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8.10 월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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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MotoGP 2라운드 SPA Jerez 리뷰

COVID-19로 인해 2019년 11월 17일 스페인 Valencia 그랑프리 이후 무려 8개월(245일)을 천신만고 기다린 끝에 Jerez에서 개막전이자 2전으로 개최되었습니다. MotoGP는 1949년 시작되었고 로드레이스는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렇게 긴 시간 레이스가 없었던 것도 처음입니다.

오랜 공백은 여러 가지 변화를 가지고 왔습니다. Jerez 서킷은 1985년 오픈하여 1986년 처음 MotoGP를 개최했으며 올 시즌까지 단 한 번도 빠짐없이 캘린더에 포함되었습니다.

그런데 3~5월 중에만 개최를 했기 때문에 노면 온도가 50°를 넘었던 적이 없습니다. 보통 30°~40°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 그랑프리에서 50° 넘는 노면의 데이터가 거의 없었다는 겁니다. 물론 지난해 전체적인 노면 리노베이션으로 그립은 향상되었고 실제 이번 그랑프리에서 MotoGP를 포함하여 Moto2, Moto3 클래스 모두 Fastest Lap Records를 경신했습니다.

그러나 50°는 말레이시아 Sepang, Chang 등 아주 더운 곳이 아니면 드문 노면 온도이기 때문에 미캐닉뿐 아니라 라이더 본인들도 그립 때문에 고전하지 않을 수 없던 환경이었습니다. 이번 Jerez Race 노면 온도는 무려 54° 였습니다.

이에 따른 전도도 있었는데요. 노면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리어 그립과 가속력을 높이기 위해 라이더들은 바이크 뒤로 무게 중심을 두었습니다.

(리어 그립이 증가하면 Front/Rear 트랙션 밸런스가 변경되어 코너 회전 및 기타 성능 요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리어 그립을 늘리면 라이더는 리어 타이어에 더 많은 하중을 가하며 더 많은 그립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것은 반대로 프론트 타이어의 부하를 줄여 프론트 그립이 부족한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다닐로 페트루치 Danilo PETRUCCI는 수요일 공식 테스트에서 높은 노면 온도로 인해 그립을 잃고 전도 골절 부상은 없었지만 상당한 충격이 있었습니다. 당시 노면 온도는 무려 60°에 가까웠는데 무게 중심이 뒤에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Front 그립이 부족하게 되면서 로우사이드가 났던 것인데요.

이는 잭 밀러 Jack MILLER, 알렉스 린스 Alex RINS 역시 마찬가지로 비슷한 전도가 있었습니다. 린스는 T11에서 프론트 그립을 잃고 런 오프했는데 방호벽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 바이크에서 뛰어내리면서 부상을 당했는데요. 어깨 탈구와 함께 상완 골두(위팔뼈의 위쪽 끝부분)의 미세골절과 근육 파열로 인해 MotoGP 메디컬이 참전을 불허했습니다. 페이스가 좋았던 Suzuki 후안 미르 Joan MIR 역시 Q2에서 부진한 랩타임을 기록했는데 FP에서 느꼈던 그립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FP2 세션 1위였던 프랑코 모비델리 Franco MORBIDELLI는 프론트 채터링까지 경험하면서 대부분의 라이더가 높은 노면 온도에 따른 그립 저하로 상당히 고전했습니다.

칼 크러치로우 Cal CRUTCHLOW는 일요일 오전 Warm Up Lap T8에서 프론트 그립으로 인해 전도 오른 주상골(손목) 골절과 얼굴이 심하게 멍이 들 정도로 충격이 큰 전도를 당했습니다. 크러치로우는 화요일 수술할 예정입니다.

마크 마르케즈 역시 Race에서 하이사이드 전도로 매우 드문 부위의 골절상을 당했습니다.

