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1.21 목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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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한 럭셔리와 신나는 달리기, BMW 740Li xDrive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럭셔리는 공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대부분 재미있는 차량들은 좁고, 불편하며, 시끄럽기 때문이다. 허리 건강이 좋지 않다면 이런 재미있는 차는 통증 때문에 오래 타기도 어렵다. 하지만 BMW는 그 어려운 부분의 밸런스를 잘 조율한 ‘잘 달리는 럭셔리’를 내놓았다. 2015년 10월 이후 거의 4년 만에 부분변경을 거친 7시리즈는 거의 대부분을 바꿨다고 할 만큼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BMW가 진보적 럭셔리라 부르는 새로운 7시리즈, 그 중에서도 3리터 직렬6기통 가솔린 엔진에 네바퀴 굴림 롱보디 모델인 740Li xDrive 디자인 퓨어 엑셀런스를 시승했다.

 

길고 웅장한 외부 디자인

전면부는 더욱 커진 라디에이터 그릴 – 키드니 그릴과 거기에 어울리는 더 커진 BMW 앰블럼, 얇고 날선 전조등이 BMW의 기함 다운 강인한 인상을 완성한다. 레이저 라이트가 적용된 7시리즈는 최대 500미터에 이르는 긴 조사범위를 발휘할 만큼 강력한 성능이다. 야간주행에서 느껴진 레이저 전조등은 무척 밝고 눈이 편안했다. 범퍼는 날선 부분에 크롬장식을 더해 입체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측면부는 이전모델이 허리가 무척 길게 보였던 것에 비해, 조금 큰 차량처럼 보일 정도로 휠과 디자인적인 요소로 잘 마무리했다. 20인치 휠에 앞쪽은 245/40R20, 뒤쪽은 275/35R20 타이어를 장착했다. 앞타이어 뒤쪽으로는 앞바퀴를 거쳐 공기가 지나갈 수 있는 공기통로(에어 브리더)가 있다. 앞바퀴와 휀더 주변에 발생하는 와류를 줄여,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전장, 전폭, 전고는 5,260x1,902x1,479mm이다. 휠베이스는 3,210mm다. 대형차량 + 롱보디 모델 답게 5미터가 넘는 엄청난 길이를 자랑한다. 휠베이스도 그만큼 길다. 이 긴 휠베이스는 차가 앞뒤로 고꾸러지는 피칭, 차가 수평방향으로 돌아나가는 요우에서 휠베이스가 짧은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각속도 변화가 적은 특징이 있다. 덕분에 요철, 코너 어떤 부분에서도 뒷좌석 승객에게 짧은 차량보다 훨씬 편안한 느낌을 전달한다.

뒷모습은 최근 대세인 일직선으로 쭉 뻗은 크롬과 붉은색 라이트로 꾸몄다. 양쪽 끝에는 ㄴ 형태의 더욱 얇아진 LED후미등으로 마무리했다. 기존 후미등 디자인은 상당히 두껍고 부피감 있는 후미등이었다. 기본적인 넓이가 넓으니, 후미등의 시인성과 인상에 있어서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슬림한 후미등은 훨씬 세련되어 보인다. 차체 좌우 너비인 전폭이 상당히 넓음에도 트렁크 높이가 높아 위쪽으로 두께감이 있다. 뒷모습이 전면부 만큼의 강렬한 포스는 없는 편이다. 하지만 수수한 인상이 오히려 질리지 않고 오래간다는 얘기도 있다. 긴 사용주기를 가진 고급차량이라면 너무 튀는 인상은 자칫 잘못하면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

 

편안한 실내 디자인

인테리어는 넓어보이는 직선형 디자인을 기반으로, 에어 벤트와 미디어 제어, 공조기 제어 버튼들을 배치했다. 차체 공간에도 여유가 있다보니 버튼들이 하나같이 큼직큼직하다. 럭셔리를 강조했던 BMW기에 가장 궁금했던 2열 시트에 앉아봤다. 적당한 반발력의 시트가 몸을 감싼다. 시트 높이는 약간 높은 느낌이 든다. 뒷좌석 탑승객이 탑승할 때 불편하지 않을 높이다. 머리 위쪽의 공간은 내장재를 안쪽으로 푹 파서 충분하다.

