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은 레이스를 위한 공간일 뿐 아니라, 자동차 기술의 한계를 테스트하기 위한 실험실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개발되고 완성된 기술은 레이스카의 성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우리가 구입할 수 있는 자동차의 완성도를 높이는데도 사용된다. BMW 산하의 영국 소형차 메이커 미니가 뉘르부르크링 노르드슐라이페 서킷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금까지의 랩타임 도전과는 조금 다르다. 이번 도전은 단순히 빠르게 서킷을 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달릴 수 있는가’다.

미니는 이번 도전을 ‘녹색 지옥을 그린 모드로 달린다’고 말한다. 자동차의 브레이크는 멈추기 위해, 그리고 코너를 돌기 위한 적정속도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장치다. 그러나 자동차의 엔진이 연료를 태우며 만들어낸 빠른 속도는 브레이크를 사용하면서 공중으로 사라지게 되고, 다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연료를 태워야만 한다. 때문에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달린다는 것은 그만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성공적인 도전을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브레이크를 대체할 만큼 강력한 회생제동 시스템이다. 회생제동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하는 순간 브레이크의 마찰 대신 발전기가 맹렬히 돌면서 자동차의 속도가 가진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배터리에 저장한다. 고효율의 발전시스템과 동시에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어마어마한 전기에너지를 빠르게 충전해내기 위한 배터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순간적으로 대량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는, 반대로 가속 시 순간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고출력을 낼 수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두 번째는 회생제동시스템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섬세하고 뛰어난 컨트롤이 가능한 운전자다. 회생제동시스템을 사용하는 동안 운전자의 오른발은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운전이 가능하다. 가속구간에서는 페달을 밟고, 제동이 필요한 구간을 예측해 미리 페달에서 발을 떼며 회생제동시스템을 사용해 속도를 줄여야 한다.

신형 미니 쿠퍼 SE는 BMW그룹의 전기 파워트레인 탑재모델 중 처음으로 운전자가 회생제동 시 회복수준과 감속수준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다. 배터리 사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물론 회복수준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 여기에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에어컨과 히터 등의 사용량을 조절하는 그린+모드도 탑재하지만, 회생제동보다 브레이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스포티한 운전을 하길 원한다면 주행 스타일에 따른 개입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특히 미니 쿠퍼 SE는 주행스타일에 따라, 주행 트랙의 레이아웃에 따라 회생제동시스템의 개입 수준을 아주 섬세하게 조절 가능하다.

예를 들어 뉘르부르크링 노르드슐라이페 서킷의 16km지점에 위치한 브륀슨(Brünnchen)을 공략할 때, 트랙 왼쪽에서 접근하며 회생제동기능을 최대한 사용하며 감속한 다음, 두 번째 섹션의 완만한 곡선에서는 회생제동기능의 개입정도를 줄이면서 브레이크 대신 사용하는 식이다. 미니 쿠퍼 SE의 디스플레이는 가장 적합한 회복 모드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표준 설정 시 회생제동기능을 통해 0.19g의 감속이 가능하며, 소프트한 회생제동모드에서는 0.11g의 감속이 가능하다. 이 같은 정보의 피드백은 미니 쿠퍼 SE의 디지털 계기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뉘르부르크링에서 진행되는 이번 테스트는 물론 단순히 재미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미니 운전자들이 얼마나 즐겁게 거리를 누빌 수 있느냐와 함께 보다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운전, 그리고 더 나아가 역동적인 성능을 모두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녹색지옥에 도전하는 녹색 미니, 신형 미니 쿠퍼 SE의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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