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1.26 금 10:42
상단여백
HOME 모터사이클 스페셜 기획특집
2021 MotoGP 15라운드 USA Austin 리뷰

미국 오스틴 서킷은 텍사스 주 오스틴에 위치해 있으며, 2010년 서킷 건설이 제안되었는데 당시에는 F1을 위한 서킷 건설이 목표였습니다. 오스틴 서킷은 독일의 유명한 헤르만 틸케의 작품이지만, 전 모토GP 월드 챔피언 케빈 슈완츠도 설계에 참여했습니다. 서킷은 2012년 10월에 정식 오픈했고 정식 명칭은 ‘서킷 오브 더 아메리카(Circuit Of The Americas)’로 결정했습니다. 2013년 모토GP를 처음 개최하기 시작했고 도르나 스포츠와는 2022년까지 10년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또한 T4~T6는 실버스톤의 T2~T4, T12~T14는 호켄하임, T16~T18은 이스탄불 서킷의 코너를 벤치마킹했습니다.

총 연장 5.515km, 좌 코너 11, 우 코너 9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롱 스트레이트 구간은 1.2km로 모토GP 개최 서킷 가운데 가장 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 실버스톤 서킷 5.9km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서킷이기도 합니다. 관중석은 총 12만 명을 수용할 수 있고 서킷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77m의 전망대가 있습니다. 오스틴 서킷은 고저차가 41m나 되며 급격한 숏 코너로 T1, T11, T12, T15도 비슷합니다. T3부터 T10까지 연속되는 중고속 코너는 라이더들의 랩 타임 차이가 가장 크게 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스트레이트 구간 직전인 T11과 롱 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 구간이 끝나는 T12, T3부터 T10의 연속 코너에서는 추월이 많이 일어나는 대표적인 추월구간입니다.

2013부터 모토GP를 개최했는데 마크 마르케즈 마크 마르케즈 역시 2013년 데뷔했고 그는 2013년 4월 21일 모토GP 클래스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세 63일로 모토GP 역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후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연속 폴 투 피니시를 기록했고 우승을 처음 놓친 2019년에도 폴 포지션을 차지하면서 7연 연속 폴 포지션을 기록했습니다. 2019년 레이스에서는 2위와 3초 이상의 격차를 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주행을 했지만 9랩 T12 스트레이트 구간이 끝나는 코너에서 전도로 리타이어로 7년 연속 우승의 기록은 이어가지 못했습니다만 오스틴 서킷에서의 최강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타이어 공급사 미쉐린

미쉐린 파워 슬릭 프런트는 소프트, 미디엄, 하드 전부 좌우 대칭 컴파운드이며, 리어는 좌 코너가 11개로 더 많기 때문에 좌측면이 하드한 소프트, 미디엄, 하드는 좌우 비대칭 컴파운드를 공급합니다. ​또한 이번 그랑프리에는 리어 하드 컴파운드는 두 가지로 공급되는데 2018년 새롭게 포장된 아스팔트에 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연습 주행, 예선

오스틴 서킷은 2018년 전면적인 노면 리노베이션을 실시했지만, 그전부터 문제가 되었던 범프(울퉁불퉁한 노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FP1, FP2 세션만 진행된 금요일에도 범프로 바이크가 요동치는 모습이 계속해서 보일 정도로 노면 상태는 모토GP 개최 서킷 가운데 최악의 컨디션을 보였습니다. 렙솔 혼다 팀의 폴 에스파가로는 챔피언십을 치를 수 있는 수준의 아스팔트가 아니며 요철과 너무 많은 곳에 금이 가있을 정도로 매우 낡았다고 했는데요. 그는 노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립도 좋지 않고 범프는 위험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TV를 통해 모토GP 팬들은 라이더가 이야기하는 심각한 수준의 노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유럽 서킷의 범프 수준이라면 아주 미세하게 울퉁불퉁한 정도지만 오스틴 서킷의 범프는 바이크가 튈 정도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T2 진입하여 뱅킹이 시작되는 지점은 깊은 범프가 마치 요철과 같아 바이크가 크게 튀거나 요동치는 모습이 TV 화면에 확연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T3, 4, 5, T10에서 T11로 이어지는 블라인드 좌 코너 역시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T12부터 T20까지 거의 모든 곳에서 범프가 있었습니다. 라이더들 역시 이런 심각한 노면 상태에 대해 범프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틀리다고 할 정도로 모토GP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범프의 수준을 넘어선다는 것입니다.

