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9.17 금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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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전동화를 위한 힘든 도전, BMW CE 04 출시

신제품을 개발, 출시하는 과정에 있어서 최소한 개발에 참여한 관계자들만큼은 분명 성공을 꿈꿨을 것이다. 하지만 성공이 뻔히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신제품 출시를 강행하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BMW 모토라드처럼 말이다. BMW 모토라드는 지난 7월 7일 새로운 전기스쿠터인 CE 04를 새로 선보이며 모터사이클 전동화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물론 ‘이번만큼은 다르다’고 생각하며 신제품을 선보였을 수도 있다. R 18 같은 모델이 그러했다. R 1200 C의 전례가 있긴 했지만, 이번은 크루저라는 장르만 동일할 뿐 전체적인 방향성이나 콘셉트도 달랐고, 엔진도 새롭게 개발한 1800cc의 신형 엔진을 투입했기에 성공할 것으로 그들은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CE 04도 전작인 C 에볼루션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혁신적인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투입했다고 제품이 성공할 것이라고 판단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배터리 문제일 것이다. C 에볼루션 출시 당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국내 인증 기준 123km에 유럽 기준으로도 160km 정도인데, 아무리 친환경이라지만 2,490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의 전기 스쿠터로 고작 출퇴근 용도로밖에 쓸 수 없다는 점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CE 04의 파워트레인도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은 암울한 미래를 예상하기에 충분하다. 최대출력은 31kW(약 42마력)으로, 35kW(약 48마력)에 달했던 C 에볼루션보다 성능이 약간 낮아졌다. 다만 모터 특유의 강력한 가속력은 여전하다. 정지상태에서 50km/h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2.6초. 최고속도는 120km/h로 제한했지만, 스쿠터라는 점과 도시 이동수단을 표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준이다.

배터리는 60.6Ah로 유럽 기준 약 13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는데, C 에볼루션의 경우 94Ah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 레인지 버전(국내에는 이 버전만 수입됐다)도 출시했기 때문에 CE 04 역시 롱 레인지 버전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역시 전작과 동일한 가격으로 책정된다고 해도 채 200km도 달릴 수 없다면 이번 신제품 역시 미래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충전의 경우 완속 충전시 4시간 20분 정도이며, 완전 방전 상태에서 급속 충전기 사용시 1시간 40분이며, 20%에서 80%까지는 45분이 소요된다.

그래도 첨단 기능들이 대거 투입된 점은 CE 04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이는 부분이다. 일단 주행모드는 에코, 레인, 로드 3가지가 기본 제공되며, 옵션으로 다이내믹 모드를 추가할 경우 더욱 뛰어난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고. 주행에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ASC(안정성 제어)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DTC(트랙션 컨트롤)가 더해져 코너링에서도 안전한 가속이 가능하다. ABS는 기본 적용될 뿐 아니라, 옵션인 ABS 프로의 경우 뱅킹 센서를 적용해 코너링에서의 안전한 제동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등화류는 전부 LED가 적용되며, 옵션인 헤드라이트 프로는 코너링 시 방향에 맞춰 조사방향이 변경되어 야간에도 안전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계기판은 10.25인치 컬러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며, 계기판에 내비게이션을 표시할 수 있어 스마트폰을 별도로 거치할 필요가 없다. 독특한 시트 주변 디자인은 배터리 탑재의 이유도 있지만, 편리한 수납공간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측면부의 헬멧 수납함은 시트에 앉은 상태에서도 개폐 가능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번 CE 04의 가격은 독일 기준 11,990유로부터 시작하는데, 한화로 약 1,600만 원이 넘는 다. 여기에 배터리 용량을 높인 롱 레인지 버전이 출시될 경우 적잖은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C 에볼루션과 동급의 파워트레인 및 배터리 구성에 첨단 기능들을 두루 갖춘 만큼 이전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긴 어려워 보이고, 전과 동일한 가격으로 책정된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선택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도 BMW 모토라드가 신제품 출시를 강행한 것은 전동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함일 것이다. 125cc급 모델을 대체할만한 소형 스쿠터들은 이미 시장에서 널리 선보이고 있지만, 그 이상 배기량을 대체할 모델은 어떤 브랜드에서도 제대로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할리데이비슨의 경우 출시를 계획하던 전기 모터사이클 라이브와이어로 인해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아예 회사에서 분리, 별도의 브랜드로 독립시켜 버린 사례도 있을 만큼 시장에서 전기 모터사이클에 대한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

하지만 모터사이클 역시 전동화의 바람은 피할 수 없다. 자동차에서는 내연기관의 종말 시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 만큼 모터사이클 역시도 이런 상황이 머지않아 닥쳐오리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면 브랜드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실패를 각오하더라도 브랜드에서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번 CE 04가 실패가 예견되더라도 BMW 모토라드에 대해 손가락질하거나 욕할 수 없는 건, 그러한 도전들이 계속되어야만 모터사이클에도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BMW 모토라드의 끊임없는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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