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5.27 금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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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은 기본에 드라이빙의 재미까지, 폭스바겐 8세대 골프˙신형 아테온

2022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첫 번째로 신차를 출시한 브랜드는 폭스바겐이었다. 새해 첫 모델이자 2022년의 포문을 여는 모델인 만큼 폭스바겐에 의미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할 터. 폭스바겐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8세대 골프와 신형 아테온을 앞세워 2022년을 시작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1월 5일 부산 벡스코에서 골프 8세대와 신형 아테온의 출시행사를 갖고 미디어 시승을 진행했다.

브랜드마다 유독 의미있는 제품들이 있기 마련이고, 폭스바겐도 마찬가지. 골프는 폭스바겐 브랜드의 대중화를 이끈 모델이자, 해치백의 불모지인 한국 시장에서도 적잖은 마니아층을 생성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기에 폭스바겐코리아에게 있어 중요한 모델일 수밖에 없다. 역대 판매량도 전 세계엔 3,500만 대 이상, 국내에는 47,238대나 될 만큼 상당히 높다.

그에 비하면 아테온은 역사도 짧고 워낙 경쟁 모델이 많은 제품이라 골프에 비해 주목도는 낮지만, 그래도 유려한 패스트백 스타일에 높은 연비, 다양한 안전장비 등을 갖춰 전 세계 판매 순위에서 한국이 세 번째를 차지할 만큼 적잖은 판매를 기록한 모델이다.

두 모델을 만나기 위해 부산 벡스코에 도착했다. 전시장 안 널찍하게 펼쳐진 두 스크린 가운데로 오늘의 주인공들이 등장할 통로가 마련돼 있었다. 코로나 상황만 아니었다면 더 넓고, 더 큰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 아쉬움이 보는 이에게도 느껴질 정도였다. 드디어 오늘의 첫 번째 주인공, 신형 아테온이 등장했다. 조금은 차분한 느낌의 파란색 옷을 입은 아테온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매끈하게 잘 빠진 모습이 보기 좋다. 외관은 마치 정장을 차려입은 조금은 무뚝뚝한 직장인 느낌이지만, 안경 같은 소품들로 은근히 멋도 부릴 줄 아는 멋쟁이 같다.

부분변경 모델인 이번 신형은 외관에서도 소소한 변화점들이 있다. 전면부의 라디에이터 그릴 라이팅은 좌우가 엠블럼을 중심으로 이어지는데, 헤드라이트 아랫부분의 LED 주간주행등이 눈매를 또렷하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방향지시등은 2개 헤드라이트 사이를 나누는 경계선에 위치시켜 전체적인 디자인을 해치지 않도록 했다. 테일라이트도 전보다 더 간결하고 깔끔해 시인성이 우수하다.

실내에서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디지털 콕핏 프로와 MIB3 디스커버 프로, 터치 기능을 적용한 멀티 펑션 스티어링 휠, 공조 조절기가 탑재됐고, 주행보조 기능인 IQ. 드라이브가 기본 사양이다. 골프에 적용된 시프트 바이 와이어 전자 변속 레버는 적용되지 않았는데, 골프보다 타깃층 연령대가 높은 모델이라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느낌이다.

파워트레인은 EA288 에보 2.0 TDI 엔진에 7단 DSG를 결합해 최고출력은 전 모델 대비 10마력 상승한 200마력을 내고, 최대토크는 40.8kg‧m, 복합연비는 15.5km/L다. 주목할만한 기능으로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 기능이 있는데, 주행모드나 도로 환경에 따라 댐핑 설정을 달리해 편안한 승차감부터 탄탄한 주행감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다. IQ. 드라이브는 아테온 전 모델에 기본 탑재되어 안전하고 편리한 주행을 보조한다.

다음으로 소개된 모델은 8세대째를 맞이한 골프. 이상하리만치 해치백이 외면받는 국내 시장에서 유일하게 승승장구하는 해치백 모델이다. 1974년에 처음 출시되어 지금까지 무려 7번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장수 모델이고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만큼 관심도가 아테온보다 훨씬 높았다.

세대가 변경되며 가늘고 날카로워진 눈매와 얇아진 그릴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하단 범퍼의 통기구는 분리형에서 통합형 디자인으로 바뀌고 이를 하나의 테두리로 감싸 차체를 훨씬 넓어보이게 했다. 측면에선 특유의 활시위같은 C필러 형태는 그대로 이어졌지만, 캐릭터 라인은 전보다 높아지며 차체가 더 크고 높아 보이는 효과를 만들어 최근 유행하는 크로스오버의 느낌도 난다. 후면부는 테일게이트 하단을 안쪽으로 살짝 밀어넣어 입체감을 더했다.