서킷이 위치한 곳은 가소성이 높은 토양으로 습기가 있으면 팽창하고 건조하면 수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가소성 토양을 가진 오스틴은 수분, 건조의 영향으로 원래 부피의 약 75%를 얻거나 잃을 정도로 변화가 매우 심한 편입니다. 토양의 수축 팽창은 0.028평(0.092903㎡)당 6.35t의 힘으로 압력을 가하는데 이는 해당 토양의 위에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움직일 정도의 힘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굴착부터 방수 장벽 설치, 자갈 메우기, 강철 또는 철근 콘크리트 플랫폼 등으로 다시 건물을 지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서킷을 완전히 다시 건설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스틴 서킷의 요철 또는 범프를 고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오스틴 서킷은 2013년 모토GP를 처음 개최했지만 2014년부터 범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고 안전 위원회가 개최되었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었습니다. 모토GP 개최는 10년 장기 계약으로 2022년까지이지만 지난해 COVID-19로 인해 개최되지 않았기 때문에 2023년까지 개최할 수 있습니다만 노면의 상태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기 때문에 연장 계약은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범프는 전도의 위험도 있지만 라이더들에게 있어 육체적으로 큰 영향을 줍니다. 바이크가 노면에 의해 요동치면서 스로틀링이 일정하지 않고 그로 인해 바이크의 가속 역시 일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바이크의 흔들림을 라이더가 잡아야 해서 체력 소모가 다른 서킷에 비해 훨씬 큽니다.

금요일 FP1 세션은 웨트 컨디션이었고 FP2 세션은 드라이 컨디션으로 기온이 30℃로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한 라이더는 말레이시아와 비교하며 70%가 넘는 습도와 30℃의 기온은 끔찍할 정도라고 했습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절대 강자인 렙솔 혼다 팀의 마크 마르케즈는 웨트, 드라이 컨디션 모두 세션 1위를 했습니다. 물론 노면의 상태로 인해 자신이 2015년 세운 통합 최고 기록인 2분 02초 135에는 2초 정도 모자랐습니다.

믹스 컨디션이었던 금요일보다는 토요일 FP3와 FP4 세션이 이번 그랑프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토요일은 모든 세션이 드라이 컨디션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우선 라이더들이 이구동성으로 위험하다고 지적한 노면에 대해 모토GP 안전 위원회는 T2부터 T11까지 노면의 아스팔트를 다시 포장해달라고 최후통첩했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라이더와 도르나 스포츠는 내년 모토GP 개최를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오스틴 서킷의 결정에 의해 내년 개최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Q2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유일하게 남은 FP3 세션이 중요했습니다. 두카티 레노보 팀의 잭 밀러 Jack MILLER는 2위 타카 나카가미보다 0.679초나 빠른 랩 타임인 2분 02초 923으로 세션 1위를 했습니다. 2연속 폴 투 피니시를 기록하고 있는 페코 바냐이아는 9위를 했습니다. 오스틴 서킷 7회 그랑프리에서 전부 폴 포지션을 차지했던 마크 마르케즈는 4위를 했지만 밀러보다 0.881초나 늦은 랩 타임을 기록했는데요. 부상 이전까지의 페이스를 레이스에서도 보여줄지 의문입니다.

FP3 세션에서 가장 빨랐던 잭 밀러는 레이스 시뮬레이션 FP4 세션에서도 2'04.028초로 1위를 했습니다. 하지만 일관적인 페이스를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2위 스즈키의 후안 미르는 주행 1에서 엔진 블로우로 인해 플라잉 랩은 4랩밖에 되지 않았지만 4초대를 꾸준히 기록했고 4위 프라막 레이싱의 요한 자르코가 일관적인 페이스를 보였습니다.

야마하는 단 한 번의 우승도 하지 못했고 우승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인 파비오 쿼타라로는 FP4 세션에서 무척 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번 FP4 세션은 5위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상당히 빠른 페이스였습니다.

