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7 수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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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아드레날린의 향연이 펼쳐진다,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2

브랜드마다 특색이 담긴 행사로 브랜드의 성격을 보여주는 다양한 행사들을 개최해 고객들의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 포르쉐는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기종을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해당 국가에 출시된 차량은 물론이고 출시되지 않아 고객들이 만나지 못했던 차량도 본사에서 시승차를 공수해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행사다. 매년 개최되던 이 행사가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개최되지 못했는데, 드디어 지난 5월 19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포르쉐 월드 로드쇼(PWRS) 2022’가 개최되어 행사장을 찾았다.

타이칸 GTS

현장에 도착하니 시승을 위해 마련된 차량만도 20여 대가 넘는 상당한 규모의 행사었다. 그중에는 독일 번호판이 그대로 붙은 차량들도 여럿 보여 포르쉐 본사에서 운영하는 행사인 만큼 차원이 다른 클래스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 PWRS 2022의 핵심 키워드는 ‘GTS’로, 타이칸 GTS 출시에 맞춰 포르쉐의 다양한 GTS 모델을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718 스파이더

간단한 행사와 차량 소개 후 본격적인 시승을 시작했다. 첫 번째로 경험할 모델은 911과 718과 같은 포르쉐의 대표 스포츠카들이다. 가장 먼저 오른 모델은 ‘718 스파이더’로, 첨단화되고 있는 911에 비해 성능은 부족하지만, 날것 그대로의 느낌을 경험할 수 있고 오히려 낮은 성능 덕분에 다루기 쉬워 기자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모델이다. 본사에서 파견된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차량을 따라 코스에 들어섰다. 여러 차례 달려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지만, 초심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최적의 라인을 그릴 수 있도록 곳곳에 고무콘을 세워놓아 안전하면서도 재밌는 주행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이전에도 경험해봤던 718은 확실히 원초적인 면을 느낄 수 있어 순식간에 주행에 몰입하게 된다. 주행에서 최신 911과의 가장 큰 차이는 리어 휠 스티어링의 유무라고 할 수 있는데, 물론 있는 쪽이 코너 공략에선 더 빠른 속도를 기대할 수 있지만, 원래 알던 움직임과 크게 달라져 약간은 어색하기도 하다. 물론 취향의 차이겠지만, 맛집을 찾을 때도 원조를 선호하는 것처럼 덜 민첩하더라도 오리지널의 느낌이 살아있는 쪽이 마음에 든다.

한 바퀴를 다 돌고 메인 스트레이트에 앞서 마음을 가다듬는데 피트로 돌아갈 것이라는 무전이 들려온다. 워낙 체험할 차량도 많고, 시간도 한정돼 있는터라 모든 체험이 다 한 바퀴씩만 진행된다는 것.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짧게 타고 끝내야 하나 아쉬움이 남았는데, 이날 행사 내내 쉬는 시간 없이 계속해서 트랙을 달려야 했다. 멀미 날 때까지 트랙을 달리게 될 것이라던 경험자의 조언이 농담이라 생각했는데 진짜였을 줄은 그때까진 몰랐다.

911 카레라 GTS 쿠페

동승자와 교대 후 한 바퀴를 더 돌고 다음 차로 옮겨탔다. 다음 모델은 ‘911 카레라 GTS 쿠페’로, 출발하자마자 앞서 탄 718보다 강력한 성능이 바로 체감된다. ‘포르쉐’하면 911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강력한 성능에 어우러진 민첩한 운동성능 덕분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초 출시 현장에서 성능에 놀란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던 911 GT3도 짜릿함은 뒤지지 않는다. 모델 당 1바퀴씩만 운전할 수 있었지만 718 시리즈부터 911 시리즈까지 5대의 차량을 정신없이 바꿔타니 어느새 첫 번째 트랙 주행이 마무리됐다.

718은 슬라럼에서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다음으로는 슬라럼과 론치 컨트롤을 체험하기 위해 쉴 틈 없이 다음 코스로 바삐 이동하니 앞서 만난 718과 911 터보 S가 기다리고 있다. 슬라럼 주행은 718로, 론치 컨트롤은 911 터보 S로 체험한다고. 먼저 718과 함께하는 슬라럼이다. 전에는 이런 이벤트에 참가하면 마음이 급해 가속 페달을 밟기에 여념이 없었고, 그러다 보면 차량이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주는 전자장비들의 개입으로 제때 가속하지 못해 많이 늦은 기록을 받게 됐다. 하지만 앞서 첫 번째 세션에서 힘을 빼고 온 덕분인지 여유를 갖고 브레이크를 적당히 사용하면서 달리자 빠르다고 말하긴 어려워도 전자장비가 개입하지 않는 꽤 부드러운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세워진 고무 콘도 건드리지 않고 무사히 전 코스를 마치고 난 결과는 의외로 나쁘지 않아 행사 종료 후 자동차 모형을 부상으로 받을 수 있었다. 욕심을 버리니 의외의 행운이 따른 것일까?