하이사이드 전도 후 안전지대에서 함께 미끄러지던 바이크의 앞 타이어가 오른 상완골을 충격하면서 골절 부상을 입었는데요. MotoGP를 짧지 않은 기간 보아왔지만 상완골(위팔뼈)이 완전히 분리되는 골절된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마르케즈 역시 화요일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마르케즈, 칼 크러치로우, 알렉스 린스, 다닐로 페트루치 상위권 라이더가 줄줄이 부상을 당했고 마르케즈, 크러치로우, 린스는 3전이 백투백으로 개최되기 때문에 메디컬 체크에서 참전을 불허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전도수에 비해 골절 부상이 많은 경우도 매우 드문 일인데요. 13회 밖에 되지 않는 챔피언십에 큰 영향을 받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발렌티노 로씨 Valentino ROSSI 역시 높은 노면 온도에 따른 신형 Hard 컴파운드 타이어의 그립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난 Yamaha의 문제였던 그립 저하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팀 메이트인 매버릭 비냘레스 역시 같았습니다. 발렌티노 로씨나 마르케즈와 같이 하드 브레이커 라이더들은 보통 Hard 컴파운드를 선택합니다. 타이어의 마모가 다른 라이더에 비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차츰 바뀌고 있는데 이는 Michelin 타이어의 이해하기 어려운 타이어 컴파운드 성격 때문입니다. 로씨도 한 인터뷰에서 이야기했지만 Bridgstone은 데이터에 따른 컴파운드 선택이 가능했고 결과 역시 거의 비슷하게 나왔지만 Michelin은 그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현재 Michelin 타이어의 컴파운드에 따른 성능이 감잡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데이터를 보더라도 쿼타라로와 비냘레스의 코너속도가 빠르고 비냘레스의 브레이킹이 로씨보다 좋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발렌티노 로씨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타이어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발렌티노 로씨의 10회 월드 챔피언 타이틀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Michelin은 접지면을 넓혀 접지력을 향상시킨 Rear 타이어를 공급했습니다. 좌 코너 5, 이 코너 8개로 구성된 Jerez 서킷은 5, 11, 12 코너가 고속 코너로 이번에 공급된 Michelin 타이어는 좌우 비대칭 컴파운드이며 우측면이 더 Harder 한 컴파운드 타이어입니다.

파비오 쿼타라로 Fabio QUARTARARO는 그랑프리 직전 규정을 벗어난 튜닝 바이크 R1으로 테스트한 것이 적발되어 금요일 FP1 세션 20분 주행 금지 처분을 받아서 25분간의 주행만 했습니다. 지난해 폴포지션을 차지했던 쿼타라로는 FP1 17위였지만 FP2, FP3 세션에서 1위를 했을 정도로 남다른 적응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레이스시뮬레이션을실시하는 FP4 세션에서는 마크 마르케즈 Marc MARQUEZ가 1위, 쿼타라로는 10위에머물렀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세션이 바로 FP4 세션입니다. 레이스 시뮬레이션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FP4의 결과는 레이스에 가장 근접한 결과를 보이기도 합니다.

발렌티노 로씨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예상을 완전히 깨어버리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제 인간미까지 보이는 MotoGP에서 대선배로서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르케즈가 가장 유력한 월드 챔피언이라고 생각하며 누구보다 페이스가 좋다는 것은 데이터로 증명해 보입니다.

물론 비냘레스와 쿼타라로 역시 위협적인 주행을 하고 마르케즈를 압박할 수 있지만 Yamaha 바이크는 1랩을 주행할 때는 빠르지만 정상적인 레이스 주행면에서는 RC213V에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또한 RC213V는 최대 출력에서 앞서고 타이어 마모가 적기 때문에 Yamaha M1이 긴 레이스에서 경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라고 했습니다. 로씨의 이런 이야기는 그동안 경쟁자 입장에서 대립각의 상황과는 엄청나게 변화된 모습입니다. 객관적으로 발렌티노 로씨의 이야기에 1000% 동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이크의 성능을 둘째 치더라도 현재 마크 마르케즈의 페이스는 최고조이며 이변이 없는 한 그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길 수 있는 확률은 매우 작습니다. 이것이 현재 MotoGP의 현실인 것이죠.

