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7 수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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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안전성에 자연스러운 주행감각으로 어필, 폴스타 2

지금이야 GPS나 내비게이션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그런 것이 전혀 없던 과거에는 무엇으로 길을 찾았을까? 육지에서야 주변의 지형지물을 이용하면 되지만, 망망대해에는 그런 것이 없으니 방향을 잡기 위한 기준점이 필요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밤하늘에서 항상 같은 방향에 떠 있는 별을 이용했고, 그것이 바로 북두칠성의 손잡이 맨 끝, 작은곰자리의 꼬리 끝에 위치한 별인 ‘북극성’이었다. 이 북극성 덕분에 사람들은 가고 있는 방향이 올바른지를 확인해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스웨덴의 신생 브랜드 폴스타가 이런 이름을 채택한 것은 자신들이 전기차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원래 볼보의 고성능 부문을 담당하던 폴스타는 하이브리드 하이퍼카 폴스타 1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첫 번째 순수전기차인 폴스타 2로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했다. 국내에도 지난 1월 18일 폴스타 2를 출시하고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과연 그들이 자신하는 대로 전기차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길잡이 별이 될 수 있을까?

폴스타 디자인의 느낌은 그들만의 독특함이 있다. ‘북유럽 디자인’. 혹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라 말하는 이 스타일은 절제, 여백, 미니멀리즘 등의 단어로 요약되는데,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탈리아 디자인과 양극단에 서있는 느낌이 강하다. 외관에서도 이런 특징이 강하게 두드러지는데,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곡선을 주로 사용하고 끝단을 날카롭게 마무리하는 최근 전기차의 흐름과 달리, 조금은 투박한 느낌이 드는 모습에서 이들의 디자인 특징에 대한 정의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헤드라이트는 낯이 익은데, 바로 볼보에 사용되는 토르의 망치 디자인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이 토르의 망치 디자인을 만든 토마스 잉엔라트가 폴스타의 CEO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볼보가 폴스타의 지분 49.5%를 보유하고 있는 관계도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어쨌든 헤드라이트와 함께 테일라이트에서도 볼보와 닮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다만 폴스타쪽이 미니멀리즘을 극대화한 디자인을 채용한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측면에서도 심플한 캐릭터 라인과 도어 하부 라인으로 절제미를 보여준다. 엠블럼을 크롬 등의 소재로 눈에 확 띄도록 하는 타 브랜드와 달리, 폴스타는 엠블럼이 차체 색상과 일치한다. 이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크롬 사용을 자제한 결과라고. 친환경을 위한 전기차인 만큼 당연한 선택인데, 인테리어 소재 뿐 아니라 이런 소소한 부분에까지 노력하는 모습은 경쟁사도 본받을 점이 아닐까.

실내에서도 이러한 친환경 노력이 이어지는데, 재활용 플라스틱과 비건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투박하고 거친 질감은 아쉬울 수 있지만, 그만큼 내 아이에게, 후손들에게 조금이나마 나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다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다만 ‘통풍시트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나파가죽과 통풍시트 기능을 포함한 옵션 패키지도 선택지에 있다.

실내 역시도 크고 화려한 장식을 배제한 디자인이다. 다만 브랜드를 보여주려는 노력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낀 것인지, 가운데가 뻥 뚫린 기어 레버 안쪽 면에 로고를 박아놓았고, 글라스 루프에도 로고가 반사되도록 설계해놨다. 북극성을 뜻하는 브랜드 이름답게 차량의 앞쪽 방향 천장에서 보이는 브랜드 로고라니, 센스있는 배치에 감탄이 나온다.

폴스타 2의 또 다른 주목할만한 점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있다. 구글이 개발한 자동차용 OS인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가 적용된 첫 번째 모델이라는 점이다. 기존 안드로이드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오픈소스 기반에 동일한 코드를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기존 앱에 약간의 수정 과정을 거치기만 하면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보급이 확대되면 다양한 앱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볼보는 여기에 티맵과 손을 잡아 전기차에 특화된 내비게이션을 개발, 적용했다. 티맵은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여기에 전기차 특화 기능을 투입, 적용한 것이다. 또한 운전 중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 스피커로 잘 알려진 AI 음성인식 기능인 ‘누구(NUGU)’도 적용해 ‘아리야’ 등의 호출로 차량의 일부 기능 작동, 정보 검색, 내비게이션 목적지 탐색 등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덕분에 처음 접하는 폴스타 제품임에도 인포테인먼트가 워낙 익숙해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음성인식을 통한 기능 조작도 AI 스피커를 써본 경험이 있다면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전기차 특화 기능들은 충전소 안내나 충전기 현황은 물론이고 목적지 도착시 예상 배터리 잔량 안내, 경로 탐색 시 현재 배터리 잔량을 고려한 경로를 보여주고 목적지에 도착이 어려운 상황이면 최적의 충전소를 경로에 포함시키는 기능도 있다. 시승 시간이 많지 않아 모든 기능을 다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도착 후 예상 배터리 잔량을 보여주는 건 유용했다. 특히 겨울철 주행거리가 걱정되어 추워도 난방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고 참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 좋다. 차 때문에 사람이 고생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폴스타 2는 브랜드의 입문용 모델인 만큼 처음 전기차를 접하는 사람도 이질감이 덜하도록 구성하는데 많은 공을 들인 듯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행 감각인데, 전기차지만 내연기관과의 차이는 소리와 엔진 진동의 유무 정도일 뿐, 굴러가는 느낌은 내연기관과 상당히 흡사한 모습이었다. 물론 가속할 때의 강력한 토크는 전기차만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주지만,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에서는 내연기관과 다르지 않아 금세 적응할 수 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크립 기능으로, 공회전 상태에서 클러치가 연결된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주행 기어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떼면 차가 서서히 앞으로 굴러가는 기능으로, 별 것 아니지만 소소한 배려가 이질감을 크게 줄여준다. 이 외에도 회생제동도 3단계로 설정할 수 있어 엔진브레이크를 살짝 걸어주는 1단계 정도로 맞춰주면 정말 주행 감각은 내연기관에서 느꼈던 것과 완전히 동일해진다.

