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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오브 토크의 쿼터급 주인공, 야마하 MT-03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20.08.3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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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흐름을 만들어간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새로운 모델을 내놓으면 그 모델이 표준 혹은 기준이 되고 이내 흐름이 되어 시장에서 경쟁하는 다른 메이커들이 따라하고 견제를 받게 된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 간에 트렌드의 중심에 서고 조그만 변화에도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과연 어떻게 느껴질까? 야마하에는 지금 역사를 만들어 내고 있는 라인업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R 시리즈와 MT 시리즈다. 아마도 슈퍼스포츠를 좋아하는 라이더 중 야마하의 R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고, 네이키드를 좋아하는 라이더라면 야마하의 MT 시리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야마하의 MT 시리즈는 크게 MT-10, MT-09, MT-07, MT-03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번 시승의 주인공인 MT-03은 바로 야마하의 MT 라인업에서 쿼터급을 담당하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쿼터급 이라는 단어만 보고 우습게보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MT-03은 현재 쿼터급 네이키드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인기 모델로 쿼터급 모터사이클 시장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모델이자 시장과 소비자 모두가 인정하는 베스트셀러다. 시간이 지나 신모델이 나올수록 그 완성도는 꾸준히 높아져 이제는 쿼터급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야마하라는 브랜드를 생략하고 MT-03이라는 모델명의 네임벨류 만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을 정도로 시장에서 인정받을 정도가 되어가고 있다.

MT-03을 설명할 때 야마하의 쿼터급 스포츠 바이크인 R3를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다. 이 둘의 관계는 마치 이란성 쌍둥이처럼 장르와 외형 디자인은 다르지만 주행감각이나 장점은 서로 비슷한 부분들이 많다. 특히 여기서 말하는 장점이란 것들이 모터사이클을 평가할 때 중요하다고 여기는 요소들이 많아 MT-03과 R3 이 두 모델은 우수한 모터사이클이 갖추어야 할 기본기가 충실한 모델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그래서인지 이 두 모델은 라이더들의 평가도 좋고 팬 층도 두터우며 판매량도 우수하다.

이런 MT-03이 새롭게 업그레이드 된 신모델을 국내시장에 선보이며 시장공략에 나섰다. 업그레이드 된 부분들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면 프론트 부분과 연료탱크 부분의 디자인이 변화했고 계기판도 새롭게 LCD 풀디지털 방식이 채택됐다. 경량의 LED 방향 지시등으로 교체돼 시인성과 안정성이 향상됐고 전작에서 적립식 포크였던 프론트 서스펜션이 37mm 도립식 포크로 변경됐다. 전작과의 기계적인 차이는 이 정도이지만 프론트의 디자인이 다소 파격적으로 바뀌면서 모터사이클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첫인상에 변화가 생겨 소비자들이 느끼는 변화의 폭은 클 것으로 보인다. 기계적인 변화의 차이가 크더라도 디자인이 동일하면 사람들이 변화의 폭을 그리 크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MT-03의 이번 변화는 그것과는 약간 반대의 개념이다.

프론트의 이미지 변화가 그만큼 이번 변화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순히 디자인적인 변화라고 하기보다는 안정성을 위해 LED 라이트와 구형태의 헤드라이트 조합으로 세팅했다고 할 수 있다. 방향지시등 역시 LED로 교체되면서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변화에 신경을 썼다고 할 수 있고 그만큼 쿼터클래스 역시 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해서라면 고급스러운 변화를 꾀할 수 없음을 알려준다. 소비자들의 눈이 그만큼 높아지고 작은 부분에도 신겨을 쓴다는 것을 야마하도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야간 주행을 하면서 라이트의 밝기나 시인성 등을 확인해 봤는데 이전 모델보다 나아진 듯 하고 야간 주행 시 안전한 라이딩을 돕는다. 변경된 프론트의 디자인은 아무래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인데 디자인이야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차체 디자인과는 나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변경된 계기판은 LCD 풀디지털 방식이라 이전과는 느낌이 좀 다른데 아무래도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겠으나 사용해보니 사용자에게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주행 중 쉽고 편하게 전달해 줄 수 있어 변경된 계기판의 기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스럽다. 또한 연료탱크의 디자인도 바뀌어 전체적으로 변화의 느낌을 더하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측면부에서 바라본 라인이 살짝 바뀌면서 디자인이 좀 더 깔끔해졌고 세련된 느낌이다.

시트에 앉아 핸들을 잡아보면 역시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몸에 착 감기는 느낌이랄까. 시승해본지 꽤나 오래됐었지만 바로 어제까지 탔던 것처럼 익숙하고 편안한 바로 그 느낌. 적응도 필요 없고 위화감도 없다. 780mm의 시트고는 넉넉하게 양 발이 충분히 땅에 닫게 만들어줘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핸들을 잡고 자세를 취하고 있으면 최적화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이렇게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의 최적값을 찾기 위해 야마하는 얼마나 많은 테스트를 했을까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물론 모든 사람의 신체 사이즈가 다르고 선호하는 포지션이 다르겠지만 아직 MT-03을 타고 불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시트고, 핸들의 길이, 무게중심, 폭, 모두 다 한국인 의 평균 체형에 안성맞춤이라고 할 만한 사이즈이자 세팅이다.

