었습니다. 두카티 팩토리 라이더로 가장 유력했지만 너무 많은 전도 리타이어로 인해 아직 그의 계약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재능은 뛰어나고 그가 빠르다는 것은 이미 입증되었습니다. 지난 미국 오스틴 이후 오랜만에 맨 앞줄에 서게 된 마틴은 자신의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합니다. 호르헤 마틴은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아직 개선할 부분이 남아 있다. 레이스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포디엄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FP4 세션을 보면 바냐이아와 쿼타라로의 레이스 페이스가 0.1초 정도 빨라서 출발만 좋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프런트 그립에 대한 자신감도 다시 살아나고 있고 아센에서는 좀 더 편한 라이딩이 가능하다. 여름 휴식기를 앞둔 그랑프리이기 때문에 모두 체력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 육체적으로 힘든 서킷을 선호하고 체력에 자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유리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두카티 레노보 팀의 잭 밀러는 Q2 세션 T5 탈출하는 구간 레이싱 라인에서 서행해 뒤따라 주행하던 매버릭 비냘레스와 추돌할 뻔했습니다. FIM 운영진은 밀러에게 롱 랩 페널티를 부과했고 그는 지난 작센링에 이어 두 번 연속 롱 랩 페널티를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신 때문에 랩 타임에 손해를 보게 된 비냘레스에게 직접 가서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렙솔 혼다 팀의 폴 에스파가로는 지난 작센링 FP1 세션 하이사이드 전도로 인한 부상으로 금요일 FP2 세션까지만 주행하고 토요일 아센 그랑프리 참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레이스

기온 22℃, 노면 온도 20℃의 드라이 컨디션에서 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미쉐린 슬릭 타이어는 프런트 소프트 컴파운드 5명, 나머지 19명은 미디엄, 리어의 경우 소프트와 하드 컴파운드 두 가지로 선택이 갈렸는데 8명은 소프트, 나머지 16명은 하드 컴파운드를 선택했습니다.

 

아센 서킷은 모토GP의 역사적이고 전설적인 대표적인 서킷이며 상징성이 있는 곳입니다. 서킷 자체가 역사의 산물이기도 한 아센의 일요일 관중은 무려 10만 4,224명이었습니다. 프랑스 르망의 경우 레이스 주간 3일간 22만 5,000여 명이었고 일요일 11만여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센 서킷은 관중석이 다른 서킷에 비해 상당히 두드러져 보이는 특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코너부터 T1까지 길게 연결되어 있는 관중석이 이런 영향을 주며 코너 곳곳에 있는 관중석도 화면에 뚜렷이 보입니다. 르망보다 일요일 관중은 조금 더 적었지만 화면에 보이는 관중은 훨씬 더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019년 아센 서킷에서 촬영을 하면서 관중석의 팬들에 압도되는 느낌이 있었는데 3년이 지나서 다시 보니 감회가 조금 새로웠고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2019년만 하더라도 관중석에는 무겔로 서킷 못지않게 노란색 연기가 자욱하게 흩날렸지만 이번 그랑프리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웠습니다. 사실 ‘노란 연기가 별거 있겠어?’라고 생각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흥분도를 높이는 엄청난 효과가 있고 관중뿐 아니라 라이더, 팀 관계자 할 것 없이 비슷한 느낌을 받습니다. COVID-19로 인해 저렇게 많은 모토GP 팬들이 현장을 찾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많은 관심과 열기 속에 모토GP가 시작되었습니다. 두카티 레노보 팀의 프란체스코 바나이아는 T1에서 홀샷을 기록하며 단 한 번의 추월도 허용하지 않으며 시즌 3승째를 기록했습니다. 모토GP 클래스 통산 9회 우승과 함께 챔피언십 포인트는 6위에서 4위로 올랐습니다.