토요일 예선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쿼타라로가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폴포지션을 차지했는데요. 이는 프랑스 라이더로는 Premier 클래스 최다 폴포지션 기록입니다. 지난해 자신이 기록한 All Time Lap Record 1'36.880을 FP3에서 1'36.806으로 경신하고 Q2에서 1'36.705로 다시 경신하며 최고의 페이스를 보였습니다. 폴 마스터인 마크 마르케즈는 0.157초 차이로 비냘레스에 이어 3위를 차지했고 Ducati에서는 2년 차 라이더인 바냐이아 Francesco BAGNAIA가 4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예선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Race

Michelin Front Slick은 모든 라이더가 Hard 컴파운드를 선택했지만 Yamaha의발렌티노로씨와매버릭비냘레스두명만 Soft 컴파운드를 선택했으며 Rear Slick은 모든 라이더가 Soft 컴파운드를 선택했습니다.

위의 타이어 선택을 보면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습니다. 노면 온도가 무려 54° 의 레이스에서 Rear는 모두 Soft 컴파운드를 선택했습니다. 이는 이전의 패턴과 매우 다른 타이어 선택이며 확실히 Michelin 타이어는 노면 온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전천후 타이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Bridgestone 타이어는 노면 온도가 낮으면 Soft, 높으면 Hard를 선택할 정도로 거의 정석에 가까운 컴파운드 타이어를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Michelin은 전혀 다른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는데요. 이는 미쉐린에서 밝혔지만 모든 타이어는 긴 레이스를 모두 소화할 정도로 내구성을 갖춘 타이어입니다. 그렇다고 브릿지스톤은 내구성이 약해서 레이스 전체를 소화 못했냐. 이것도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미쉐린 타이어의 컴파운드가 Harder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타이어의 선택이 아니며 이로 인해 고전하는 것은 라이더와 미캐닉입니다. 지난해 여섯 번의 폴포지션과 일곱 번의 포디엄에 올랐지만 단 한 번도 우승을 맛보지 못한 파비오 쿼타라로가 드디어 2020 시즌 첫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Pole To Finish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우승은 2000년 영국 Donington Park에서 발렌티노 로씨가 기록한 21세 144일을 제치고 21세 90일로 역대 최연소 8번째 우승 기록이며 1999년 스페인 Valencia 이후 프랑스 라이더 Regis LACONI가 Primire 클래스에서 우승 이후 무려 20년 304일 만에 우승한 것으로 프랑스 라이더로는 역사적인 우승입니다.

