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코리아가 전혀 다른 성격의 두 모델을 동시에 선보였다. 지난 10월 14일 포르쉐는 911 GT3 출시에 맞춰 포르쉐 청담 스튜디오에서 911 GT3와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의 특별 전시를 진행했다.

8세대 911 출시 이후 선보이는 첫 번째 GT 차량인 911 GT3는 911 중에서도 스포츠성을 강화한 모델이다. 공기역학성능을 높이기 위한 리어 윙과 레이스용 모델인 911 RSR에서 따온 디퓨저, 풀 카본 보닛 등 외관부터 레이싱 DNA를 이어받았음을 느낄 수 있다.

차량 후면에 숨어있는 자연흡기 4.0L 6기통 수평대향 엔진은 510마력의 강력한 파워로 0-100km/h 가속 3.4초, 최고속도 318km/h의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새로운 리어 윙과 디퓨저 적용으로 고속 코너링에서의 다운포스가 크게 늘어났으며, 모터스포츠 경험을 토대로 한 공기역학 노하우로 공기저항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더 큰 다운포스를 생성한다.

실내에서도 레이스 유전자를 이어받은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인테리어 대부분은 가죽과 알칸타라 소재를 사용해 마무리했지만, 크래시 패드와 콘솔박스 주변 등 일부를 카본으로 덮어 스포티함을 드러냈다. 시트는 헤드레스트 일체형이지만, 일상 주행에서도 불편하지 않도록 세미 버킷 시트를 적용했다. 계기판에는 트랙 스크린을 추가해 서킷에서 필요한 타이어 공기압, 오일 압력과 온도, 연료 탱크 레벨, 냉각수 온도 등을 표시한다. 2인승으로 구성되어 좌석 뒤쪽 공간은 비어있지만, 차체 강성을 높이고 운전자의 안전을 위한 롤케이지를 설치할 수도 있다고.

세단과 SUV의 중간 정도 위치인 크로스 유틸리티 차량(CUV)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는 함께 선보인 911 GT3와는 방향이 다른 모델이지만, 공통점도 존재한다. 바로 강력한 성능이다. 타이칸 4 크로스 투리스모의 경우 기본 380마력에 런치 컨트롤 사용 시 최대 476마력의 성능으로 0-100km/h 가속까지 5.1초가 걸리며, 490마력(런치 컨트롤 시 571마력)의 4S 모델은 0-100km/h 가속 4.1초, 625마력(런치 컨트롤 시 680마력)의 터보 모델은 0-100km/h 가속 3.3초에 불과하다.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에는 93.4kWh 용량의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가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며, 국내 인증 주행가능 거리는 4와 4S가 287km, 터보가 274km이지만 이전 타이칸 첫 출시 당시 시승 경험에 비추어볼 때 실제 주행에서는 350km 전후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충전포트는 좌우 펜더에 위치하고, 급속 충전을 위한 5+2핀 포트는 우측에 자리한다. 타이칸과 마찬가지로 전동식 커버를 선택할 수도 있다. 800V 초고속 충전 시 5%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는 22.5분 소요된다.

800V 아키텍처 전기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하는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는 사륜구동과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더한 섀시로 이름처럼 온로드 뿐 아니라 오프로드에서도 역동성을 제공한다. 특히 오프로드 디자인 패키지 적용 시 지상고를 30mm 더 높여주고, 기본 사양에서도 자갈(Gravel) 모드를 제공해 거친 도로에서의 주행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기본 형태는 국내 시장에서 보기 드문 왜건 형태를 띄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왜건 타입을 시장에서 보기 드문 이유는 앞서 선보인 거의 모든 차량이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번 크로스 투리스모가 국내 시장에 왜건이라는 장르의 재발견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후면은 살짝 경사진 라인으로 다듬어 스타일을 살리면서도 넉넉한 적재 공간까지 확보했다. 2열 폴딩 시에는 바닥면이 평평해져 최근 유행하는 차박도 문제 없을 정도다.

실내는 타이칸과 동일한 구성이다. 큼지막한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차량 제어를 위한 보조 스크린 등의 구성은 타이칸과 동일한 모습. 옵션으로 조수석 스크린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똑같다. 기존 타이칸보다 넓어진 공간만큼 뒷좌석의 헤드룸이 47mm 늘어난 점은 매력적. 실제 탑승해봤을 때 키가 196cm임에도 불구하고 지붕에 머리가 닿지 않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다. 앞 좌석이 중간에 위치한 상태에서도 무릎이 등받이에 닿지 않을 정도로 여유 있어 성인도 뒷좌석에 편안하게 탈 수 있겠다. 적재공간은 2열 폴딩으로 최대 1200L까지 확보할 수 있어 가족 여행을 위한 다양한 짐도 문제없이 실을 수 있다.

가격은 911 GT3가 2억 2,000만 원,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는 4가 1억 3,800만 원, 4S가 1억 5,450만 원, 터보가 2억 60만 원이다. 타이칸 4 크로스 투리스모는 12월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하고, 4S와 터보는 내년 상반기 중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포르쉐 코리아 홀가 게어만 대표는 “이번 911 GT3를 시작으로 레이싱 DNA를 반영한 GT 모델과 고성능 제품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브랜드 스토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포르쉐 전동화 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에 보답하고자 선보인 이번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로 고객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활동적인 스포츠를 즐기는 포르쉐 팬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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