키를 돌려 시동을 걸어보니 변경된 계기판이 빠르게 반응하며 라이더를 반긴다. 계기판만 바뀌었을 뿐인데 뭔가 좀 더 재빠르고 민첩해진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엔진을 비롯한 파워트레인의 변화는 없었기 때문에 이전의 느낌, 이전의 소리 그대로다. 역시나 부담 없고 안정적인 이 엔진 소리와 필링은 라이더를 편하게 만들어준다. 스로틀을 살짝 비틀어 봐도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답변을 한다.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라이더에게 반응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모터사이클도 있지만 이런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은 언제나 편하고 반갑다. 아마도 야마하는 이런 필링을 많은 라이더들이 사랑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출발은 부드럽다. 클러치압도 너무나 편하고 부담 없으며 자연스럽다. 저속에서의 느낌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아마도 “부드럽다.”가 가장 좋은 답변일 것이다. 여러 가지 느낌이 있지만 쿼터급 모델들이 단기통 엔진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MT-03이 상대적으로 좀 더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 같다. 특히나 단기통 쿼터급 모델을 지금 타고 있는 사람이 321cc 병렬 2기통 엔진이 장착된 MT-03을 타본다면 더욱 그렇게 느낄 가능성이 크다. 많은 사람들이 이 엔진이 MT-03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고 또 차별화 포인트이며 경쟁력이라 말한다. 그만큼 이 엔진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모든 검증이 끝났다고 생각해도 된다.

움직이기 시작하면 역시나 모든 조작이 너무나 편하고 매끄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아마도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말은 이런데 쓰는 것이리라. 핸들포지션, 시트포지션 어느 것 하나 불편하거나 어중간한 것이 없다. 내 몸에 맞춘 커스텀 바이크가 아니지만 맞춤이란 표현을 써도 될 정도인데 특히나 다리를 차체에 붙여보면 정말 몸에 착 감긴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모터사이클과 밀착해 한 몸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주행 시 민첩한 움직임이나 라이더의 안정감에 도움을 준다. 코너를 만나 몸을 기울이고 다시 일어서고 또 다른 코너를 만나 다시 기울이고 일어서는 과정이 너무나 편하고 부담이 없다. 머리에서 생각을 하면 이미 어느 샌가 한 몸이 되어 함께 눕고 또 일어서고 있다. 조금 과장 같아 들릴 수 있겠지만 그만큼 라이더를 잘 받아주는 모델이란 소리다.

이번에 변경된 프론트의 37mm 도립식 포크를 경험해보기 위해 일부러 다양한 상태의 도로를 달리며 느껴봤는데 전체적으로 탄탄해진 느낌이다. 바뀌기 이전 모델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서 타보면 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다양한 노면의 특징을 잘 읽고 또 잘 받아들여 안정적인 라이딩을 돕는다. 서스펜션에 대한 평가는 아무래도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것보다는 실제 사용자들의 평가에 의해 판가름 되는 경우가 많으니 시장과 유저들의 평가를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변화는 있으니 이전 프론트 서스펜션에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던 라이더라면 꼭 타보고 평가해 보라고 하고 싶다.

역시나 MT-03을 탈 때 가장 기분 좋은 느낌은 빠르게 변속하며 스포티하게 툭툭 치고 나가는 그 순간들이다. 거칠게 쥐어짜듯 스로틀을 비틀면 저속에서 그렇게 부드럽던 MT-03은 순간적으로 돌변하며 날카롭게 변한다. 소리도 떨림도 날카롭게 변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힘들거나 부담스러워 하는 느낌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 어떤 요구도 받아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으니 마음대로 해보라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뻥 뚫린 도로나 달릴 수 있는 조건이 보이고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덧 4단 아니면 5단에 기어가 들어가 있다. 내가 언제 이렇게 했지 라고 스스로 반문할 정도로 스로틀을 풀고 클러치를 잡아 변속하고 다시 재 가속하는 동작이 워낙 매끄러워 나도 모르게 정신없이 변속을 하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경험이 시승 내내 반복된다는 것이다.

변속하면서 빠르게 치고 나가는 그 재미에 빠지게 되면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다. 특히 라이더의 요구에 고음의 배기음과 떨림으로 반응하며 대답하는 MT-03의 느낌은 고알피엠으로 달릴 때 가장 매력적이다. 물론 배기량이 명확하게 한계가 있는 모델이니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서 설명을 해도 “그래봐야 결국은 쿼터급 아닌가.”, “321cc 엔진을 무슨 리터급을 탄 것처럼 잘도 써놓았네.”라는 반응을 듣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MT-03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려 라이딩을 하다보면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MT-07, MT-09, MT-10을 궁금해 한다는 것이다. MT-03이 이 정도로 재미있는데 대체 MT-07은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 얼마나 더 대단할까? 하고 자연스럽게 궁금해 하는 것이다. 실제로 MT-03으로 쿼터급에 입문해 상위 MT 모델로 올라가 MT 시리즈의 충성스러운 네이키드 라이더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시작이 MT-03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야마하에게 이 모델을 잘 만들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MT-03을 선택하는 라이더들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MT-03의 타이어가 전체적으로 살짝 얇아 보인다고 해서 광폭타이어를 끼우거나 좀 더 넓은 휠로 교체할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 MT-03에 두꺼운 타이어를 끼우면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민첩한 운동성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야마하가 공들여 세팅한 세팅값이 허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 MT-03의 휠과 타이어를 바꾸는 순간 후회할 가능성이 높으니 더 큰 존재감을 가지고 싶으면 상위 모델로 올라가길 추천해 본다.

“잘 달리고, 잘 서는 기본기가 뛰어난 모터사이클”이라는 라는 말은 무척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여기에는 충족시켜야 할 많은 조건들이 숨어있고 그런 기본기를 쌓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MT-03은 야마하의 MT 라인업에서 쿼터급을 담당하고 있는 대표 주자답게 이런 요구조건에 충실한 모델이다. 누구에게 추천해줘도 좋지 않은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매우 적은 안정적인 선택이다. 그래서 오랜 시간 시장과 라이더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또 베스트셀러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이유가 궁금하고 확인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직접 시승해보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 권하는 모델이다. 아마도 아무리 짧은 시승이라도 그 이유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그리고 온몸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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