앞서 로씨의 이야기를 썼지만 Yamaha 라이더는 한랩을 빨리 주행하는 것은 경쟁력이 있지만 많은 랩을 소화하는 것은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높은 노면 온도지만 리어 그립이 향상된 신형 타이어로 모든 랩타임은 새로운 기록으로 경신되었습니다. 그러나 레이스 전체적인 면으로 본다면 다른 양상이 벌어집니다. 먼저 지난해 Race 랩타임은 마크 마르케즈의 41'08.685이며 이번 쿼타라로의 Race 랩타임은 41'23.796으로 약 15초나 느린 기록입니다. 지난해 노면이 42° 였기 때문에 54° 였던 이번 그랑프리와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Race Fastest Lap에서도 지난해 마르케즈는 1'38.051을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마르케즈의 1'38'372가 가장 빨랐던 기록입니다. 그만큼 그립은 지난해에 비해 부족했다는 것이며 쿼타라로는 3랩에서 기록한 1'38.549가 가장 빠른 랩타임이었습니다. 또한 8랩에서 39초대를 기록하고 이후 38초대, 17랩부터 24랩까지 다시 39초대 페이스를 보입니다. 하지만 마크 마르케즈는 런 오프한 5랩 47초대, 11랩부터 21랩까지 두랩을 제외하고 38초대를 기록했습니다. 두 번의 39초대도 초반 랩타임으로 대부분 38초대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페이스를 보였습니다. 물론 마르케즈가 3랩을 남겨두고 전도했기 때문에 쿼타라로를 추월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마르케즈가 전도했을 때 쿼타라로와의 격차는 5초 초반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파비오 쿼타라로의 우승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큽니다. 이제 2년 차 MotoGP 클래스 라이더로 그의 천재성은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그 천재성에 비해 Moto3, Moto2 클래스에서 보인 성적은 초라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스페인 CEV Junior Moto3 클래스에서 14세, 15세에 두 번의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고 만 16세가 되기도 전에 세계 무대인 Moto3에 데뷔한 쿼타라로이기 때문에 Moto3, Moto2 클래스에서 월드 챔피언 타이틀 획득에 실패한 그에게 실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루키로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이런 것을 모두 씻어버릴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였고 이제는 마르케즈의 유일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쿼타라로를 중심으로 잭 밀러, 모비델리, 바냐이아, 올리베이라 등이 Top 10안에 들었고 대부분 20대 라이더들이 큰 활약을 펼쳤습니다. 젊은 라이더들의 경쟁의 장으로 세대교체를 알리는 교두보가 된 그랑프리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쿼타라로의 우승은 센세이션 했지만 그 우승보다 값진 마크 마르케즈의 폭발적인 주행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마르케즈는 5랩 T4에서 런 오프하면서 전도를 가까스로 잡아 다시 레이스에 임했고 그때는 이미 순위가 18위까지 밀렸습니다. 그러나 침착하게 38초대를 유지하며 2위였던 비냘레스의 뒤를 바짝 뒤쫓았지만 안타깝게도 전도로 골절 부상까지 입었습니다. 세 네 코너만 지났으면 비냘레스도 충분히 추월 가능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마르케즈는 Moto2 클래스 일본 Motegi에서 스타트 실수로 거의 최후미로 밀렸다가 우승, Valencia에서 최후미 출발하여 우승 등 드라마틱 한 장면을 수차례 보여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그랑프리는 거의 처음 겪는 높은 노면 온도로 인해 모든 라이더의 페이스가 지난해에 비해 느렸고 그만큼 적극적인 주행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마르케즈는 오히려 안정적인 랩타임을 꾸준히 기록하며 쿼타라로와 비냘레스를 제외하고 모두 추월에 성공했습니다. 바냐이아, 도비지오소, 모비델리, 잭 밀러는 FP 세션에서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던 라이더들이지만 마르케즈에게는 경쟁상대가 전혀 되지 못했습니다. 과연 이들이 그렇게 쉽게 추월을 주는 라이더인가요. 그들과 마르케즈는 상당한 격차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거의 양보하는 느낌을 받는 것처럼 쉽게 문을 열어줬습니다. 발렌티노 로씨는 T6에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마르케즈에게 추월을 주었는데요. 이것은 두 가지로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하나는 발렌티노 로씨가 코너를 크게 돌면서 후방을 주시한 것이 그렇게 보였을 것이며 두 번째는 대시보드에 93 Follow가 표시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로씨도 레이스 중에 뒤를 자주 돌아보기 때문에 본인이 더 빠른 라이더에게 추월을 주었을지도 모릅니다만 저는 로씨가 코너를 크게 돌아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추월하게 된 상황으로 봅니다.

마르케즈의 첫 번째 전도에서 소름이 돋을 정도로 그의 반사 신경에 감탄했습니다. 그는 무릎과 팔꿈치로 늘 하듯이 바이크의 전도를 버텨내면서 일어선 것입니다. 다른 라이더라면 100% 로우사이드 전도로 리타이어 했어야 했지만 마르케즈는 그것을 살려냈고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현재 MotoGP에서 마르케즈의 Save 능력을 추월하는 라이더는 없습니다. 단연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Front End Magic"이라고 불릴 정도로 마르케즈는 Front 타이어의 슬라이드 제어 능력이 매우 뛰어나며 한계점을 능수능란하게 제어하고 트랙션 한계를 넘나드는 상황을 제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마르케즈도 어제의 하이사이드는 조급한 마음에서 나온 실수로 보입니다. 남은 랩은 불과 4랩으로 승부욕이 지나칠 정도로 높은 마르케즈는 우승까지도 노렸을 겁니다. 페이스가 압도적이다 보니 스로틀을 좀 더 빨리 열면서 하이사이드로 이어진 것이죠. 지난해 마르케즈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레이스 운영을 했습니다. 미국 Austin 전도 리타이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단 한 번도 3위를 한 적이 없이 우승과 2위만을 기록할 정도였고 역대 최다 챔피언십 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저는 마르케즈가 이번 주 Jerez 그랑프리에 참전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본인 의사와 별개로 메디컬 체크에서 허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11회의 그랑프리가 남아 있습니다. 쿼타라로는 이제 단 한 번의 그랑프리 우승을 했을 뿐이며 마르케즈와는 11회나 되는 어쩌면 긴 여정을 함께 경쟁해야 합니다. 마르케즈에게는 체코 Brno 전까지 3주의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재활한다면 참전이 가능합니다.

