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7 수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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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과도기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면, 볼보 XC60 리차지

친환경을 목표로 정부의 전동화 정책이 가속화됨에 따라 자동차 브랜드들도 이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물론 현 상황에서 최적의 제품이 전기차임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문제는 판매량에 인프라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 특히 충전소의 숫자나 충전에 걸리는 시간으로 인해 전기차를 선택하지 않는 숫자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친환경을 위한 발걸음을 늦출 수는 없다. 여기에 적절한 타협이 필요한데, 볼보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친환경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선보여온 볼보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제품들을 선보여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충전 플러그 외엔 차이점 찾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 선보인 PHEV 제품들은 별도의 제품군을 형성하는 것이 아닌, 기존 제품들, 세단의 S, SUV의 XC 등에 추가되는 형태인데, 구분을 주기 위해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이름 뒤에 ‘리차지’가 붙는다. 당연하지만 플러그를 꽂아 충전할 수도 있으니 이런 이름을 덧붙인 것. 외관상으로 차이는 딱 하나, 차량 왼쪽편에 더해진 충전구로, 5핀 커넥터를 연결해 충전할 수 있다.

소비자의 의견을 빠르게 반영한 점은 칭찬받아야 한다

실내에서는 소소한 변화가 있다. 운전 중 음악을 재생했을 때 어떤 음악이 재생되는지를 알려면 화면을 전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볼보 개발진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담당한 SKT가 함께 협력해 팝업 형태로 재생 중인 음악에 대한 제목을 간단하게 표시하도록 했다. 소비자들의 불편함에 대한 빠른 피드백을 제공하는 볼보자동차코리아의 태도는 다른 브랜드들에서도 본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의 편리함은 긴 말이 필요없다. 특히 ‘누구(NUGU)’를 탑재해 ‘아리아’를 호출,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공조장치 등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 중에 시야를 뺐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다. 내비게이션 경로 안내는 물론이고 에어컨 풍량 조절이나 온도 조절, 열선/통풍 시트 조절을 음성 명령으로 직접 해보면 편리함에 중독될 것이다. 시승 출발에 앞서 열려있는 창문을 닫기 위해 음성 명령을 내렸더니 옆에 있던 담당자가 그 기능은 막아두었다고 설명한다. 이유는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만큼 아이들이 기능을 사용하다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런 이유에서라면 사용하지 못해도 얼마든지 납득할 수 있다.

XC60 B6

갈 때는 먼저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인 XC60 B6에 올랐다. B는 하이브리드를 뜻하고, 뒤의 숫자는 출력을 의미하는데, 숫자에 50을 곱한 300이 이 차의 출력이다. 시내 주행이 싫어 덜 답답한 북악 스카이웨이를 올랐는데, 오르막 구간을 달리는 내내 힘이 부족함을 느낄 일이 전혀 없다. SUV라서 코너에서 좌우로 흔들림은 있지만, 빠르게 자세를 바로잡고 다음 코너로 머리를 돌려나가는 민첩함도 갖추고 있어 스포티한 주행도 충분히 소화한다.

그렇게 산길을 달려 자동차 전용도로에 올랐더니 평일 낮인데도 정체가 상당하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답답한 상황에 조금이라도 편해지기 위해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사용하기로 했다. 여러 주행 보조 기능과 안전 기능이 있지만 일단 당장 급한 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다. 기능 작동이나 조절 모두 다른 브랜드들과 비슷하게 구성해놓은 덕분에 금방 기능을 켜 편해질 수 있다. 타 브랜드와 차이가 있는 부분은 속도 조절인데, 짧게 누르면 1km/h 단위로 속도가 조절되는 것과 달리 볼보는 짧게 누르면 5km/h 단위로 조절되고 길게 눌러야 1km/h로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성격 급한 한국 사람들에게는 이쪽이 더 좋을지도.

XC60 T8 리차지. 앞 모델과 외관에서의 차이가 거의 없다

그렇게 정체를 뚫고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PHEV를 시승할 차례. 시승차는 마찬가지로 XC60인 것은 똑같지만, 이름 뒤에 ‘T8 AWD 리차지’가 덧붙는다. ‘T’는 PHEV, ‘8’은 50을 곱해 시스템 총 출력 400마력…이어야 하는데 T8만 공식에서 벗어나 시스템 총 출력이 455마력이다. 그리고 ‘리차지’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플러그로 충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실내외 대부분 동일하지만, 계기판에 배터리 잔량과 효율성 안내가 표시되는 것과 별도의 전기 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센터 스크린에서 차량 설정으로 이동하면 효율 중심(Pure)으로 주행할지, 아니면 성능 중심(Power)으로 운행할지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예상하듯이 성능 중심은 최대한의 성능을 위해 엔진과 전기모터를 모두 작동시키는 쪽이고, 효율 중심은 전기모터 위주로 구동해 엔진 작동을 최소화한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도 회생제동 등으로 배터리가 조금씩은 충전되지만 그 양이 그리 크지 않은데, 조금 더 효율성을 높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엔진을 전력 보충용으로만 사용하는 충전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고, SUV의 특성에 맞춘 오프로드 모드도 마련돼있다.

