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7 수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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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서킷까지 가능한 진짜 유틸리티 차량, 현대자동차 코나 N

현대자동차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이나 월드 투어링카 챔피언십(WTCR) 등을 통해 쌓은 기술과 노하우를 쏟아부은 고성능 제품을 N 브랜드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는 벨로스터 N 하나만 소개됐으나, 해외에는 i20 N, i30 N 등 고성능 해치백도 선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출시를 앞둔 아반떼 N(해외명 엘란트라 N)을 통해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서 우승을 거머쥘 만큼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벨로스터 N 다음으로 출시할 N 브랜드의 모델은 아반떼 N일까? 그렇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 4월 27일 코나 N을 전 세계 최초 공개하고, 6월 16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벨로스터 N과 동일한 파워트레인 구성이지만 출력은 코나 N이 조금 더 높다.

신형 벨로스터 N 출시 때의 기억을 되짚어보면 뛰어난 퍼포먼스로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며 트랙 드라이빙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파트너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인상이 남았었다. 그렇다면 SUV인 코나 N은 어떨까? 구성을 살펴보자면 파워트레인은 벨로스터 N과 동일하게 2.0 터보 엔진에 8단 습식 DCT를 탑재했지만, 최고출력은 코나 N이 5마력 높은 280마력/5500~6000rpm에 최대토크 역시 40kg‧m/2100~4700rpm으로 조금 더 높다. 차량 크기는 코나 N이 전장 50mm, 전폭 10mm가 짧고 전고는 145mm 높다. SUV와 해치백의 차이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휠베이스도 코나 N이 50mm 짧은데, 이는 차급에서의 차이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스티어링 휠의 빨간 버튼이 NGS 기능을 위한 것이고, 하늘색의 버튼으로 주행모드를 변경할 수 있다.

같은 N 모델이기에 탑재된 기능 역시 비슷하다. 순간적으로 출력을 올려주는 N 그린 시프트(NGS) 기능 역시 적용됐는데, 코나 N의 경우 NGS를 사용하면 순간적으로 290마력으로 출력이 상승한다. 런치 컨트롤을 사용하면 제로백(0-100km/h)이 5.5초, 80-120km/h 가속은 3.5초만에 주파한다. 고성능 모델다운 실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코나 N에는 N1, N2 커스텀 세팅이 있다. 벨로스터 N에도 사용자가 임의대로 세팅할 수 있는 커스텀 모드가 있기는 했으나, 이번 코나 N에는 이를 2개로 늘려 주행 환경에 따라 설정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을 갖게 됐다. 여기에 보다 역동적인 주행을 돕는 e-LSD나 스포티한 주행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잇는 배기시스템이 더해져 고성능 모델 다운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높은 차고로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건 장점이지만, 트랙에선 약간의 단점으로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나은 성능을 가진 코나 N의 실제 주행을 경험해볼 차례다. 먼저 인제스피디움 주변 공도 시승을 진행하기로 했다. 인스트럭터의 무전에 맞춰 다섯 대의 코나가 줄지어 도로로 나섰다. 해치백이라기엔 조금 높고 SUV라기엔 조금 낮은 세팅이지만, 그래도 해치백보다 높아진 차고만큼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으니 이 점은 좋다.

N모드에서는 팝콘이 튀는 듯한 배기음을 들을 수 있다.

주행 모드를 노멀로 맞추면 엔진이나 서스펜션 반응이 일상 주행에 맞춰 조금 둔감해진다. 덕분에 울컥거리는 움직임도 없고 서스펜션도 도로의 요철 등을 가볍게 넘겨버린다. 안내에 따라 왼쪽 버튼을 눌러 N 모드로 바꾸자 조용하기만 하던 배기음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지금부터는 가속페달을 조금 전보다 세심하게 조절하지 않으면 바로 울컥거리는 움직임이 나타날 만큼 엔진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다. 서스펜션도 단단한 세팅으로 바뀌는데, 이를 가장 확실하게 깨닫는 구간은 역시 커브구간이다. SUV의 높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코너 탈출과 함께 바로 자세를 바로잡는 모습에서 슬슬 트랙에서의 주행이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다운포스를 높이기 위한 스포일러도 장착된다. N 퍼포먼스 파츠의 카본 스포일러로 변경할 수도 있다.

두 커스텀 모드 역시 사전에 세팅되어 달라지는 반응을 느낄 수 있다. 둘 모두 엔진 반응이 예민해지지만, 조금 더 스포티한 서스펜션을 가져갈 것인지, 아니면 승차감에 초점을 둔 세팅을 가져갈 것인지가 달라지는 부분. 두 세팅 모두 대시보드 중앙의 터치스크린 내 차량 설정 메뉴에서 각자의 취향에 맞춰 선택, 저장할 수 있다. 만일 이 차로 레이스에 참가한다면 레이스 초반 세팅과 후반 세팅을 각기 다르게 가져가는 방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멋진 배기음은 트랙이나 주민이 없는 한적한 교외에서만 즐기도록 하자.