실내에서도 많은 변화들이 눈에 띈다. 계기판을 대신하는 큼지막한 10.25인치 디스플레이인 ‘디지털 콕핏 프로’는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운전자가 원하는데로 표시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10인치 디스플레이에는 MIB3 디스커버 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되었는데, 무선 커넥티비티 기능이 탑재되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계기판 좌측으로는 터치식 헤드라이트 조작계를 배치했고, 폭스바겐 컴팩트 모델 중 처음으로 윈드스크린 반사식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전자식 기어 레버를 적용했다.

먼저 선보인 디젤 모델은 폭스바겐 최신의 EA288 에보 2.0 TDI 엔진과 7단 DSG를 탑재해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성능을 내고, 복합연비는 무려 17.8km/L에 달해 장거리 이동이 잦은 사람에게는 뛰어난 경제성을 기대할 만하다.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엔진에는 2개의 SCR 촉매 변환기를 장착하는 트윈도징 시스템으로 시동 초기 저온 상태와 일정 시간 주행 후 고온 상태 모두에서 질소산화물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아테온과 마찬가지로 IQ. 드라이브 주행보조시스템이 기본 사양이고, 여기에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IQ. 라이트가 추가돼 야간에 다른 차량의 시야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넓고 밝은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고.

두 대의 차량 소개가 끝났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달려볼 차례다. 가장 먼저 경험한 차는 골프다. 명성에 대해선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실제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라 마음이 설렌다. 선두 차량의 안내에 따라 본격적인 시승을 시작했다. 부산 벡스코를 출발해 고속도로와 와인딩 등 다양한 구간을 지나 목적지까지 100km 넘는 짧지 않은 코스다.

출발하고서 처음 놀란 건 그동안 타본 적이 없었는데도 마치 오래 타온 것처럼 조작이 익숙하다는 점이다. 일부 버튼 배치가 다르긴 해도 그리 혼란스럽거나 어렵지 않은, 자연스러운 배치가 부담을 덜어준다. 터치나 슬라이드 방식으로 조절하는 음악 볼륨 제어부는 센터 스크린 하단에 위치하는데, 디지털 방식임에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 변속레버는 최근에 버튼식부터 다이얼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나오다보니 이런 레버 형태는 오히려 부담이 덜한 편.

시내구간을 빠져나갈 때는 역시 주행보조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것이 편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등을 통합한 트래블 어시스트는 기능 작동이 매끄럽다. 차선 유지 보조는 조향에 과도하게 개입하기보단 티나지 않게 슬쩍슬쩍 도와주는 느낌. 다만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을 작동시키기 위해 버튼을 한 번 더 눌러야 하는 건 아쉬운 부분. 안전을 위한 기능인 만큼 처음 ACC 기능을 작동시킬 때 같이 실행되게끔 설정해주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

고속도로에 올랐으니 이젠 달리기 실력을 확인할 차례다. 150마력 정도의 성능에 폭발적인 가속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디젤 특유의 주욱 밀어주는 듯한 가속이 속도계 바늘을 제법 빠르게 밀어붙인다. 페달을 지긋이 밟고 있으면 금세 규정속도에 도달하고 조금 더 넘기는 데까지도 어려움 없이 가속을 이어나갈 수 있다. 윈드스크린 반사 방식의 HUD 덕분에 도로에서 시야를 뺏기지 않아도 되니 훨씬 마음이 놓인다.

달리는 재미를 느끼고 있으니 계기판에 표시되는 연비가 영 시원치 않다. 규정속도에 맞춰 주행을 시작하자 15km/L를 간신히 넘던 연비가 쑥쑥 오르기 시작해 금방 20km/L를 넘어선다. 일부러 연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급가속이나 급제동만 자제하면서 교통 흐름에 맞춰 달리기만 하는데도 이 정도니, 제대로 연비에 집중해 달리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

고속도로에 내려섰으니 이번엔 핸들링을 테스트할 와인딩 코스를 달릴 차례다. 첫 번째 코너를 돌자마자 골프의 인기 비결을 깨닫게 됐다. 이렇게 뛰어난 밸런스에 경쾌한 핸들링이라니! 원하는 만큼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착착 머리를 돌려가며 제법 구불구불한 도로에서도 원하는 라인을 그릴 수 있다. 여기에 단단한 하체와 과하지 않은 서스펜션 세팅이 더해져 빠르게 다음 코너를 공략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동안 골프를 경험해본 사람들이 운전의 재미에 대해 극찬하던 이유를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민첩하고 균형잡힌 핸들링 성능을 경험하니 트랙에서의 퍼포먼스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올해 고성능 가솔린 모델인 GTI도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는 꼭 트랙에서 만나게 되길 바란다.

