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스포츠카 시대의 포문을 포르쉐가 타이칸으로 열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람보르기니? 페라리? 놀랍게도 다음은 아우디다. 아우디 코리아는 지난 5월 20일 e-트론 GT와 RS e-트론 GT를 국내에도 선보이며 전동화의 흐름에 발맞추기 시작했다.

아우디 e-트론 GT

사실 다른 브랜드들보다 아우디가 먼저 스포츠카를 선보일 수 있었던 건 모기업인 폭스바겐 그룹 산하에 있는 포르쉐와 주요 요소들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하게 폭스바겐 J1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공유하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보다 빠른 전기 스포츠카 출시가 가능했던 것이다. 물론 람보르기니 역시 아우디 산하에 있는 만큼 함께 공유할 수 있지 않나 싶겠지만, e-트론 GT나 타이칸 모두 정확하게는 ‘전기 스포츠 세단’의 형태인 만큼 람보르기니가 그리고 있는 전기차와는 조금 방향성이 다르다는 차이가 있다.

아우디 RS e-트론 GT

그리고 e-트론과 e-트론 스포트백에 이어 e-트론 GT로 이어지는 전기차 라인업을 통해 아우디 전기 모빌리티의 전략을 보여주는 동시에, RS e-트론으로 아우디의 고성능 브랜드 아우디 스포트(Audi Sport)의 전동화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앞뒤 차축에 장착된 모터로 강력한 성능을 낸다.

고성능 전기차의 핵심은 전기 모터다. 앞뒤 차축에 탑재된 고성능 모터를 통해 e-트론 GT는 390kW(530마력), RS e-트론 GT는 475kW(646마력)의 성능을 갖춰, 제로백(0-100km/h)이 각각 4.1초와 3.3초, 제로이백(0-200km/h)은 각각 13.2초와 10.9초라는 놀라운 실력을 보여준다. 93.4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WLTP 기준 e-트론 GT는 488km, RS e-트론 GT는 472km를 주행할 수 있다. 배터리가 차체 바닥면 아래 탑재된 덕분에 낮은 무게 중심을 제공하고 앞뒤 무게를 가장 이상적인 50:50에 가깝게 배분했다.

ADAS 기능과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위한 카메라와 센서.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위한 다양한 기능과 장비들이 대거 투입됐다. 둘 모두 기계식보다 5배 빠른 전자식 콰트로를 탑재해 미끄러운 노면에서나 빠른 코너링, 높은 성능이 필요한 상황에서 뒤 차축의 전기모터를 활성화시켜 강력한 성능을 실현한다. 이 밖에도 전자 제어 후륜 디퍼런셜 락, 사륜 조향 시스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토크 벡터링 등은 전기모터의 강력한 성능을 고스란히 휠로 전달하는 동시에 이러한 강력함을 보다 안전하게 즐길수 있도록 돕는다.

디자인을 위한 가짜가 아닌, 브레이크 냉각과 공기흐름 향상을 위한 송풍구가 배치되어 있다.

외관은 잘 빠진 스포츠 세단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전기차만이 갖는 다른 특징들도 찾을 수 있고 e-트론 GT와 RS e-트론 GT간의 차이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차량의 크기는 전장 4.99m, 전폭 1.96m, 전고 1.41m에 휠베이스 2.9m이다. 전기차에 필수인 공기역학적 설계를 바탕으로 0.24Cd라는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하는 동시에 부드러운 곡선의 차체 라인과 낮은 포지션의 아름다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측면에는 그릴 좌우에서 도어 앞쪽으로 이어지는 통풍구를 만들어 브레이크의 냉각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공기 흐름을 개선했다. 후미는 일정 속도 이상에서 자동으로 올라오는 스포일러를 내장해 고속 주행에서의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e-트론 GT에는 글래스 루프를 채용한 반면, RS e-트론 GT는 카본 루프로 경량화하며 운동성을 강화, 스포티함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아우디의 이름난 레이저 라이트 역시 당연히 탑재됐다.

RS e-트론 GT에서는 외관 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많은 카본 소재들을 확인할 수 있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으로 계기판을 배치해 보다 직관적인 차량 컨트롤이 가능하며, 루프 라인과 시트 포지션을 고려한 배터리 배치로 탑승자에게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실내 소재에는 가죽 대신 재활용 소재의 비중을 높여 전기차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을 더했다. RS e-트론 GT는 외관 뿐 아니라 실내 곳곳에도 카본 소재를 사용하고 RS 전용 시트를 더해 스포티함을 시각적으로도 보여준다.

생산공정에서도 친환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e-트론 GT와 RS e-트론 GT 모두 동력원 뿐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실현했다. 두 제품 모두 탄소중립적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아우디 볼링거호페 공장에서 만들어지며, 모든 시설은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된 전기와 바이오가스 기반의 열에너지로 작동한다. 차량 생산에 필요한 물류 이동 역시 탄소 중립 열차로 이뤄지며, 조립 공정은 브랜드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프트웨어와 가상현실(VR) 애플리케이션으로 설계되어 생산과정에서 소비되던 종이와 자재의 사용을 크게 줄였다.

아우디 e-트론 GT와 RS e-트론 GT 모두 올해 중에 국내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며, 정확한 일자와 가격은 미정이나 현재 독일 현지의 출시 가격은 e-트론 GT가 99,800유로(약 1억 3,000만 원)부터 시작하며, RS e-트론 GT는 138,200유로(약 1억 8,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한편, 아우디는 2025년까지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약 30개까지 늘려나가고, 그 중 20개는 순수전기차로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올해에도 e-트론 GT와 RS e-트론 GT, Q4 e-트론과 Q4 스포트백 e-트론 등 신제품의 반 이상을 전동화로 출시하며 전기차 라인업을 2배 이상으로 늘렸다. 또한 앞으로 순수전기차 모델 숫자를 두배로 늘리는 동시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도입도 확대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