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0.21 목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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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사양으로 시장 평정에 나섰다, 볼보 XC60

사실 안 해도 잘 팔리는 모델인 걸 넘어 사려면 수개월 기다리는 것은 예사인 모델에 ‘굳이 시승이 필요한가’ 싶었다. 그렇지만 시승을 진행하는 데는 무언가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 그래서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지난 9월 14일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한 XC60의 미디어 시승회가 10월 5일에 진행되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찾았다. 달라진 XC60은 얼마나 큰 매력을 갖고 있을까?

XC60은 볼보의 베스트셀러 모델로, 안전에 대한 명성과 넉넉한 공간, 다양한 편의 기능으로 볼보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모델이다. 2008년 처음 선보인 이후 2017년 2세대 모델이 공개됐으며, 이번 신형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친환경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볼보는 디젤 라인업을 단종하고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한 후 궁극적으로는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플랜에 맞춰 이번 신형은 마일드 하이브리드인 B5와 B6, 그리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까지 전부 하이브리드 모델로만 출시된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니 외관에서 어디가 변했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일이다. 좌우 헤드라이트 하단 흡기구 형상이 크롬 가니시와 어우러져 진짜 ‘토르의 망치’같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릴은 1줄에서 2줄로 바뀌며 훨씬 입체감이 강조됐고, 전후 범퍼에는 크롬바가 더해져 차체가 더 넓어보이는 효과를 더했고, 후면 범퍼는 배기구 일체형에서 배기구 자리를 없앤 디자인이 적용됐다. 알로이 휠도 기존보다 훨씬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바뀌어 달라진 인상을 심어준다.

이번 신형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시스템을 기반으로 볼보가 SKT와 손을 잡고 300억 원을 투자,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개발해 이번 XC60에 적용했다. 서비스의 핵심은 인포테인먼트의 핵심인 내비게이션, 음악 재생 서비스, 그리고 이러한 기능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음성 명령 기능이 더해졌다는 점이다.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해봤다면 손쉽게 음성명령으로 음악 재생은 물론이고 정보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텐데, 이번 XC60은 차량 내 기능을 음성명령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비게이션 경로 설정, 음악 재생, 정보 검색과 같은 인포테인먼트 기능 외에도 실내 온도, 열선 시트, 이오나이저 등 공조 장치의 제어, 집 안의 전자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IoT 기능들이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작동 과정은 지난 신차 출시 때 확인해봤으니, 오늘은 실제 주행에서의 모습을 확인해볼 차례다.

우드 트림이 감싼 대시보드 주변은 볼보만의 색깔을 잘 보여준다. 시인성이 우수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아래로는 주요 기능 조작을 위한 물리 버튼과 다이얼을 배치했다. 반짝이는 크리스털 기어 레버는 예쁜 모습에 반해 조작할 일이 없어도 자꾸만 어루만지게 된다. 나파 가죽 시트는 전동식에 허벅지 받침 기능이 있고, 마사지, 열선, 통풍 기능도 더했다. 뒷좌석은 폴딩 기능을 더했으며, 폴딩 시 헤드레스트가 자동으로 접히도록 설정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실내 공간은 중형 SUV답게 앞뒤 모두 좌석이 넉넉해 평균 키 정도라면 성인 4명 정도는 편안하게 타고 이동할 수 있겠다. 트렁크도 기본 483L에 2열 폴딩 시 1,410L로 공간이 넉넉하고, 폴딩 상태에서는 2열까지 평평해져서 차박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시트는 4:6 분할이어서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고, 가운데 등받이에는 스키 스루가 내장되어 긴 물건을 적재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승차는 B5 인스크립션 모델인데, 사실 사진 촬영 전까지는 B6 모델로 착각하고 있었다. 시내에서도, 고속도로에서도 힘이 넉넉해서 B5일 거란 생각을 못했다. 그래도 최고출력 250마력에 최대토크도 35.7kg‧m이니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게 아닐까?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역할은 성능을 올려주는 쪽보다는 연비를 높여주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면 된다.

