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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고성능 미래차,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9.10.30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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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재규어는 80년이 넘는 역사로 지금껏 전 세계를 흥분시켜왔다. 재규어에는 긴 역사만큼 유명한 모델들이 많았다. 최근에는 2시터 스포츠카 F-TYPE을 비롯, 고성능 SUV인 F-FACE, 전기차 I-PACE를 선보이며 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재규어는 전동화를 비롯한 배출가스 없애기,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자율주행기술 개발하며 교통 혼잡과 사고 없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4의 유명 레이싱 게임 중 하나인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와 재규어가 만났다. 제조사가 개발한 가상의 차량이 게임 상에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재규어는 동경 모터쇼 그란 투리스모 부스에서 이 차량을 소개하며, 올해 11월 말부터 플레이 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우디(e-Tron Vision Gran Turismo), 폭스바겐(GTI Supersport Vision Gran Turismo), 현대(N 2025 Vision Gran Turismo)등 다양한 제조사가 그란 투리스모와 협력하여 차량을 추가해왔다. 재규어는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를 개발하고 게임 상에 진출한다. 차량은 실차를 만드는 과정과 동일하게 개발했다. 비록 실제 차량으로 주행테스트를 하지는 못하지만, 가상의 차량을 개발해 시뮬레이션 코스에서 갈고 닦아 미래의 스포츠 차량을 만들었다. 재규어의 차량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실제 차량이 아닌 가상 차량이 그란 투리스모에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는 시대를 풍미했던 차량, 재규어 C-TYPE과 D-TYPE의 DNA를 이어받았다. 앞 범퍼부터 시작해 휀더를 거쳐 뒷 범퍼까지 부드럽게 연결되는 차체 측면이 아름다운 곡선은 D-TYPE을 떠올리게 한다. 전면부에서 바라보면 그릴이 있는 가운데는 낮고 면이 평평하며, 양쪽으로 휀더가 볼록 솟아오른 공격적인 모습이 C-TYPE을 연상시킨다. 재규어는 현재 포뮬러-E에 출전하는 I-TYPE 4와 I-PACE eTROPHY 전기 레이스카에서도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

차체는 르망24시 내구레이스에 출전하는 LMP 차량처럼 더욱 낮고, 납작하다. 좌우로 넓고 위아래로는 낮은 차량은 넓적한 돌처럼 바닥에 딱 붙어서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보닛은 길고, 운전석은 뒤쪽으로 쭉 밀려있는 모습은 E-TYPE Lightweigt에서 차용됐다. 속도가 점차 올라갈수록, 공기저항이 제곱으로 커지는 만큼 고속주행에서 효과적이다. 이런 유선형의 낮은 루프는 마치 전투기에서나 볼법한 디자인이다. 윈드실드는 루프와 일체형으로, 앞으로 살짝 이동하며 위로 올려져, 승하차가 가능하다. 이 차는 일반 차량처럼 도어가 없고, 안쪽으로 드라이버가 타넘어서 이동하는 욕조 타입(Bath)이다. 구조상 높은 강성을 유지하기 위함인데,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가 편의성 보다는 여타 레이스 차량들처럼 성능 위주로 설계되었음을 뜻한다.

트렁크 쪽을 보면, 재규어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뒷모습이 보인다. 여기에 평소에는 접혀있다가, 다운포스가 필요할 때 튀어나와 펼쳐지는 액티브 에어로 윙 또한 독특하다. 포르쉐 파나메라 터보처럼 매끈한 모습으로 숨겨져 있다가, 필요시 밖으로 튀어나온다. 작게 접혀있던 가운데 부분에서는 날개 양쪽이 펼쳐지며 면적을 넓힌다. 양력을 발생시키는 양쪽 끝의 윙은 가변식으로 비행기 날개를 비틀어 움직임을 만드는 승강타처럼 동작한다. 특히 코너에서는 회전시에 하중이 빠지는 코너 안쪽에 다운포스를 강화하여 높은 출력을 온전히 노면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한다.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는 엔진이 아닌 모터를 사용한 순수 전기차다. 합산출력 1,020마력(750kW)을 발휘한다. 3개의 모터를 사용해 네바퀴를 굴리는데, 앞쪽에 한 개, 뒤쪽에 두 개의 모터를 배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게는 겨우 1,400kg이다.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는 차량은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겨우 1.967초(0-60mph 1.9초)가 소요된다. 최고속도는 322km/h 이상이다. 앞뒤 무게 배분은 코너링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50:50으로 맞췄다.

브레이크 로터는 일반적인 원반(디스크) 형태가 아닌, 찻잔이나 접시 같은 입체적인 형태이다. 여기에 브레이크 캘리퍼를 무려 3개나 장착하여 강력한 제동력을 뽐낸다. 모터와 브레이크 세팅 등은 포뮬러-E에서 활약하는 파나소닉 재규어 레이싱 팀이 차량 퍼포먼스 설계에 참여하여 역량을 발휘했다.

