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1 목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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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V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다, 현대 스타리아

국내 다목적 밴(Multi Purpose Van, MPV), 승합차 시장의 강자는 누가 뭐래도 기아 카니발일 것이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여러 경쟁자들과 맞붙었음에도 모두를 이겨내고 시장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의외의 곳에서 도전장을 던졌다. 한 집안 식구라고도 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에서 스타리아를 출시하며 MPV 시장에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15일 스타리아 시승회가 진행되어 실물을 직접 만나보기 위해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을 찾았다.

먼저 이미지가 공개됐기에 ‘스타리아’하면 파격적인 디자인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요즘 현대차 디자인은 파격이란 말로 설명하기엔 부족할 정도로 미래적인 디자인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이번 스타리아 역시 마찬가지로, 그동안 MPV, 승합차의 통념을 깨버린 스타리아의 디자인은 역시 실물로 봐도 놀라움 그 자체다.

이름의 의미인 '별의 물결'을 스타리아 리무진의 천장에도 수놓았다.

‘스타리아’라는 이름은 ‘별(star)’과 ‘물결(ria)’를 조합한 것이라고. 전면 그릴 디자인도 이런 별의 물결을 담아낸 디자인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날 함께 공개된 스타리아 리무진(사전 제작 모델)에서는 마치 프리미엄 세단에서나 볼 법한 천장 조명 ‘스타 라이트’로 별의 물결을 수놓아 스타리아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줬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디자인인 만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는 카니발의 투박스 디자인이 아닌, 원박스 디자인을 사용한 점이 이채롭다. 옛날 승합차들도 원박스 디자인을 사용하긴 했는데, 이번 스타리아는 루프라인을 B필러부터 일찌감치 떨어뜨리고 곡선으로 다듬어 훨씬 고급스런 이미지를 완성해 기존 모델들과 차별화를 두는데 성공했다.

라이트바는 차폭등과 주간주행등의 조합이고, 아래 안개등 위치에 헤드라이트와 방향지시등이 조합되어 있다.

전면부는 가로로 길게 뻗은 라이트바가 눈길을 끈다. 헤드라이트가 이렇게 가늘어도 되나 싶지만, 사실 진짜 헤드라이트는 라이트바 아래 안개등 높이에 위치해 있다. 라이트바는 주간주행등과 차폭등이 합쳐진 것. 헤드라이트와 방향지시등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담아둔 점이 이채롭다.

벨트라인을 아래로 늘어뜨려 창문이 커진 덕분에 실내의 개방감이 매우 높다.

스타리아의 측면 디자인이야말로 가장 눈길을 끄는 요소일 것이다. 그동안은 '벨트라인'이라 부르는, 창문 아래쪽 라인의 시작점을 잡으면 그대로 후면까지 쭉 수평으로 이어지도록 디자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번 스타리아에서는 아래쪽으로 크게 내려앉은 벨트라인으로 창문의 크기를 키워 실내의 개방감을 높이는 효과를 거뒀다. 트렁크 도어의 절반 이상을 윈도우로 디자인해 후면 역시 넘치는 개방감이 인상적이다. 후미등은 좌우에 세로로 길게 붙였는데, 아이오닉 5에서 봤던 픽셀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투명한 라이트 커버는 살짝 입체감을 줬지만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프리미엄 MPV답게 라운지/리무진 모델은 뒷좌석의 편안함을 위해 신경쓴 모습이다.

시승차는 스타리아 라운지 7인승 모델. 문이 열리자 2열의 독립시트가 떡 하니 자리잡고 있다. 왜 운전석이 아니라 뒷좌석을 먼저 설명하느냐고? 현대차에서 이번 시승은 쇼퍼 드리븐을 먼저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기 때문이다. 물론 파워트레인이나 운전석 역시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번 스타리아에서 힘을 실은 쪽은 뒷좌석이라는 의미다. ‘프리미엄 MPV’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 부분을 집중해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누운 자세로 편안하게 갈 수 있는 차를 탈 것이라곤 생각해보지 못했다.
참고로 기자의 키는 196cm다.