여기에 주행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어주는 배기음이 더해지니 ‘일상의 레이스화’라는 말이 제법 실감이 난다. 엔진 회전을 순간적으로 높여주면 차량 후면에서 마치 팝콘 튀는듯한 배기음이 코나 N의 성격을 대변하는 듯하다. 그래도 이런 사운드는 트랙이나 주민이 없는 교외의 아주 한적한 곳에서만 즐기도록 하는 것이 운전자의 올바른 매너일 것이다.

인제스피디움에서의 코나, 과연 트랙에 어울리는 성능을 보여줄까?

일반도로에서의 시승을 마치고 숨돌릴 틈 없이 바로 트랙에서의 주행을 시작했다. 앞선 주행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고 해도 트랙은 다르다. 여기선 운전자가 만족할만한 성능을 보여줘야만 하는 곳이다. 아무리 N 로고를 달고 있다고 해도 SUV가 다른 고성능 모델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까?

높은 차고로 인해 코너에선 좌우로 크게 기울어지지만 금방 자세를 바로잡는다.

워밍업 주행 후 메인 직선주로에서의 가속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트랙 시승이 시작됐다. 벨로스터 N을 탔을때와 비교하면 코나 N에선 확실히 SUV의 한계가 드러난다. 코너에서의 좌우 기울어짐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앞서 일반도로 시승에서도 경험했듯 코너에서 탈출하며 바로 서스펜션이 자세를 바로잡기 때문에 탈출과 함께 바로 가속을 시작해도 불안한 움직임 없이 바로 다음 코너를 향해 질주하기 시작한다.

280마력의 파워로 메인 스트레이트를 질주하는 짜릿함이 벨로스터 N 못지 않다.

280마력의 파워를 끝까지 모두 사용하는 N 모드로 달리기 시작하니 놀라울 정도의 가속력이 가벼운 차체를 강력하게 밀어붙인다. 싱글 터보의 한계인 렉이 존재하긴 해도 터보차저가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하면 앞으로 빨려드는 듯한 강력한 가속감이 짜릿하게 다가온다. 인제스피디움의 메인 스트레이트 이후 내리막에서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긴 코너에서도 상당한 속도로 밀어붙여도 타이어는 불안한 느낌 없이 제 역할을 묵묵히 해낸다. 피렐리 P-제로가 순정으로 적용됐는데 고성능 모델에 걸맞은 세팅이다. NGS 기능은 5마력이 순간적으로 늘어난다고 해서 차이가 몸으로 느껴질 만큼 큰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메이크 레이스라면 어떨까? 마치 F1 경기의 ERS처럼 경기를 뒤집는 열쇠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NGS 기능은 1회 사용 후 다음 작동까지 40초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니 레이스가 펼쳐진다면 이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전략을 잘 짜야 할 것이다.

트랙 시승이라고 해도 안전을 위해 인스트럭터의 가이드 주행을 따라 달려야 하니 본격적인 성능을 체감했다고 말하긴 어려웠다. 이런 불만이 나올 것이라는 걸 짐작이라도 했는지 트랙 시승이 끝나자마자 바로 택시 타임이 이어진다. 택시 드라이빙을 진행해줄 사람은 바로 코나 N을 개발한 현대차 직원들. 바쁘게 진행된 터라 이름도 미처 물어보지 못했지만, 꼭 하나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 하나는 던질 수 있었다.

“왜 코나 N이었던 건가요?”

코나 N은 일상부터 트랙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상된 모델이다.

뭔가 복잡하고 심오한 답변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심플하지만 가장 이해하기 쉬운 답변이 돌아왔다. “다양하게 활용하시라고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트랙을 가장 즐겁게 탈 수 있는 차, 스포츠카와 같은 것들은 일상에서의 활용도를 기대하긴 어렵다. 벨로스터 N 역시 트랙에서의 퍼포먼스는 단연 최상이지만 일상에서의 활용을 고려한다면 적재공간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반대로 코나 N이라면? 트랙에선 SUV의 한계점을 느끼긴 하겠지만 트랙이나 와인딩 코스에서도 괜찮게 달려줄 것이고, 평소 일상에선 장 보는데 사용하기에도 충분하고 가족들을 태우고 다양한 장비를 싣고 여행을 다닐 수도 있다. 트랙을 즐기기 위해 별도의 차를 따로 구매할 필요 없이 일상에서 레저, 트랙 주행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진정한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ports Utility Vehicle)’이 바로 코나 N인 것이다. 상당한 스피드로 트랙을 내달리는 차 안이 이리저리 흔들려 속은 울렁거리지만, 그 상황에서도 이런 개발진들의 생각을 이해 못 한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예전엔 트랙과 SUV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분명 트랙에서 SUV의 한계점은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레이서일 필요는 없다. 조금은 아쉬움이나 부족함이 느껴지는 차로도 트랙을 경험하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니 말이다. 오히려 현실과 타협을 해서라도 보다 안전하게, 보다 즐겁게 운전을 즐기겠다는 마음가짐에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진 운전자들에게 코나 N이라면 일상에서 트랙까지 어떤 상황에서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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