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2.3 금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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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화끈한 BMW의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BMW M 50주년 기념 행사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가 수두룩한 자동차 시장에서 50년의 역사면 ‘좀 했네?’ 정도로 받아들여지겠지만, 일반적인 브랜드와는 다른, 조금은 특별한 브랜드기 때문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이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했다.

BMW 3.0 CSL

3.0 CSL 레이스카 제작을 위해 만들어진 M 브랜드는 1978년 M1을 시작으로 독자적인 모델을 제작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M3, M5 등으로 이어지는 M 하이 퍼포먼스(고성능) 모델, 그리고 일반 BMW 모델과 M 하이 퍼포먼스 모델 사이에 위치하는 M 퍼포먼스 모델 등의 제작에도 관여하고 있으며, 기존 모델의 드레스업 및 성능 향상을 위한 M 퍼포먼스 파츠 등을 개발, 제작하고 있다.

이런 M 브랜드가 50주년을 맞았으니 축하를 위해 BMW 드라이빙 센터를 찾았다. 입구에 자리했던 키드니 그릴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M 브랜드 5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로고로 바뀌어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BMW 드라이빙 센터 내부의 메인 전시장에도 M8을 비롯해 M의 이름을 달고 있는 여러 제품들이 늘어서 BMW와는 다른 특별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M5 50주년 기념모델

50살을 맞이한 M 브랜드의 생일 축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은 가장 M 브랜드다운 방법을 선택했다. 바로 트랙에서 M의 성능을 보여주는 것. 생일 축하를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통해 M 제품들의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가장 먼저 M2와 함께 드리프트 체험에 나섰다.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참가했지만 아직까지도 제대로 성공하지 못한 고난도의 프로그램이다. 우선 드리프트의 기본인 ‘오버 스티어(차체가 조향각보다 더 크게 회전하는 것)’부터 차근차근 경험해나가기 시작했다. 물이 뿌려지는 전용 연습장에서 변속기를 2단에 맞춰놓고 30km/h의 속도로 원을 그리며 달리는 것이 시작이다. 그러다 강하게 가속 페달을 밟아주면 뒷바퀴가 크게 미끄러지며 차량 후미가 조향하는 방향으로 회전하는데 이것이 오버스티어다. 여기서 차가 미끄러지는 순간에 재빨리 반대방향으로 스티어링 휠을 꺾어주는 ‘카운터 스티어링’과 동시에 가속 페달을 떼면 드리프트가 된다. 물론 여기까지는 인스트럭터가 알려준 드리프트의 이론인데, 문제는 이 타이밍을 잡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 그래도 여러 번의 시도 중 한두 번 정도는 성공하며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는 감은 오지만, 이걸 연속적으로 이어가는 건 어림도 없다. 분명 시범 주행도 봤고, 인스트럭터 차량에 동승해보기도 했지만 단시간 연습으로는 어림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시도는 해볼 수 있는 건 410마력에 달하는 강력한 심장을 품고 있는 M2이기 때문에 뒷바퀴를 쉽게 미끄러뜨릴 수 있기 때문. 다음엔 꼭 성공시키겠다는 마음으로 다음 코스로 넘어간다.

이번엔 슬라럼. M 시리즈의 베이스가 되는 모델 중 BMW의 슬로건 ‘순수한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가장 잘 어울리는 320i이다. 왜 M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슬라럼 자체가 좁은 공간 안에 고무콘 등을 늘어놓고 규칙에 맞춰 콘을 건드리지 않고 달리는 경기라 꼭 고성능 모델이 아니어도 되고, 성능보다는 정확한 제동과 가속, 조향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도 차량의 기본 성능을 보여줄 수 있어 많은 브랜드의 시승행사에서 단골손님처럼 등장한다.

인스트럭터의 뒤를 따라 코스를 한 바퀴 돌아본 후 본격적인 슬라럼 주행을 시작했다. 슬라럼 주행은 급격한 방향전환이 많지만,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리듬을 타듯이 주행하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다. 그동안의 경험들로 요령이 생겨서인지 첫 번째 연습은 27초대를 기록했지만, 첫 번째 기록 측정 주행에서는 26초대, 그리고 마지막 주행은 25초 92로, 순위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매 주행마다 1초씩 앞당기며 나아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헤어핀 코너와 같은 급격한 방향 전환 때 진입 전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사용해 최대한 언더스티어가 나지 않게 한 덕분이다. 언더스티어가 나게 되면 320i에 탑재된 DSC와 같은 안전장치들이 개입하며 출력을 제한하는데 그만큼 기록을 깎아먹는 요인이기 때문.

M135i

몸풀이가 끝났으니 이번엔 BMW 드라이빙 센터 내의 트랙 주행이다. 첫 번째 주행은 M 퍼포먼스 모델과 함께 한다. M135i와 M235i가 마련돼 뭘 탈까 잠시 고민하다 짧은 휠베이스로 코너링에서 좋은 움직임이 기대되는 해치백 스타일의 M135i를 택했다. 인스트럭터의 뒤를 따라 워밍업 주행 후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레이스가 아니니 무리할 필요는 없지만, 재밌게 달리려면 앞차와의 간격을 잘 유지해야 하는 점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최대한의 집중력으로 인스트럭터 뒤를 바짝 쫓아 달리며 최대한 같은 라인을 달리기 위해 애써본다. 특히 모터사이클로 트랙을 달릴 때는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연석을 자동차로 주행할 때는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자 주행이 훨씬 자연스럽고 편해진다.