하체가 꽤 단단한 느낌이지만, 시승 내내 불편하지 않았던 이유는 시승차에 적용된 퍼포먼스 팩 덕분이다. 여기에는 스웨디시 골드 컬러의 안전벨트와 20인치 알로이 휠과 고성능 타이어, 브렘보 캘리퍼, 그리고 올린즈 듀얼 플로 밸브(DFV) 서스펜션이 포함됐다. 이 중 올린즈 DFV 밸브가 승차감을 상당히 높여주는 요소. 올린즈는 폴스타와 같은 스웨덴의 유명 서스펜션 브랜드로,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 다양한 탈 것에 적용하는 서스펜션을 선보이고 있으며 각종 월드 클래스 레이스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올린즈 제품은 순정 대비 대응 범위가 훨씬 넓을 뿐 아니라 자신의 주행 스타일 등에 맞춰 세팅을 변경할 수도 있는 게 장점. 개별적으로 장착하기 위해선 400만 원 이상 들여야 하는 이 옵션이 다른 고급 파츠들을 포함해 550만 원에 제공되는 것이다. 여러 옵션 패키지를 마련해놓은 구성들에 대해 ‘옵션 장사질’ 등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퍼포먼스 팩 하나만 놓고 봐도 얼마나 인심 후한 구성인지 알 수 있다. 물론 퍼포먼스 팩 적용을 위해선 듀얼 모터 차량에 파일럿 팩과 플러스 팩을 추가로 선택해야 하지만, 그 두 가지를 선택했다면 퍼포먼스 팩 추가를 강력 추천한다. 순정 서스펜션 사양과 퍼포먼스 팩 사양을 함께 시승해보면 이유를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부분 충돌시 배터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막기 위해 휠과 서스펜션이 이탈하도록 설계했다

주행보조 기능은 차선 유지/이탈방지 보조, 전방 충돌 경고, 충돌회피/완화 시스템 등이 기본 탑재된다. 다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기본 사양이 아니라는 건 좀 아쉬운 점. 물론 이런 주행보조 기능이 기본 사양에서 빠져있다고 해서 이 차의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볼보의 DNA가 이어져서인지 ‘독보적’이라 평가해도 아쉽지 않을 정도의 안전성을 갖추고 있다. 유럽 자동차 안전도 평가인 ‘유로 앤캡(Euro NCAP)’에서 최고 등급 5스타를 획득하고, 전기차 부분에선 최고평점까지 기록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눈에 띄는 두 가지는 바로 SPOC(Severe Partial Offset Collision)와 FLLP(Front Lower Load Path)라는 충돌 보호 장치다. 이 두 가지 모두 충격 최소화에 목적이 있는데, 차량의 중앙에 배치하는 배터리팩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전기차에서 배터리는 핵심 요소인 동시에 사고 등으로 충격이 가해지면 화재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안전을 위해 최대한 충격이 가지 않게 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SPOC의 경우 스몰 오버랩 테스트와 같은 부분 충돌 상황에서 충돌체가 배터리 부분을 비껴가도록 휠과 서스펜션 등이 차량 바깥쪽으로 이탈하게 만든 장치다. 또 하나는 FLLP로, 이는 전봇대와 같은 좁은 물체를 차량 정중앙으로 충돌했을 때 보닛 안 공간에 충격을 흡수해줄 엔진이 없다보니 이를 대신해줄 부가적인 장치로 배터리팩과 탑승공간에 전달되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것이다. 높은 안전도 덕분에 볼보가 국내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폴스타의 이러한 구성들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다.

폴스타는 지난해 말 한국 시장 진출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폴스타 2를 시작으로 3, 4, 5 등 신차들을 매년 1~2대씩 선보이며 2026년까지 누적 3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모델인 폴스타 2가 발표된 당일, 시승해 보지도 않은 2천 명 넘는 사람들이 사전계약을 진행했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확실한 건 초반 분위기 몰이는 충분히 성공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전국 각지에 고객 접점 공간을 늘려가고 폴스타의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예정인 만큼 3만 대라는 목표가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첫 번째 모델인 폴스타 2의 초심을 그대로 이어가기만 한다면 말이다. 한국 시장에서 폴스타의 성공적인 첫 출발을 축하하며, 앞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으로 국내 전기차 보급을 이끄는 또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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