Q2 세션에서 두카티 레노보 팀의 페코 바냐이아가 2분 02초 781을 기록하며 세 경기 연속 폴 포지션을 차지했습니다. 바냐이아의 폴 포지션은 2013년 오스틴 서킷에서 모토GP를 개최한 이후 마르케즈가 독식했기 때문에 그를 제외한 다른 라이더가 처음으로 폴 포지션을 차지한 것입니다. 또한 호르헤 로렌조 이후 두카티 라이더가 3연속 폴 포지션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며 2009년 발렌티노 로씨 이후 이탈리아 라이더가 3연속 폴 포지션을 기록한 것도 처음입니다. 아라곤, 미사노 연속 우승에 이어 상승 페이스에 있는 바냐이아에게는 3연속 우승도 가능성이 큽니다. 마크 마르케즈가 이전의 페이스가 아닌 데다 야마하도 오스틴에서 강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바냐이아는 페이스가 가장 빨랐던 팀 메이트인 잭 밀러의 뒤를 주행하면서 가장 까다로운 섹터 1을 이해했기 때문에 좀 더 빠르게 주행할 수 있었다고 했는데요.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최악의 노면 상태를 잘 활용해서 전도를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바냐이아가 자력으로 쿼타라로를 제치고 월드 챔피언에 등극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두카티 역시 그 부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월드 챔피언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야 하는 만큼 남은 그랑프리에서 멋진 타이틀 경쟁을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팀 메이트인 잭 밀러는 가장 좋은 페이스에도 불구하고 예선에서는 10위에 머물렀고 피트에서 돌아온 후 무척 화가 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밀러는 FP4 세션에서 하드-미디엄, 하드-하드 컴파운드로 Q2 세션보다 빠른 랩 타임을 기록했습니다. Q2에서는 소프트-소프트 컴파운드를 사용했지만 오히려 FP 세션보다 랩 타임이 빠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미쉐린 타이어의 단점인데요. 미케닉이나 라이더의 상식대로라면 잭 밀러의 타이어 선택이 맞는 것입니다. 5km가 넘는 서킷이기 때문에 15분간의 Q2 세션에서는 많아야 5랩 정도 타임 어택을 할 수 있는데 소프트 컴파운드는 가장 적절한 선택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드 컴파운드보다 그립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분노한 것입니다. 적어도 포디엄 페이스였던 잭 밀러에게 네 번째 줄에서의 출발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잭 밀러도 자신은 포디엄이 아니라 5위권 경쟁도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잭 밀러는 부진했지만 프라막 레이싱의 루키 호르헤 마틴은 4위, 요한 자르코가 6위, 스카이 VR46 아빈티아의 루카 마리니가 9위로, 두카티 라이더가 톱 10에 다섯 명이나 될 정도로 두카티 기세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몬스터 에너지 야마하 모토GP의 파비오 쿼타라로는 바냐이아에 0.348초 차이로 2위를 했습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로 가장 좋은 페이스임에는 틀림없지만, 오스틴 그랑프리에서의 우승은 쉽지 않습니다. YZR-M1의 장점인 코너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구간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7회 폴 포지션, 6회 우승의 절대 강자였던 렙솔 혼다 팀의 마크 마르케즈 마크 마르케즈는 3위로 8연속 폴 포지션 기록에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2020년 스페인 헤레즈 예선 3위 이후 무려 441일 만에 맨 앞줄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마르케즈는 올 시즌 예선에서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에 만족한다고 했는데요. 팀이나 그도 두 번째 줄이 목표였기 때문에 충분한 결과라고 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노면의 컨디션이 최악이고 체력 소모가 많기 때문에 마르케즈의 근력과 체력으로는 우승이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역시 그 부분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2019년 우승을 차지했던 팀 스즈키 엑스타의 알렉스 린스는 7위, 후안 미르는 8위를 했습니다. 후안 미르의 페이스가 일관성 있기 때문에 스타트 또는 레이스 초반 상위권에 진입한다면 포디엄도 충분히 가능성 있습니다. 하지만 Q2에서 GSX-RR은 린스가 340.6km/h, 미르 337.5km/h로 가장 느렸기 때문에 힘든 여정이 될 것 같습니다.

 

레이스

레이스는 기온 32℃, 노면 온도 41℃, 드라이 컨디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미쉐린 파워 슬릭 프런트 타이어는 모든 라이더가 하드 컴파운드를 선택했고 리어는 21명 중 18명이 소프트, 2명 미디엄, 예선에서 소프트 컴파운드 때문에 랩 타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잭 밀러만 유일하게 리어 하드 좌우 비대칭 컴파운드를 선택했습니다.