MotoGP 라이더들의 수술을 많이 한 의사에 따르면 이들의 정신력은 일반인들과 비교할 수 없으며 특별한 주사를 주입하기 때문에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했습니다. 그 주사가 영양제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 그들의 의지와 외부적인 영향으로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회복력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르케즈의 부상은 안타깝지만 마르케즈가 복귀한다면 챔피언십은 오히려 더 치열하게 될겁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이제 마르케즈는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를 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2위를 차지한 매버릭 비냘레스는 발렌티노 로씨와 데이터를 공유하는데요. Petronas Yamaha SRT 쿼타라로, 모비델리까지 Yamaha 라이더의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세팅을 맞춥니다. 우선 로씨, 비냘레스, 쿼타라로는 A Spec의 완전히 동일한 Factory 스펙의 바이크를 타며 모비델리는 B Spec 바이크를 탑니다. 그런데 쿼타라로가 지난 수요일 테스트에서 2020 바이크가 2019에 비해 어려운 바이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 까다롭지 않은 성격과 Front End 그립을 신뢰하기 때문에 가장 빠른 랩타임을 기록한 것입니다.

왜 쿼타라로만 빠를까? 그냥 그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타이어에 신뢰를 완전히 잃은 로씨와 다른 부분이 이것입니다.

비냘레스는 로씨와 유일하게 Front Soft 타이어를 선택했습니다. 이는 하드 브레이킹을 하는 두 라이더가 도박에 가까운 모험을 건 것인데요. 비냘레스의 작전은 스타트 직후 홀샷을 차지하고 마치 로렌조, 페드로 사처럼 초반 독주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작전은 정확한 노면 데이터와 로렌조, 페드로사나 가능한 작전입니다.

비냘레스는 레이스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Soft 타이어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오히려 6, 7랩에서는 전도하기 직전까지 프론트 슬립(채터링)이 있었습니다. 매버릭 비냘레스는 훌륭하고 천재적인 라이더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레이스 운영 능력은 돋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노면 온도가 그렇게 높은데도 불구하고 Soft 컴파운드를 선택한 것은 로씨와 같은 그립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그랑프리 2위는 결코 부진한 성적은 아닙니다만 마르케즈가 바로 뒤까지 쫓아온 것을 보면서 정말 이렇게 격차가 크구나를 느꼈습니다. 차세대 월드 챔피언으로 거론되는 비냘레스에게 필요한 것은 까다로움이 아니라 과감함입니다.