즐거움도 순식간에 끝나고 목적지인 카페에 도착했다. 여기서는 두 번째 시승차인 아테온으로 갈아타고 출발지였던 벡스코로 돌아갈 예정이다. 세단이니만큼 앞선 골프보다 차분한 승차감을 예상했기에 출발 전까지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선두는 고속도로 진입로를 지나쳐 밀양댐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밀양댐 주변 코스는 경남권에서 잘 알려진 와인딩 코스 중 하나기에 기대가 됐지만, 골프만큼의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울 거란 생각에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아테온을 너무 얕봤던 것일까, 선두 차량의 공격적인 드라이빙에 깜짝 놀라며 뒤를 바짝 쫓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상상했던 이미지와 다른 아테온의 모습에 매우 놀랐다. 민첩함은 골프 못지않은 수준으로, 문득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 기능이 떠올랐다. 출발 직후에 만난 요철에서도 충격을 전달하지 않고 잘 넘어가주는 모습에서 그냥 편한 세단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와인딩에서는 의외로 움직임이 상당히 날카롭다. 이 시기의 경기도나 강원도 지역의 와인딩 코스였다면 노면에 남아있는 염화칼슘 성분 때문에 이렇게 달리는 걸 상상하기 어려운데, 굳이 이 먼 경남권에서 시승을 개최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노면이 더 따뜻한 봄이나 여름이었다면 더욱 밀어붙이며 한계까지 경험해볼 수도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예상 밖의 놀라운 성능을 일부나마 경험할 수 있어서 다행이지 싶다.

와인딩 코스가 끝났으니 이제는 고속도로에서 성능을 검증할 차례. 분명 골프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갖췄지만 세팅을 달리해 최고출력이나 최대토크의 수치가 좀 더 높은데, 확 다르다는 체감이 올 정도로 차이가 크진 않다. 시원하게 뻗어가는 느낌은 골프나 아테온이나 비슷하지만, 역시 회전수가 낮아 스포티한 맛이 덜한 디젤의 특성은 아쉬울 따름. 골프는 가솔린 모델의 도입이 예정되어 있지만 아테온은 아니다. 그래도 장거리에서도 편안하고 유류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모델을 원한다면 아테온을 고려해볼만 하겠다.

부산 시내에 가까워지며 퇴근길 정체가 점점 심해지지만, 트래블 어시스트가 있으니 부담되진 않는다. 차선 변경 때도 사이드 미러 안쪽의 램프로 숄더 체크로도 놓쳤을 사각지대까지 경고해주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실내에서는 보급이 늘어나는 무선 커넥티비티 기능과 무선 충전 패드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쉽게 연결해 익숙한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USB 케이블을 연결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한다는 점이 좋다.

폭스바겐은 2021년부터 ‘수입차의 대중화’를 모토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본사가 위치한 독일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해 국산 동급 모델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번 8세대 골프와 신형 아테온의 가격은 골프 2.0 TDI 프리미엄 3,625만 4,000원, 프레스티지 3,782만 5,000원, 아테온 2.0 TDI 프레스티지 5,490만 8,000원(모두 개별소비세 3.5% 인하분 및 부가세 적용 기준)으로 국산 모델과 경쟁하기엔 가격이 좀 높은 편이나, 국내사양과 동일한 디젤 파워트레인에 비슷한 장비를 갖춘 모델이 독일 현지보다도 낮게 책정된 점은 다른 폭스바겐 제품과 동일하다. 남들과는 다른 모델, 여기에 높은 경제성과 드라이빙의 재미를 모두 갖춘 모델을 원한다면 이번 8세대 골프와 신형 아테온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그리고 두 모델 모두 첨단 기술로 현행보다 강화된 유로 7의 잠정기준치를 밑도는 수준의 낮은 배출가스 규정을 달성했으니 환경 오염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다.

2022년 국내 수입차 시장에 첫 번째로 등장한 8세대 골프와 신형 아테온,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에 드라이빙의 재미, 각종 첨단기능이 더해지며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골프는 그동안의 인기를 이번 세대 변경을 통해 계속 이어가야 하고, 아테온은 국내 세단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욱 높일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높은 경제성을 이유로 디젤차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두 모델을 놓고 고민해보길 추천한다. 골프의 경우 운전의 재미를 원한다면 이번 TDI 모델과 곧 선보일 GTI 중 자신에 맞는 쪽을, 아테온의 경우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스타일을 원한다면 상반기에 출시될 프레스티지와 R-라인까지 함께 놓고 고민해볼 것을 권한다. 어느 쪽을 골라도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은 확실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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