7년 연속 폴 포지션, 6연속 우승이라는 독보적이고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여줬던 렙솔 혼다 팀의 마크 마르케즈 마크 마르케즈는 부상에서 회복되어 그랑프리에 참전하고 있지만 1년 정도 휴식을 하면서 오른팔의 근력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전의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선도 3위로 복귀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었을 만큼 이전의 페이스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번 그랑프리에서는 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줬습니다. 마르케즈는 스타트부터 강했고 T1에서 홀샷을 차지한 이후 단 한 번의 추월도 허용하지 않고 2위를 4.679초의 격차로 벌리며 2018년 이후 오랜만에 자신의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는 매우 안정적이고 빨랐습니다. 5랩부터 15랩까지는 2분 4초대를 꾸준하게 기록할 만큼 페이스가 매우 일관적이고 안정적이었습니다. 압도적이기도 했지만 ‘왕의 귀환’이라는 단어가 무척 적절할 정도로 완벽한 레이스였습니다. 오른팔의 근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 코너가 많은 곳은 그에게 큰 부담이었고 실제 그가 복귀 후 우승한 서킷은 좌 코너가 극단적으로 많았던 독일 작센링이 유일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예전 스타일의 느낌이 들었다. 출발이 너무 좋았고 첫 랩에서 침착하게 선두로 주행하며 2위권과의 거리를 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쿼타라로와 근접한 상황이었다면 우승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초반부터 격차를 벌리기로 했다. 지난 미사노 그랑프리 직전 메디컬 체크를 했는데 팔의 뼈가 아직 완벽하게 붙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곧 좋아질 것이라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나 역시 100% 회복되었다는 느낌은 없었다. 좌 코너가 많은 서킷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팔의 부상으로 더 편하게 느끼고 있다. 서킷의 T2부터 T10은 노면에 대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은 낯설고 힘들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내년을 위해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레이스가 끝나고 보안 구역과 포디움에서 볼 수 있듯이 라이더들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을 정도로 체력 소모가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날씨가 더운 탓도 있었지만, 노면의 범프 때문에 체력 소모가 더 커지면서 힘든 레이스를 펼쳐야 했던 것입니다. 아직 100% 뼈가 붙지는 않았지만 마르케즈의 체력이 이제 레이스에서 경쟁력이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가 100%가 되면 2019년과 같은 무서운 페이스를 보여줄지 모릅니다. 그는 아직 전성기이기 때문이죠. 이번 우승은 렙솔 혼다 팀의 통산 450회 포디엄이었으며 개인 통산 84회 우승이었습니다.

예선 2위의 몬스터 에너지 야마하 모토GP의 파비오 쿼타라로는 마르케즈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쿼타라로는 마르케즈보다 랩 타임이 조금 느렸지만 레이스 페이스는 상당히 일관적이었고 그 역시 2위 자리를 단 한 번도 내어주지 않고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며 포디엄에 올랐습니다.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큰 격차를 보이는 쿼타라로에게는 이제 타이틀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무리해서 마르케즈를 쫓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는 “타이틀이 가까워졌고 3주 후 개최되는 두 번째 미사노 그랑프리는 가능성이 있다. 오전에 웜업 랩에서 상당히 피로감을 느꼈는데 레이스에서 20랩을 주행한다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웠다. 오늘의 레이스는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포디엄에 올랐고 20점을 추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했는데요. 쿼타라로는 이번 2위를 차지하며 20점을 획득하면서 챔피언십 2위 바냐이아와의 격차를 52점 차이로 더 벌렸으며 다음 그랑프리에서 만약 우승을 차지하면 올 시즌 월드 챔피언이 확정되며 우승이 아닐 경우 경우의 수가 존재합니다. 이제 세 번의 그랑프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 없이 레이스 운영만 한다면 꼭 다음 그랑프리가 아니더라도 그는 편안하게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

