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0.21 목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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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딩의 즐거움에 여행의 재미까지, 스즈키 GSX-S1000GT

제품의 특성에 맞춘 엔진을 별도로 제작해 장착하는 방식은 이미 먼 옛날 버블경제 시대에나 가능했던 얘기고, 지금은 잘 만든 엔진 하나를 모델별 특성에 맞춰 수정해 다양하게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구성은 자동차는 물론이고 모터사이클에도 적용된 지 오래. 그 시절의 모터사이클들이 각각 개성이 넘쳐 좋았다고 말할 순 있겠지만, 제품 가격을 낮추는 데는 그리 좋은 조건이 아니다.

어쨌든, 하나의 엔진으로 다양한 파생모델을 개발하는데, 그중에서도 리터급 엔진은 활용도가 가장 높다. 가장 처음에 출시한 슈퍼스포츠 모델을 비롯해서 보통 네이키드, 스포츠 투어러 등으로 내놓고, 최근에는 온로드 지향의 어드벤처로 선보일 정도니 말이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다 보니 보통 하나의 모델이 출시되면 어떤 모델들이 이어서 출시될지 짐작하게 되는데, 스즈키가 작년에 선보인 GSX-S1000도 딱 그런 조건의 모델이었다. 스포츠 네이키드 장르가 나왔다면? 다음은 페어링이 더해진 스포츠 투어러의 차례다. 스즈키는 지난 9월 22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GSX-S1000GT를 공개했다.

이번 GSX-S1000GT가 가장 놀라운 것은 스즈키의 디자인 방향이 완전히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즈키 제품들의 디자인은 곡선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카타나에 이어 2021년형 GSX-S1000에도 각을 살린 디자인이 적용되기 시작했고, 그것이 이번 GSX-S1000GT에서는 더욱 확실하게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전면부와 사이드 페어링, 헤드라이트 주변, 연료탱크와 후면부까지 각을 세운 디자인은 최근까지의 스즈키 모델들과는 선을 그은 듯한 느낌이다. 물론 스포티함과 공격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함도 있겠고, 공기역학 성능을 고려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측면 형상에선 ‘뾰족하다’, ‘날카롭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 그러한 느낌은 이번 S1000GT가 추구하는 바와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어서일까? 적당한 느낌은 좋지만, 자칫 과도해지면 다른 모델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말이다.

각을 살린 개성 있는 디자인이 반가운데, 전면 헤드라이트는 애매한 느낌이다. 눈썹이 반토막뿐인 꼬마가 화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친숙함을 보여주고자 하는 목적이었다면 성공적이지만, 각을 살린 전반적인 디자인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스포티함, 공격적인 면은 감소시키는 느낌이어서 아쉽다.

스포츠 투어러를 지향하는 만큼 레플리카와는 구성이 달라야 한다. 독특한 형상의 윈드스크린이나 테이퍼드 핸들바를 채택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윈드스크린은 상체 중에서도 어깨 쪽의 방풍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방패형이 아닌, 굴곡이 있는 디자인이 적용된 것이다. 세퍼레이트 핸들바 대신 테이퍼드 핸들바를 장착한 것도 조종성을 높이는 동시에 장시간 주행에도 피로를 덜 느끼게 하기 위함으로, 핸들바의 높이를 높이고 운전자 쪽으로 위치를 당겼다.

계기판은 스즈키 최초로 6.5인치 풀컬러 TFT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스크래치 방지와 반사 방지를 위한 코팅 처리가 더해졌고,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한다. 차량의 기능 선택이나 설정 변경 등은 좌측 핸들바 버튼으로 처리 가능하며, 우측 핸들바 비상등 스위치 아래 버튼으로 크루즈 컨트롤 기능 활성화를, 좌측 핸들바의 조절 버튼으로 속도 설정 및 변경이 가능하다.