XM 콘셉트 모델. 전체적인 형태에선 동일하지만 양산형은 도어 트림과 그릴의 검정색 가니시가 금색으로 바뀌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오후 햇살을 받으며 트랙을 달리고 나서는 조금 특별한 시간이 예정되어 있었다. 이 특별한 시간에 참여하려면 모든 전자기기를 맡겨놓고 감지기로 한 번 더 검사하는 엄격한 보안 통제를 거쳐야 한다. 복잡한 절차를 거친 후에 만난 모델은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XM이다. 콘셉트 XM을 통해 이미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바 있고, 양산 모델은 위장막이 가려진 채로 등장했는데, 그 위장막마저 걷어낸 실물이 무대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조수석 쪽 크래시 패드가 돌출되어 있다

뚝심 있게 이어가는 대형 키드니 그릴은 라이트만 빛날 때는 돼지가 연상되기도 했지만, 조명이 켜지고 나니 의외로 XM의 거대한 차체와 잘 어우러지는 모습이다. 차체 전반은 직선과 평면으로 각지게 다듬어져 그동안과의 BMW SUV와는 다른 느낌의 박력을 보여준다. 그릴과 창문 주변에는 금색으로 가니시를 둘렀는데,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실내 공간은 이미 공개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대형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감싸고 있는 운전석, 그리고 크래시 패드가 돌출된 조수석, 고급감을 높인 뒷좌석 등은 기존 X 시리즈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평면적인 느낌으로 구성되던 천장을 입체감을 높인 형태로 구성한 점이 이채로웠다.

머플러를 상하로 배치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파워트레인은 V8 트윈터보 가솔린엔진에 전기모터를 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전기모드로도 80km 주행이 가능하며 이날 등장할 때도 전기모드를 이용해 무대 앞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차량에서 의외라고 느낀 부분은 트렁크로, 바닥면이 상당히 높아 키가 작은 사람들은 화물을 싣고 내리는데 조금 불편할 듯 한데, 이 점은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탑재와 함께 오프로드 주행 시 탈출각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는 앞뒤 모두 23인치이며, 후면 중앙에 장착되던 BMW 로고가 후면 창 상단 좌우에 레이저 각인으로 바뀐 점도 기존과는 다른 부분. 실제 양산에 들어가면 달라지는 점들은 있겠으나, 기본 형태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생각할 때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는 박력 넘치는 디자인의 SUV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내년 출시 예정이며, 곧 BMW 본사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위장막을 걷어낸 모습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M 50주년을 기념해 한국 시장을 찾은 특별한 손님도 만났고, 이제 다시 달릴 차례다. 아까는 M 퍼포먼스 모델과 함께 달렸다면, 이번엔 진정한 M의 이름을 달고 있는 M3와 M4를 타고 아까와 같은 코스를 달리기 시작했다. M 퍼포먼스 모델도 성능이 부족하지 않은데, M3나 M4는 성능이 차고 넘치는 느낌이다. 파워가 여유있으니 메인 스트레이트에서의 가속이 확 달라져 코너 진입 전 160~170km/h까지 확인했던 최고속도가 200km/h까지 늘어난다. 코너를 돌아나가며 가속 페달을 서서히 밟아주자 넘치는 파워에 차량 후미가 미끄러질 듯이 움찔거린다. 그래도 안전 기능들이 잡아주는 덕분에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다. 해질 무렵 시작한 M과의 드라이빙은 해가 지고도 이어졌는데, 야간 트랙 주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스릴과 긴장감, 그리고 어둠 속 빛나는 앞차의 테일라이트를 바라보며 달리는 건 특별한 맛이 있다.

고속 주행 시 장애물을 회피하는 상황을 가정한 더블 레인 체인지 프로그램. 빠른 판단과 조작이 중요하다

서킷 주행을 마치고 마지막 세션은 더블 레인 체인지로, 고속 주행 상황에서 만날 수 있는 갑작스런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 차선을 연속적으로 변경하는 것을 체험해보는 것이다. 내려서 걸어보니 상당한 거리지만, 문제는 달리는 속도가 높아 빠른 판단과 조작으로 좌우 한쪽을 골라 회피 조작을 연속으로 해야 한다. 첫 번째는 판단이 늦어 제대로 차선 변경을 하지 못했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는 확실히 어디로, 언제부터 조작할지를 정확하게 숙지하고 시도하니 깔끔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여기서 자만심이 생겼던 것일까, 마지막 시도에선 지정해준 80km/h의 속도를 넘겨 시도했더니 웬걸, 차량 후미가 크게 미끄러지며 고무콘을 두어 개 날려버리고 말았다. 체험에 사용된 320i에 주행보조 기능이나 안전 기능이 충실하게 갖춰져 있지만 제어할 수 있는 속도를 넘어서면 무용지물이라는 것. 즉 과속은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음을 체감하고 안전거리, 안전속도를 지켜 운전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것으로 이날의 모든 행사를 마쳤다.

BMW의 M 브랜드는 모터스포츠를 위해 탄생한 브랜드지만, 지금은 BMW의 고성능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상징이 됐다. 그런 M의 50주년인 만큼 가장 잘 어울리는 드라이빙 체험을 통한 색다른 생일 축하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물론 전동화의 시대에서 그동안과의 M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그래도 ‘고성능’이라는 변하지 않는 특징을 60주년, 70주년에도 계속해서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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