 

레이스 초반부터 조금씩 격차를 벌여나간 바냐이아는 큰 격차는 아니지만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습니다. 또한 2008년 케이시 스토너 이후 두카티 라이더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입니다. 그는 올 시즌 예선에서 네 번의 폴 포지션과 2위 1회, 3위 1회로 페이스는 상당히 좋았고 서킷의 통산 랩타임 기록를 경신하면서 압도적인 속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리타이어가 네 번이나 있었고 최근 네 번의 그랑프리에서 세 번이나 챔피언십 포인트를 획득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에 챔피언십에서 6위에 머물렀고 지난 작센링에서 전도로 리타이어 했을 때에는 시즌 월드 챔피언 경쟁에서 완전히 멀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그랑프리는 바냐이아의 도약은 있었지만 여전히 선두 경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레이스의 내용은 드라마틱 했고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냐이아 본인이 느끼는 부담감 역시 굉장히 컸습니다. 프란체스코 바나이아는 “오늘은 레이스만 끝내면 된다고 했지만 이겨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챔피언십 포인트를 조금이라도 회복하려고 했다. 솔직히 너무 즐겁고 특별한 레이스였다. 좋은 출발을 했고 첫 코너에서도 공격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은 항상 큰 도움이 되지만 오늘은 전도할까 두려웠다. 나는 빠르다는 것을 알았고 또한 올바른 방식으로 일하면서 우승 또는 포디엄을 위해 싸울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카탈루냐와 작센링에서는 실수가 있었고 운이 좋을 때도 있지만 이번에는 속도가 있었기 때문에 수월했다. 두 번의 실수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비가 조금 내렸지만 최선을 위해 관리하려고 했다. 페이스를 조절하고 싶었지만 뒤에서 오는 베제치 때문에 쉽지 않았다. 당시 상황에서 그 이상 밀어붙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실수하기 쉬웠고 노면이 더 젖어 더 미끄럽다고 생각했지만 베제치의 속도를 보니 거의 건조하다는 것을 알고 자신감을 얻었다. 오늘은 완벽한 하루였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습니다.

 

무니 VR46 레이싱 팀의 마르코 베제치는 루키이지만 최근 엄청난 적응력과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바냐이아에 불과 0.444초 차이로 모토GP 클래스 첫 포디엄에 올랐습니다. 상위 다섯 명의 라이더 가운데 유일하게 리어 소프트 컴파운드를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사실 베제끼는 미디엄 컴파운드에 대한 믿음이 없었고 하드 컴파운드로는 부담이 있었기 때문에 소프트 컴파운드를 선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소프트 컴파운드를 선택하면서도 어떤 결정이 옳은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루키로서 겪는 경험의 문제였습니다.

VR46 아카데미 출신의 베제끼는 모토3 클래스부터 주목받아왔으며 상당히 급성장하는 라이더입니다. 주목받고 재능 있는 라이더였지만 이렇게 빨리 데스모세디치에 적응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는 레이스가 끝나고 발렌티노 로씨의 깃발을 흔들었는데요. 당연히 자신을 훈련시킨 발렌티노 로씨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퍼포먼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이유도 있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그 깃발은 페코 바냐이아를 위해 준비한 깃발인데 베제끼가 먼저 선점했다고 합니다.

 