출발 전 계기판에 표시된 전기모드 주행가능 거리는 33km, 목적지까지 약 25km 전후이니 엔진을 작동시키지 않고도 정말 도착까지 갈 수 있을지 확인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행 모드를 효율 중심으로 세팅하고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목적지까지 올때는 내내 엔진이 움직였는데, PHEV의 전기모드는 전기차와 똑같다. 차이라고 하면 배터리 용량 차이로 인해 주행가능거리가 짧다는 정도일까. 짧은 것도 ‘전기차’에 비해 짧은 것일 뿐 인증받은 주행거리만도 57km에 달하니 출퇴근 거리가 범위 내인 사용자들이라면 전기차랑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조금 우려됐던 부분은 시내를 통과해 전용도로에 들어설 때다. 아무래도 시내보다는 좀 더 속도를 내야해서 엔진이 작동하지 않을까 생각됐는데, 막상 달리기 시작해 제한속도인 80km/h 전후에서도 엔진은 미동도 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엔진이 조용한 만큼 노면 소음이 조금 두드러지지만, 기본적인 방음 대책이 잘 갖춰져 있어 크게 신경쓰지 않고 주행할 수 있다. ‘아리아’를 불러 최신 유행곡을 틀어놓고 느긋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엔진 소리를 덮기 위해 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되니 귀가 편하다.

성능과 효율 어디에 초점을 두는지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되어 있다

마지막 난관은 서울 북부 도심을 동서로 관통하는 6번 국도를 통과해 종로를 지나는 일이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이라고는 해도 기본적으로 다니는 차량의 수가 많은 구간이고 신호도 많아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일단 동부간선도로에서 빠져나왔을때의 거리는 20km 정도. 목적지까지 도착하는데 일단 무리없다는 뜻이니 가보기로 했다. 주행 모드를 효율 중심으로 맞춘 것 외에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특별하게 노력한 건 없다. 날이 유독 더웠던지라 에어컨과 통풍시트를 틀어놓았고, 음악도 틀어져 있는 상태다. 흐름에 맞춰 달리며 가다 서다를 유독 반복하게 되는 구간이라 도전에 실패하는 건 염려되지만, 그래도 도로 한가운데 멈춰설 염려가 없다는 것이 PHEV의 매력이니 말이다.

T8 모델의 엔진룸. 고전압용 전선이 눈에 띈다

전기차들 중 많은 수가 정차 후 출발을 위해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아줘야만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에 불만을 갖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원 페달 드라이빙이 더 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연기관 위주로 오래 운전하다보니 비슷한 주행 감각을 갖는 차를 더 선호하게 된다. 볼보 PHEV 모델에는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원페달 드라이빙 기능과 함께 ‘크립’ 기능을 더해놨다. 크립이란 쉽게 브레이크에서 발을 뗐을 때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기능이라 보면 된다. 별 것 아니지만 내연기관차과 전기차의 구조가 다르다보니 구현하지 않은 브랜드들이 많은데, 이런 소소한 기능들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간의 이질감을 줄여 전동화의 속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위는 출발 당시, 아래는 도착 후 계기판. 가솔린 주행거리는 동일하지만 배터리 주행거리는 딱 달린 만큼 줄어들었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드디어 출발지로 되돌아왔다. 총 주행거리 21.7km에 남은 주행거리는 11km로 출발 전 잔여 주행거리와 계산하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수치다. 출발 전 가솔린 주행가능거리는 570km였는데 도착 후에도 여전히 570km. 단 한번의 엔진 작동도 없이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했다. 도전 성공이다.

2종 저공해 자동차이기 때문에 공영주차장과 혼잡통행료, 공항 주차장 등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동화의 목표인 친환경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전기차의 단점들은 이러한 목표로 향하는 발걸음을 막는 장애물이다. 이상과 현실이 충돌한다면 그 중간쯤에서 적절하게 타협하면 되는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좋은 답안이 될 것이다. 다만 가격이 B6 모델 대비 1,370만 원 높은 건 아쉬운 부분인데, 배터리와 모터가 그만큼 더 추가되니 어쩔 수 없는 부분. 그래도 친환경 2종으로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고 평일 출퇴근 정도는 전기로 해결할 수 있어 요즘같은 고유가 시대에 부담을 크게 줄여줄 수 있으니 수입차를 고민하고 있다면 볼보 리차지 모델들이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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