전기차인 만큼 충전포트도 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충전포트가 두 개다. 과거 재규어 1968 XJ 세단은 연료필터를 두 개를 사용했었다. 뒷바퀴 휀더 쪽에 각각 한 개씩 자리 잡고 있었는데,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 역시 이를 오마주했다. 충전포트를 뒷바퀴 양쪽 휀더 위에 각각 하나씩 설치했다. 전압을 두 배로 올려(400V->800V) 고전력 충전하는 기술은 이미 자동차 업계에 점차 보급중이지만, 두 개의 충전기로 동시에 배터리 전기차를 충전하는 기술은 아직 없다. 말하자면 배터리와 충전과 방전하는 독립된 시스템을 두 개씩 탑재하는 셈이다. 미래차를 생각하는 재규어가 전동화 시대를 맞아 어떤 고민을 하는 지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다.

외부 차체는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 흔히 줄여서 카본이라 불리는 재질로 전체를 둘렀다. 뼈대가 되는 프레임은 전체가 한 덩어리처럼 되는 알루미늄 모노코크 방식이다. 카본은 같은 무게의 금속들에 비해 강성이 높아 재료를 적게 쓰고도 완성할 수 있는 소재이다. 카본 섬유를 직조해 카본 시트(천)을 원하는 조각으로 자른다. 이 조각들은 필요한 곳에 에폭시 접착제로 겹쳐 구조를 강화한 다음 열처리로 완성한다. 수작업이 많이 필요하고, 제조방법이 복잡하다보니 가격이 비싸다. 현재는 차량의 지붕이나 보닛처럼 큰 힘이 가해지지 않는 일부분에 튜닝 부품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의 인테리어는 재규어의 유산을 미래 자동차 디자인의 단순함과 융합시키면서 완성되었다. 진보적인 럭셔리, 순수함, 운전자가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현대적 인테리어 철학과 버무렸다. 여기에 재규어의 AR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킨 홀로그램 인공지능 체계가 탑재됐다. 차량 데이터와 3차원 지형 정보 표현 뿐 만 아니라, 의인화한 재규어 캐릭터가 입체영상으로 표현된다. 재규어는 운전자의 주행을 돕는 이 시스템 이름을 KITT-E라고 부른다. 운전석 형태는 드라이버를 감싸도록 만들어졌다. 외부에 사이드 미러는 따로 없고, 운전석 계기판 양쪽에 증강현실(AR)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적용했다. 시트는 바닥과 일체형으로, 마치 F1 경주차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바닥 무릎 부분은 올라가고, 엉덩이 부분은 내려와서 운전자의 몸에 밀착된다. 스티어링 휠은 좌우로 넓적한 직사각형 형태에 가깝고, 센터콘솔의 다용도 레버는 전진과 후진을 전환하는 변속레버 겸, 다용도로 쓰인다. 또한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며 진행하는 드리프트용 핸드브레이크로도 작동할 수 있다.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는 전기차지만, 재미있게도 엔진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단순한 지하철 같은 전기 변속기 소음이 아니다. 운전자가 만족하고 주행하며 흥분과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귀를 자극한다. 이미 재규어는 전기차인 I-PACE에도 모터가 가속함에 따라 공상과학영화에 나올만한 소리를 추가했던 바 있다. 스포티한 소리로 가속페달을 밟을 때,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에는 1957년 르망에서 달린 재규어 603 Long Nose D-TYPE의 엔진소리가 탑재됐다. 레이스 용으로 개조된 직렬 6기통 3.8리터 XK엔진이 12개 밸브가 열리고 닫히며, 힘차게 배기가스를 밀어내는 가슴 떨리는 고동소리를 모터 소리와 어울려 들을 수 있다.

재규어는 I-PACE 레이스카인 eTROPHY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포뮬러-E를 출전하는 등 꾸준한 전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기술과 AR 등 미래차에 필요한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재규어 고급 디자인 외장 디자이너를 맡고 있는 올리버 캣텔 포드는 “자동차 디자이너에게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는 꿈같은 프로젝트다. 미래형 스포츠카를 만드는 것은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정말 무한하게 발휘될 수 있는 기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 세대가 재규어를 보고 느껴서 흥분될만한 차량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내 디자인을 맡은 재규어 고급 디자인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크리스 쇼는 “시각적으로 가볍고, 단순하며, 드라마틱하게 구성했다. 고급스러운 재질을 물론, 실험적으로 시도된 재료와 마감재가 적용됐다. 운전석에서 바라보면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의 길쭉하고 우아한 보닛이 보인다. 드라이버는 운전석에 앉는 순간, 차량에 몰입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재규어는 실제가 아닌 가상의 차량을 완성했지만, 그란 투리스모 스포트 게임을 소유한 수 많은 사람들이 직접 주행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내연기관의 종말이 다가온다고 하는 시대적 상황에서, 재규어 비전 그란 투리스모 쿠페는 전기차이면서도 내연기관차량의 소리를 낸다. 운전자의 감성을 잡으면서도, 아름다움과 고성능을 그린다. 참 재규어 스러운 부분이다. 올해 11월 말에 공개되는 차량을 게임으로 만나보면서, 재규어가 추구했던 미래차에 대한 그림을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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