로렌조는 독주 모드로 주행하면서 많은 성공을 했고 페드로사 역시 그랬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능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페드로사 조차도 로켓 스타트 스타일을 바꾸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런 세팅은 긴 레이스에 적합하지 않고 손해보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비냘레스의 Soft 타이어 선택은 매우 큰 실수이고 타이어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지 않으면 월드 챔피언은 멀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대시보드에 적색 램프(Yamaha는 엔지니어가 문제점을 파악했다고 했지만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습니다)가 켜지면서 결국 리타이어 한 발렌티노 로씨는 프랑코 모비델리와 가장 흡사한 주행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모비델리보다 10cm 정도 신장이 큽니다. 로씨는 이 부분도 타이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며 정확한 해결 방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2018년부터 심각해진 Yamaha의 그립 문제는 이제 바이크의 문제이기보다 라이더 본인들의 타이어 신뢰에 대한 영향이 더 커보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쿼타라로의 주행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Ducati 팀의 안드레아 도비지오소 Andrea DOVIZIOSO는 FP 세션에서 역시 그립 문제로 고전했지만 3위로 Desmosedici 바이크를 타는 라이더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사실 계약 문제로 복잡한 심경과 불과 2주 전에 플레이스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은 라이더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도비지오소는 "이번에 3위는 나에게 우승과 같습니다"라고 했는데요. 차분한 레이스 운영으로 그의 노련미가 돋보였던 그랑프리였습니다. Jerez 서킷은 Ducati와 같이 가속력 중심의 바이크가 우승하기 어려운 서킷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 시즌 이제 단 한 번의 그랑프리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월드 챔피언 후보인 마크 마르케즈가 적어도 다음 그랑프리 결장이 거의 확실합니다. 크러치로우, 알렉스 린스도 메디컬 체크를 해야 참전 가능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비지오소, 비냘레스와 쿼타라로의 3파전 양상으로 초반 챔피언십이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여기에 다크호스 잭 밀러가 가세하면 더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겁니다.(그러나 잭 밀러는 전도가 많고 한계가 분명한 라이더이기 때문에 챔피언 타이틀 경쟁에서는 조금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Moto3 클래스에서 경쟁력이 낮은 구형 Honda NSF250R로 상위권에 랭크되며 Moto2를 거치지 않고 MotoGP 클래스로 스텝업하며 많은 주목을 받은 잭 밀러 Jack MILLER.

그는 케이시 스토너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2021년 Ducati Factory 라이더 시트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다크호스로서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Jerez에서 4위로 아쉽게 포디엄을 놓쳤지만 지난 시즌 5회 포디엄으로 MotoGP 데뷔 5년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불안정한 라이딩 포지션은 프론트 로우사이드로 이어지며 많은 전도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칼 크러치로우와 흡사한 상체를 조금 들어올리는 1990년대 포지션으로 이 포지션의 단점은 프론트에 무게를 제대로 싣지 못하다는 것에 있습니다. 크러치로우도 전도가 많은 대표적인 라이더 중 한명입니다. 잭 밀러의 라이딩 스타일은 Moto3 당시에도 동일했습니다. 라이더의 포지션, 로씨 레그 웨이브, 엘보 다운 등 시대에 따른 스타일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잭 밀러는 하필 프론트 그립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스타일을 고집할까요?

엣지 그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현 시대에서 바이크의 뱅킹시 종과 횡의 적절한 포지션으로 프론트 접지력을 높혀야 하지만 잭 밀러의 스타일은 종으로 누르는 형태이기 때문에 그립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잭 밀러의 바이크 뱅킹각이 매우 깊다는 것입니다. 발렌티노 로씨도 라이딩 포지션을 수정하며 바이크에 적응하려 노력합니다. 잭 밀러도 이런 노력이 없다면 다크 호스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마르케즈가 3주 후에 복귀하더라도 100% 회복이 아니라면 우승권에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에 도비지오소, 비냘레스, 쿼타라로는 분명히 월드 챔피언 타이틀에 대한 욕구가 더 커질 겁니다. 도비지오소의 노련함, 비냘레스의 능숙함, 쿼타라로의 과감함. 과연 누가 2020년 월드 챔피언 타이틀 획득에 가까울까요?

마르케즈의 부상은 2020 챔피언십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겁니다. 11회 그랑프리에서 8회 정도 우승한다면? 적어도 지난 시즌처럼 독주는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더 치열한 챔피언십이 될 겁니다. 천신만고 끝에 개최된 그랑프리가 이렇게 흥미롭게 전개될지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즐기면 됩니다. 다음 그랑프리는 스페인 Jerez 서킷입니다. 역사상 같은 서킷에서 2주 연속 개최된 적이 없습니다. 어떠한 결과가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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