911 터보 S

바로 이어 론치 컨트롤 체험이다. 최고출력 662마력에 최대토크 81.6kg‧m이라는 어마어마한 성능을 자랑하는 911 터보 S의 강력한 파워를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다. 인스트럭터는 “오늘 행사에서 이미 30차례 진행됐고, 이번 한국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수백 회의 론치 컨트롤을 사용하겠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내로라하는 경쟁자들도 론치 컨트롤을 몇 번 사용하면 엔진 과부하를 막기 위해 기능이 제한되는데, 포르쉐는 내구성이 좋아 수십 번 이상 반복해도 거뜬없다는 것이다. 고성능에 내구성까지, 아빠들의 드림카로 911이 꼽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차례가 되어 운전석에 올랐다. 론치 컨트롤 사용방법은 어렵지 않다. 주행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고 브레이크를 왼발로 끝까지 밟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단숨에 끝까지 밟은 후 계기판의 론치 컨트롤 활성화 메시지를 확인하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2개의 터보차저가 엔진으로 압축된 공기를 맹렬하게 쏟아붓고, 터보차저의 도움을 받은 엔진이 터질 듯이 회전하며 강력한 파워를 타이어로 전달해 총알같이 튀어나간다. 론치 컨트롤을 사용하지 않고 가속했을때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기능을 사용해 출발하자 입에서 절로 ‘헉’ 소리가 나올만큼 압도적인 가속력에 등줄기에서 짜릿함이 느껴진다. 전기차를 여럿 시승하며 강력한 토크를 여러 차례 경험해봤지만, 내연기관의 매력이 더해진 강력함은 훨씬 매력적이다. 짧고 굵은 체험이지만 강력한 파워가 인상에 강렬하게 남는다.

다음은 다시 트랙을 달릴 차례다. 앞선 주행에선 포르쉐의 스포츠카 라인업을 경험했다면, 이번엔 조금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4도어 세단과 SUV를 경험해볼 시간이다.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 스포츠 투리스모를 비롯해 카이엔 터보, 카이엔 GTS, 마칸 GTS 등이 준비됐다. 가장 먼저 이 차량들을 시승했다면 점점 스포티함이 높아져 재미있었겠지만, 앞서 시승한 차량들이 상당히 자극적인 맛의 차량이라 이쪽은 조금 심심한 느낌이 있다. 마칸이나 카이엔은 일반적인 SUV와 비교하면 분명 잘 달리고 스포티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모델들이지만, 앞서 시승한 911이나 718 같은 모델과 비교하면 느리고 좌우로 쏠리는 모습이 마치 뒤뚱거리는 배불뚝이 아저씨 같다. 그래도 스포츠카들에 비해 편안하고 높은 시야는 장점. 가변 배기 덕분에 사운드만큼은 여느 스포츠카 못지않은 박력을 느낄 수 있다.

두 SUV에 비해 파나메라는 훨씬 스포티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국내에서 외면받는 왜건 형태의 스포츠 투리스모도 기본 구성은 세단과 동일해 좌우 흔들림도 덜하고 사륜구동이 기본이라 코너링에서의 안정성도 우수하다. 물론 한계는 존재하지만, 한계선이 일반적인 세단보다 훨씬 높으니 트랙에서의 주행이 그렇게까지 어색하지만은 않다. 현실과 타협했지만 본능은 숨길 수 없는, 그것이 파나메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4도어 세단과 SUV 시승을 마쳤으니 끝이냐고? 천만에. 세 번째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의 스포츠카, 타이칸과의 만남이다. 타이칸을 일반도로에서 경험해본 적은 있지만 트랙에서는 처음이라 마음이 설렌다. 타이칸 터보와 타이칸 터보 S 크로스 투리스모가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타서 달려줄 차례다. 일반적인 전기차도 강력한 토크가 인상적인데, ‘전기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타이칸인만큼 가속이나 핸들링 모두 빠르고, 가볍고, 경쾌하다. 차량의 움직임만 놓고 보면 초경량 스포츠카를 타는 것 같지만, 차량의 실제 무게가 2톤을 훌쩍 넘긴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개발자들이 얼마나 고심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타이칸 GTS는 외부에서 주행음을 들어보길 추천한다

이번 전기차 세션에서는 5대의 차량 중 3대 만을 시승하고 내렸다. 오늘의 주인공인 타이칸 GTS를 만나야하기 때문이다. 준비된 차량이 단 한 대뿐이어서 트랙 주행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니 일단 오늘은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가속력을 체험해보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여태껏 타이칸으로 트랙을 달리고 왔지만 론치 컨트롤을 사용한 것은 아닌지라 이번 체험도 충분히 뛰어난 가속감을 경험할 수 있어 놀랐다. 그러나 사실 그보다 더 놀란 건 그동안 미처 신경 쓰지 않았던 외부에서의 사운드였다. 전기차는 안전을 위해 외부 스피커로 인공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타이칸은 일반적인 모델과 다른 스포츠카인 만큼 사운드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그동안에는 실내에서의 소리에만 감탄했는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외부에서 듣는 타이칸의 사운드도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마치 SF 영화에 나오는 우주선의 작동음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데, 차량의 움직임에 맞춰 소리의 높낮이가 변화하는 건 기본이고 깊이감 있는 사운드로 웅장함마저 느껴져 감탄을 자아낸다. 전동화가 가속화될수록 엔진음이나 배기음과 같은 소리 요소들이 사라져 아쉬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타이칸처럼 잘 다듬어진 인공음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면 그런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래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타이칸 GTS의 체험을 끝으로 PWRS 2022의 모든 행사가 끝났다. ‘쉴 새 없이’라는 표현 그대로 계속해서 이어지는 행사에 체력은 바닥났지만, 몸을 가득 채운 아드레날린은 전 세계 포르쉐 오너들이 PWRS를 기다리고 열광하는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포르쉐 오너라면 늘 자신의 차량이 최고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동안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포르쉐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으니 PWRS에 꼭 참여해보길 추천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새로운 짜릿함이 포르쉐를 선택한 것이 얼마나 현명했는지를 느끼게 해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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