마르코 베제치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다. 내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열심히 달렸고 환상적이었다. 비가 조금 내리기 시작할 때 바냐이아가 속도를 늦추지 않는 것을 보고 저도 그에 맞춰 주행했고 포디엄에 오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센에서 행복함을 느꼈고 코너에서는 기분이 좋았지만 강한 브레이킹이 있는 곳은 여전히 완벽하지 못했다. 더 강한 브레이킹을 위해서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이렇게 빨리 포디엄에 오를 줄은 몰랐다. 앞으로 나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선을 다하고 기회가 있을 때 활용하는 것이다. 신인으로서 우여곡절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많이 배우며 더 빨라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발렌티노 로씨에게 감사의 표시를 꼭 하고 싶었다. 깃발은 커미셔너가 바냐이아에게 주려고 준비했던 것 같은데 그가 팬들에게 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가졌다. 정말 환상적이었고 로씨와 VR46 아카데미 전체가 놀라운 일을 해냈다. 로씨가 없었다면 나도 여기 없었을 것이다. 제가 14세 때 제가 VR46 아카데미를 통해 교육을 받았고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아프릴리아 레이싱의 매버릭 비냘레스는 이적 후 처음이자 17경기만에 포디엄에 올랐습니다. 비냘레스는 RS-GP에 적응하는 기간을 거쳤고 최근 그랑프리에서 팀 메이트인 에스파가로와 함께 좋은 페이스를 보여줬습니다. 2021년 아센에서 2위, 2019년은 우승을 차지했고 2018년에도 3위를 할 정도로 M1의 장점과 그의 재능으로 아센은 그에게 좋은 결과를 주는 서킷입니다. 현재 알레익스 에스파가로는 우연하게 잘하는 것이 아니라 RS-GP의 성능과 함께 바이크를 완벽하게 다룰 줄 알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비냘레스까지 에스파가로와 비슷한 페이스를 보여준다면 두카티 팩토리 팀을 가장 위협할 팩토리 팀이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미 RS-GP의 성능은 입증되었고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에 비냘레스만 제대로 적응한다면 모토GP 판이 한 번 크게 흔들릴 겁니다.

 

매버릭 비냘레스는 “아프릴리아 뿐 아니라 알레익스 에스파가로에게도 감사한다. 그는 내가 아프릴리아로 오도록 설득했고 큰 도움을 준 첫 번째 사람이었다. 아프릴리아는 정말 놀라운 일을 하고 있고 우리는 승리를 갈망하는 그룹의 전신으로 함께 열심히 일하고 있다. 피아지오 그룹 전체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들은 나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뢰하고 있고 항상 100% 이상을 서포트하고 있다. 이번 레이스는 힘든 레이스였다. 지난 작센링에서 내가 포디엄을 위해 싸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오전 웜 업 세션에서 그 느낌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우리의 잠재력은 매우 높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훌륭한 그룹이 있고 그들은 나를 신뢰하고 밀어준다. 아프릴리아에 와서 적응 기간도 필요했지만 정말 많이 노력했다. 페이스가 좋아도 뒤에서 레이스를 시작하면 결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웠다. 예선에서의 랩 타임 향상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출발이 좋으면 속도를 내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현재 모토GP의 바이크 성능이 평준화되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차이를 내야 한다. 현재로는 신품 타이어를 사용하면 속도가 떨어진다. 이 부분을 개선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저는 이번 아센 그랑프리의 주인공은 우승을 차지한 바냐이아가 아니라 4위를 한 알레익스 에스파가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에스파가로의 FP4 세션 페이스는 가장 좋았고 예선에서는 마지막 두 번의 타임 어택에서 황색기 때문에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5위에 머물렀던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폴 포지션도 가능한 페이스였습니다. 우선 파비오 쿼타라로가 T5에서 안쪽으로 추월을 시도했을 때 그는 이미 알고 있었고 쿼타라로가 전도하면서 대처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의 그런 대처는 경험이 없이는 결코 하기 어려운 순간적인 판단이었습니다. 그다음 당황하지 않고 자갈밭을 무사히 빠져나왔을 때 그의 순위는 15위로 떨어져 있었고 전도한 쿼타라로와는 챔피언십 포인트가 33점 차이였습니다. 뒤집어지지 않을 점수 차이는 아니지만 페이스라는 것이 한 번 밀리면 다시 회복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최연장자 라이더인 에스파가로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접촉으로 아웃한 랩에서는 1분 41분 080을 기록했고 레이스 페이스 랩 타임으로 본다면 무려 9초 정도 느린 랩 타임이었습니다. 다음 랩에서 32초대를 기록했고 26랩 가운데 무려 19랩에서 32초대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접촉 이후 6랩부터는 17랩에서 32초대를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를 무섭게 끌어올렸습니다. 우승을 차지한 바냐이아의 레이스 랩 타임은 40분 25초 205였으며 에스파가로의 랩 타임은 바냐이아와 불과 2.585초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계산하면 에스파가로가 손해 본 9초를 제외하면 오히려 바냐이아보다 6초 정도 더 빠르게 체커기를 받아야 했던 것입니다.