자리에 앉아 우선 시트 기능들부터 살펴봤다. 열선, 통풍 기능과 함께 시트 조절 기능이 더해졌는데, 단순히 시트 등받이를 눕히고 세우는 정도가 아닌, 손쉽게 버튼 하나로 '무중력 자세'라고 하는, 편안하게 누운 자세로 맞춰주는 기능이 있다. 여기에 발 받침까지 펼쳐 올리면 눈을 감자마자 바로 코골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자세를 맞춰준다. 여기에 2열 시트는 앞뒤로 이동이 가능한데, 2열 시트를 최대한 뒤로 밀면 앞좌석 등받이에 발이 닿지도 않을 정도로 넓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뒷좌석도 성인이 탈 만큼 여유있는 레그룸을 확보할 수 있다.

2열 시트를 무리하게 뒤로 밀지만 않으면 3열도 성인이 탑승하기에 충분한 공간이 나온다. 3열 시트 역시 앞뒤로 이동, 조절이 가능해 승객과 짐 여부에 따라 조절해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스타리아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뛰어난 개방감이다.

스타리아의 매력은 뛰어난 개방감이다. 독특한 벨트라인으로 인해 창문 면적이 훨씬 넓어진 만큼 탁 트인 시야는 기존 MPV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1열 쪽의 썬루프, 2-3열의 글래스 루프로 개방감을 극대화했는데, 초기 콘셉트 디자인에선 풀 글래스 루프로 극한의 개방감을 고민했지만, 원가나 안전도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지금의 형태로 타협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스타리아는 기본형, 라운지, 카고 3종으로 출시됐으며, 리무진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왼쪽부터 라운지, 리무진, 기본형.

중간 기착지에 도착하자 문이 열린다. 안내에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어두운 공간 속 조명을 받고 있는 스타리아 3대와 마주했다. 오늘 시승한 스타리아 라운지, 함께 출시된 스타리아 기본형, 그리고 앞으로 선보일 예정인 스타리아 리무진이다. 스타리아 리무진은 스타리아 라운지 7인승과 동일한 2-2-3 구성이나, 높아진 천장에는 대형 스크린을 장착하고 아이오닉 5에서 선보인 유니버설 아일랜드 콘솔박스를 더해 뒷좌석의 편의성을 더욱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라고. 스타리아 11인승은 기존 MPV들의 2-3-3-3 방식이 아닌, 3-2-3-3의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됐다. 뒷좌석 탑승자들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구성으로 보인다.

대시보드 주변은 깔끔하게 구성했다. 돌출형 스크린으로 처리한 계기판은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절묘하게 배치했다.

대략적으로 스타리아를 둘러봤으니 이젠 몰아볼 차례다. 운전석에 탑승해 자리를 둘러보니 최근의 현대차치고는 상당히 평이한 구성방식이다. 스티어링 휠 뒤편 대시보드에 계기판용 스크린을 얹어놨는데, 스티어링 휠에 가리지 않을까 싶었지만 막상 앉아보니 계기판을 보는데도 방해되지 않고 도로 상황을 파악하는데도 가리는 부분이 없도록 절묘하게 배치했다. 센터스크린 아래로 멀티미디어 제어부와 공조장치 제어부가 늘어섰는데, 바로 얼마 전 만난 기아 K8의 전환형 제어부를 떠올리니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변속기는 버튼식이며, 위쪽으로 뒷좌석 안전벨트 경고등을 배치해 모두의 안전을 한 번 더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2.2 디젤, 3.5 LPI 2종의 파워트레인이 탑재되며 향후 수소전기차 버전도 선보이지만, 순수전기차는 출시계획이 없다고.

시승 모델에는 2.2 디젤 엔진이 탑재되어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4.0kg‧m의 성능을 갖췄다. 함께 출시된 3.5 LPI는 240마력에 32.0kg‧m의 성능이라고. 개인적으로 LPG 차량을 타고 있어 LPI 모델을 타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마련된 모델은 전부 디젤. LPI 모델은 추후 기회가 닿으면 소개하도록 하겠다.