야마하는 쿼타라로를 제외하면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의 팀 메이트였던 매버릭 비냘레스가 아프릴리아로 이적하면서 프랑코 모비델리가 대신 시트를 차지했지만 수술한 왼쪽 무릎으로 인해 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아직 통증이 있는 상태로 이번 그랑프리에서는 마르케즈에 49초나 뒤진 랩 타임으로 19위에 머물렀습니다. 모비델리는 “7~8랩을 주행하고 페이스를 늦출 수밖에 없었는데 다리에 힘이 없었고 페이스를 늦추지 않으면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코너와 브레이킹에서 다리에 힘이 없어 팔에만 의존하다 보니 너무 힘든 레이스였다”고 했습니다. 모비델리의 왼쪽 무릎 수술은 회복되는데 6개월 이상 소요되는데 이제 3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올 시즌보다는 내년 시즌을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야마하 독립 팀인 페트로나스 야마하 SRT의 발렌티노 로씨는 레이스 초반 최후미였지만 15위로 챔피언십 포인트 1점을 획득했고 안드레아 도비지오소는 바이크 적응에 포커스를 두었으며 13위를 했습니다. 야마하의 YZR-M1은 코너가 빠른 바이크이지만 바이크 평준화가 된 현재 상황에서는 큰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쿼타라로는 꾸준한 결과를 보여주겠지만 모비델리가 신형 M1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발렌티노 로씨와 비슷한 결과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폴 포지션을 차지하고 3연속 우승을 노렸던 두카티 레노보 팀의 페코 바냐이아는 고군분투하여 3위로 포디엄에 올랐습니다. 레이스 초반 그는 6위까지 순위가 밀릴 정도로 페이스가 좋지 않았습니다. 바냐이아가 초반 고전한 것은 리어 타이어의 그립이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타이어가 가열되어 그립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조금 페이스를 높였던 것입니다. 바냐이아는 말레이시아 세팡과 비슷한 온도였지만 훨씬 더 힘들었다고 했는데요. 오스틴 서킷은 노면이 최악으로 위험한데다 체력 소모까지 커서 라이더들이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서킷이라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노면 재포장이 없으면 내년에는 오스틴에서 그랑프리를 볼 수 없을 겁니다.

팀 메이트인 잭 밀러는 8위로 체커기를 받았지만 12랩 T10에서 바냐이아에게 순위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직전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피트 보드에 바냐이아와의 격차가 0초라는 싸인이 나왔는데요. 두카티의 팀 오더는 ‘Mapping 8’이라는 표시로 수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팀 오더라기보다 라이더 본인이 판단하여 양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밀러는 지난 미사노 그랑프리에서도 팀과 바냐이아를 위해 팀 오더를 따르거나 순위를 양보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모토GP에서는 팀 오더가 매우 드물고 라이더 간 사이가 좋지 않을 경우 팀 오더를 수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밀러는 마지막 랩에서 후안 미르가 무리하게 추월을 시도하다 접촉했고 그로 인해 6위에서 8위로 순위가 밀렸는데요. 레이스 디렉션은 후안 미르에게 1순위 강등 페널티를 부과하여 최종적으로 7위를 기록했습니다.

프라막 레이싱의 호르헤 마틴은 레이스 막판에 T4에서 숏컷으로 더블 롱 랩 페널티를 부과 받았습니다. 그는 더블 롱 랩 페널티 부과가 부당하다고 했는데요. 그가 숏컷을 해서 얻은 이득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롱 랩 페널티가 도입되기 전에는 순위가 올랐다면 그만큼 다시 뒤로 가면 되는 거였기 때문에 이번 페널티는 그의 주장에 힘이 실립니다.

사실 모토GP의 레이스 디렉션은 오락가락하기로 유명합니다. 아직도 점프 스타트에 대해 100%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이것은 그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마틴의 숏컷이 바냐이아를 돕기 위한 행위였다고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만 이것은 결코 사실이 아닙니다.

팀 메이트인 요한 자르코는 지난 미사노 그랑프리 이후 암 펌프 수술을 받았으며 이번 그랑프리에서는 전도로 리타이어 했습니다. 2019년 오스틴에서 우승을 했던 알렉스 린스는 아쉽게 4위로 포디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린스는 코너를 탈출하는 시점에서 고전했는데 트랙션 때문인지 공기역학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그런 상황에서 4위는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했습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GSX-RR은 최고 속도 면에서 가장 느렸고 레이스에서도 두카티 바이크에 너무 쉽게 추월을 주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디펜딩 월드 챔피언 후안 미르는 잭 밀러와의 접촉으로 인해 7위에서 8위로 강등되었는데요. 미르는 자신이 추월 이전에도 기회가 있었고 해당 코너에서 안쪽의 연석 때문에 접촉이 되었지만 페널티 부과는 과한 처분이라고 했습니다. 미르 자체가 다른 라이더와의 접촉을 거의 호르헤 로렌조와 같이 꺼리는 라이딩 스타일이기 때문에 자신의 정당화를 주장했지만 이번 페널티 부과는 적절해 보입니다.

쿼타라로 254점, 바냐이아 202점, 후안 미르 175점, 잭 밀러 149점으로 앞으로 세 번의 그랑프리에서 챔피언십의 순위가 급변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다음 그랑프리는 월드 챔피언이 결정될지도 모르는데요. 3주 후 산마리노 미사노에서 개최됩니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인상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상단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