핵심인 엔진은 2005년부터 생산된 GSX-R1000의 직렬 4기통 999cc 수랭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롱 스트로크 엔진은 전 구간에 걸쳐 부드럽고 강력하게 파워를 발휘하는데, 세팅 변경을 통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중저속 구간과 장거리 이동시 주로 사용하는 중고속 구간 모두의 토크를 향상시켰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전자식 스로틀 바디 탑재를 비롯해 밸브, 에어 리드 밸브, 배기 캠샤프트와 스프링, 클러치 릴리스, 시프트 샤프트 등 다양한 부품들을 S1000GT의 특성에 맞춰 재설계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전 세대인 GSX-S1000F 대비 최고출력은 2마력 상승한 152마력/11,000rpm이며, 최대토크는 10.8kg‧m/9,250rpm으로 거의 동일하게 유지했다. 테스트 결과 0-200m 가속과 0-400m 가속 모두 S1000F 대비 더 빠른 기록을 보여주며 성능 향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유로 5 환경규제에도 대응하는 것은 물론이다.

진화하는 기술에 맞춰 첨단 장비도 대거 투입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즈키 지능형 라이드 시스템이다. 여기에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트랙션 컨트롤, 전자식 스로틀 시스템, 양방향 퀵 시프트, 크루즈 컨트롤, 이지 스타트 시스템, 저속 RPM 보조 시스템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 더 편하고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기능이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과 조건에서도 라이더가 주행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장거리 주행을 위한 배려도 더해졌다. 주행 중 가장 피로를 주는 요인인 진동을 줄이기 위해 핸들바에 고무 마운트를 더했고, 시트 역시 편안한 승차감을 줄 수 있는 디자인으로 다듬었다. 도심 통과시 유용한 클러치 어시스트 시스템, 스로틀 조작 없이도 속도를 유지해주는 크루즈 컨트롤 등 ‘투어러’의 본질에 충실한 구성들을 갖췄다.

편의장비로는 계기판 왼쪽에 마련된 USB 충전 소켓이 있어 이동중 스마트폰 등의 충전이 가능하며, 블루투스 인터컴과 스마트폰을 차량에 연동시키면 전화 송수신이나 음악 재생 등의 제어를 계기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스즈키가 모터사이클 전용으로 개발한 mySPIN 앱을 사용하면 이러한 기능들을 보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차량 상태 및 주행 정보 확인, 내비게이션 사용이 가능하다.

투어러를 투어러답게 즐기려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옵션들이 있다. 스즈키는 S1000GT와 조화를 이루는 옵션 파츠들을 함께 발매한다. 먼저 방풍 성능을 향상시키는 투어링 스크린은 기본형 대비 70mm 더 높고 상단을 곡선으로 꺾어 올려 주행풍으로 인한 피로도를 크게 경감시킨다. 또한 다양한 짐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사이드 케이스도 빠질 수 없다. 좌우 케이스에는 각각 풀페이스 헬멧 수납이 가능할 넉넉한 용량이며, 손쉽게 탈착할 수 있도록 퀵 릴리스 키 메커니즘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 밖에도 그립 히터, 핸들 밸런서, 절삭 레버, 레버 가드, 스타일링 시트 등 다양한 파츠들이 함께 출시된다. 스즈키 GSX-S1000GT의 가격은 미정이며 11월 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모터사이클의 매력으로 높은 개방감을 꼽을 수 있는데, 개방감을 느끼며 방방곡곡 다니는 즐거움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이러한 여행을 슈퍼스포츠나 네이키드로 다니는 것과 투어러를 타고 다니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여행이 고생길이 아닌, 출발부터 도착까지 힘들지 않고 즐거운 경험이 되는 동시에 달리는 매 순간순간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 스포츠 투어러, 그 시장에 새로 도전장을 던진 스즈키 GSX-S1000GT의 등장을 환영한다. GSX의 이름을 달고 있는 만큼 달리는 즐거움은 확실할 것이고, GT의 이름을 달고 있으니 오래, 멀리 달려도 걱정 없을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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