전체 기록을 보더라도 에스파가로는 매 랩 타임이 바냐이아보다 빠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레이스 최고 랩타임 역시 에스파가로의 1분 32초 504입니다. 정말 무서운 페이스의 에스파가로는 마지막 랩 마지막 시케인에서 잭 밀러와 브라드 빈더를 한 번에 추월하며 결국 4위로 체커기를 받으며 챔피언십 포인트 13점을 추가, 쿼타라로와의 격차를 33점에서 21점으로 줄였습니다.

 

이번 에스파가로의 4위는 여러모로 챔피언십을 알 수 없는 흥미진진한 경쟁 속으로 넣어버렸습니다. 만약 에스파가로가 함께 전도했으면 에스파가로의 챔피언십 포인트는 138점으로 쿼타라로와는 34점이 차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아홉 번의 그랑프리가 남아있는 시점에서 34점은 상당히 뒤집기 부담스러운 격차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쿼타라로가 한 번만 전도하더라도 완전히 접전이 되는 포인트까지 좁혔다는 것입니다. 사실 바냐이아가 지난해 후반기에 보여준 페이스는 엄청났었고 그런 페이스라면 바냐이아와 쿼타라로의 격차인 66점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쿼타라로가 강한 라이더라는 것은 전도가 거의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어제는 쿼타라로가 두 번이나 같은 코너에서 전도했지만 그의 레이스 인생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고 올 시즌 첫 전도 리타이어였기 때문에 그의 실수를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입니다. 후반기 라이더들이 어떤 페이스를 가지고 그랑프리를 펼쳐나갈지 모르겠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쿼타라로와 에스파가로 야마하와 아프릴리아의 치열한 타이틀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전반기 마지막 그랑프리에서 에스파가로의 질주는 100점이었고 챔피언십을 더 치열한 상황으로 만든 것은 더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알레익스 에스파가로는 “이번 그랑프리 예선에서는 나의 페이스가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우승을 하지 못했고 쿼타라로가 레이스가 끝나고 바로 사과를 했다. 만약 그와의 접촉이 없었다면 우승은 나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레이스에서 이런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좋은 주행을 했다는 것을 알고 이런 긍정적인 감정으로 주말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나는 머릿속에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달렸다. 왜냐하면 접촉이 있던 순간 순위가 15위로 밀렸고 그대로 체커기를 받으면 챔피언십은 1점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더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마지막 코너에서의 추월은 매핑을 바꿨고 코너 속도에 집중했고 제대로 작동했다. 다른 바이크보다 20km/h 정도는 더 빠른 것 같았다. 브라드 빈더가 코너에서 강하게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더 강한 브레이킹을 시도했고 만족스러운 추월이 되었다. 사실 쿼타라로의 접촉으로 순위가 밀렸을 때는 분노도 있었다. 왜냐하면 절대적으로 잘하고 싶었고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바로 평정심을 되찾고 주행에 집중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속도를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프릴리아 가족들께 감사드리며 팀 메이트 비냘레스의 아프릴리아 첫 포디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습니다.

파비오 쿼타라로는 에스파가로의 인 코너에 조금의 공간이 있다고 판단했고 조금 강하게 브레이킹을 하면서 로우 사이드로 첫 번째 전도 후 피트 인 했고 두 번째 레이스에 재개해서 다시 같은 코너에서 하이사이드로 전도했는데 쿼타라로는 트랙션 컨트롤 센서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FIM 모토GP 운영위원회는 에스파가로의 레이스에 심각한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하여 다음 그랑프리인 영국 실버스톤 그랑프리에서 레이스에서 롱 랩 페널티를 부과했습니다.

 

후반기 그랑프리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더 치열한 경쟁이 될 것입니다. 쿼타라로의 롱 랩 페널티로 에스파가로는 격차를 더 좁힐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선두 경쟁은 없었지만 정말 드라마틱 했고 에스파가로의 대역전극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다음 그랑프리는 여름 휴식기가 끝난 영국 실버스톤에서 개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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