‘아리아’를 불러 목적지를 설정하고 시내를 빠져나와 전용도로에 오르려는 찰나, 계기판 가운데 내비게이션이 표시되던 자리가 온통 초록색으로 변했다. 센터 스크린은 온통 검은색으로 바뀌어 뭔가 표시되는 게 없는 상태. 아무래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다운된 듯했다. 다행히 주행 시스템과는 별개여서 운전에는 아무 문제는 없었지만, 리셋을 해야 목적지까지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상황.

당연히 시스템을 재부팅하면 되지만, 최근 모델들이 다 그렇듯 시동을 껐다가 다시 거는 정도로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꺼지지 않는다. 아예 시동을 끄고 내려서 문을 잠그거나 해야 시스템이 꺼지는데, 주행중인 도로 한가운데에서 하기엔 좀 어려운 방법.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몇 분만에 자동으로 재부팅되며 원래대로 화면이 돌아왔다. 내비게이션 설정을 다시 해줘야 하지만 이 정도는 큰 불편함은 아니다. 시스템 다운은 일시적인 문제였고 이후 시승에서는 다시 발생하지 않았으며, 재부팅될 때까지 위치한 곳이 교통정체가 심해 그리 멀리 움직이지 못해 큰 문제는 없었다. 그래도 지속적인 테스트와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안정화 작업이 더해져야 할 듯하다.

이렇게 액땜을 했나 싶었는데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엔 통신 장애다. 주행 중 틀어놨던 음악이 끊어져 뭔 일인가 싶었더니 스크린에 통신 문제가 발생했다는 알림이 표시됐다. 아까 시스템 전체가 다운됐을 때보단 나았던 건 기존에 설정해놓은 내비게이션 경로 표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실시간으로 다운받는 주변 상점이나 상세 도로 등의 정보가 표시되지 않았다. 이 또한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는 다시 정상 상태로 돌아왔는데, 시스템의 저장용량이 넉넉하다면 지도 정보는 일정 이상 받아놓는 방안을 선택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 두 번의 일시적 트러블 외에는 매우 만족스러운 주행이었다. ADAS 기능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깔끔하고 부드러운 작동을 보여줬고, 차선 유지 보조 역시 기대하는 만큼의 성능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디지털 계기판은 정보들을 깔끔하게 표현해주어 쉽게 파악이 가능한 점은 좋았는데, 기본 구성이 2종류만 제공되는 건 아쉬운 부분.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표시 정보나 구성방식을 바꿀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윈드스크린 반사 방식의 HUD는 표시가 선명하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되어 내비게이션 경로도 안내해 시선을 덜 옮겨도 돼서 좋다.

주행 중 내비게이션 외에도 음악 재생, 공조 장치 조절 등을 음성 명령으로 사용해봤는데, 공조장치는 자연어 기반의 음성명령도 이해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음악 재생 역시 원하는 곡이든, 특정한 분야나 장르, 가수의 인기곡 등 다양한 형태로의 요청에 맞춰 음악을 재생해준다. 다만, ‘BTS의 다이너마이트 틀어줘’와 ‘BTS의 인기곡 틀어줘’같이 1곡 재생과 여러 곡 재생을 요청했을 때 시작 안내가 1곡 안내와 똑같이 나오는 부분은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높은 인기로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볼보가 한국 시장에 맞춘 새로운 서비스 추가로 날개를 달았으니 더욱 승승장구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이번 XC60 출시 때 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대표가 밝힌 것처럼 물량 수급 역시 이전보다 더 늘려갈 예정인 만큼 볼보가 수입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일도 머지 않아 보인다. 물론 앞서 경험한 신규 서비스에서의 약간의 문제가 있긴 했지만, 이것들은 주행 안전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고, 원인만 찾으면 무선 업데이트(OTA) 기능으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이니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지 싶다. 이미 2,000명 넘는 소비자들이 사전 계약으로 진가를 알아본 신형 볼보 XC60, 안전에 편의사양까지 더해졌으니, 남은 건 전국 방방곡곡에서 즐거운 추억을 쌓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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