덩치에 걸맞은 넉넉한 힘을 갖췄지만 풍절음이 제법 들려오기 때문에 규정속도를 지키는 것이 가장 쾌적하다.

가속페달을 깊이 밟자 큰 덩치에도 차가 가벼워진 것처럼 앞으로 튀어나가며 제법 빠르게 속도계를 올려붙인다. 점차 고속으로 갈수록 풍절음이 귀에 거슬릴 정도로 들려오는데 디자인 상 감내할 수밖에 없는 부분. 안전을 위해 여유 있는 속도로 낮춰주면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이 많이 줄어든다.

이 정도 가격에 다양한 주행 보조 및 안전 기능이 탑재됐으니 가성비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주행보조 기능이 탑재됐는데, 스타리아 전 모델에 전방/후방/후측방 충돌 방지와 차선 이탈보조, 차선 유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다. 물론 여기에는 카고 라인업 역시 포함된다. 2,700만 원대(2,500만 원대인 수동 모델은 SCC 기능이 제외된다)부터 구입할 수 있는 카고 차량에까지 이 정도 편의기능이 탑재됐으니 앞으로 스타리아와 경쟁하기 위한, 국내 MPV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허들이 상당히 높아진 셈이다.

고속에서는 후미가 통통 튀는 느낌이다.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나머지 모델은 리프 스프링)라고 하는데, 노면이 제법 거친 도로에서도 타이어 그립을 잘 유지하며 달려나간다. 그러나 속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도로의 요철을 만나면 차 뒷부분이 통통 튀는 느낌이 드는데, 긴 차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프리미엄 MPV인 만큼 더 상위 시스템을 얹는 것도 좋지 않을까?

놀랍게도 옵션으로 보스 오디오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차량에서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라 반갑다. 이 밖에도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스마트 파워 슬라이딩 도어, 2, 3열 선커튼 등 편의성을 높이는 옵션들이 마련되어 있어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카고 버전은 스윙 테일 도어가 옵션으로 제공되어 화물 운송에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정도 구성도 매력적이지만, 라이드매거진 독자들 중에는 모터사이클을 싣고 다니는 목적으로 스타리아 카고 모델을 고민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스타리아 카고 3인승 모델의 경우 지면에서 트렁크 입구까지의 높이 573mm, 입구 너비 1640mm, 입구 높이 1436mm, 적재함 길이 2410mm로, 전반적으로 스타렉스 밴보다 조금씩 더 늘어났다. 이 정도 구성이라면 어드벤처 모델의 경우 윈드스크린을 탈거하면 문제없이 실을 수 있으며, 조금 날씬한 슈퍼스포츠 계열이라면 2대도 가능할 정도다. 모터사이클이 이 정도니 자전거 역시 배치만 잘한다면 5~6대 정도는 거뜬하지 않을까. 5인승 모델은 다른 수치는 동일하고 적재함 길이가 1775mm이니 대각선으로 적재하는 방식으로 모터사이클을 실을 수 있겠다. 여기에 전고가 2m여서 지하주차장 진입도 문제없으며, 용도에 맞춰 트윈 스윙 도어나 스마트 파워 테일 게이트를 선택할 수도 있다. 여기에 기본 적용되는 것 외에도 옵션으로 다양한 주행보조 및 안전 기능을 더할 수 있으니 주말 트랙 데이나 교외에서의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모델이 될 것이다.

현대 스타리아는 디자인과 함께 뛰어난 실용성으로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여기에 2,5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표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다. 가족들의 편안한 이동을 위해서든, 영업적인 목적을 위해서든 스타리아는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지다. 기아 카니발이 독점하고 있던 국내 MPV 시장에 스타리아 발 지각변동이 곧 다가올 것이다. 그만큼 이번 스타리아는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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