세밀하게 조정이 가능한 시트는 어깨부위부터 헤드레스트 높이까지 모두 전동으로 조정 가능하다. 안마기능은 그렇게 강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7시리즈 롱보디 모델들은 1열 좌석을 접어 발을 쭉 뻗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리클라이닝 버튼을 누르면 앞좌석이 앞쪽으로 이동하면서 접혀있던 발받침이 펴진다. 1열 시트에 달린 10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의 상하 각도 조절도 가능하다.

1, 2열 유리는 5.1mm라는 어마어마한 두께의 차음유리가 적용되어 무척 정숙하다. 특히 뒷바퀴쪽 휠 아치 주변에는 추가 방음재로 둘러싸 주행중의 소음을 확실히 줄여준다. 주행중이나 차내에서 있을 때 팔을 올리는 암레스트 부분에도 열선이 내장됐다. 2열 뿐만 아니라 1열과 센터콘솔에도 내장되었다. 살 닿는 곳 대부분에 열선이 들어가다보니, 겨울철에는 무척 따뜻할 것 같다.

시트를 비롯해서 미디어 재생까지 모니터에서 터치가 가능하지만, 2열 팔걸이에 장착된 타블렛에서도 대부분의 제어가 가능하다. 타블렛은 내장형인 것처럼 생겼지만 버튼을 누르면 분리되는 타입이다. 2열 각자 다른 오디오를 들을 때는 이어폰을 사용하고, 전제 관람 모드로 설정하면 차내 모든 탑승객이 함께 들을 수 있다.

 

340마력 엔진과, 운전의 재미를 추구한 주행성능

시승한 차량, 740Li xDrive는 3리터 직렬 6기통 가솔린 모델이다. 트윈파워 터보(트윈스크롤 싱글터보)엔진으로 최대출력 340마력(5,500-6,500RPM), 최대토크 45.9kgf.m(1,500-3,500RPM)을 낸다. ZF사의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네 바퀴를 굴린다. 복합연비는 9.4km/l다. 2톤에 가까운 차체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는 4.1초가 소요된다. 고출력을 네 바퀴로 분배해, 빠르지만 경박한 움직임 없이 뛰쳐나간다.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시점이 무척 낮다보니, 언제든 가속페달을 밟으면 낮은 회전수부터 조용하고 부드럽게 움직인다. 하지만 깊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하이톤의 엔진음과 함께 시원스런 배기음이 울려퍼진다. 큰 출력을 낼 수 있지만 야생마처럼 다루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언제든 우아하게 박차고 나갈 수 있다.

코너링 성능은 운전의 재미를 살린, BMW 다운 세팅이다. 특히 이정도의 큰 차체를, 마치 5시리즈를 운전하듯 가볍게 움직이도록 해준다. 특히 차체 길이가 길면 뒤쪽 움직임이 늦게 따라간다는 기분이 많이 들지만, 740Li는 그런 느낌이 없다. 하체세팅이 정말 맘에 든다. 운전석 시트는 BMW의 타 차량 대비, 생각보다 낮은 느낌이 적다. 승차감은 부드럽지만, 넓은 폭과 출렁거림이 없는 댐퍼 세팅으로, 코너에서 차체 롤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전자제어식 댐퍼와 스스로 수평 조절이 가능한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가격대나 세그먼트를 따져보면 이 차량을 구입한 사람들은 운전자를 두고, 뒷좌석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럼에도 운전의 재미는 그대로 두면서, 스포티한 감각을 뒷좌석에까지 공유해 줄 수 있다는 점은 아마도 BMW만이 할 수 있고, 그들만이 지켜나가는 철학일 것이다. 직접 운전해도 차량 가격이 아깝지 않을 만큼(1억 6,200만원), 시원시원한 맛이 넘친다. 다른 편안한 플래그십 대형세단과는 다른 BMW만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BMW 7시리즈는 편안하고 안락하면서도, 진보적(Prograssive)인 럭셔리를 추구한다. 운전자를 따로 두는 쇼퍼 드리븐이면서도, 달리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달릴 수 있다. BMW의 철학은 ‘달리는 기쁨’을 그 근본으로 삼는다. 7시리즈는 언제나 새롭고, 남과는 다른 것을 추구하는 40대 젊은 가장과 기업의 오너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2015년 출시 이후, 근 4년간 10,239대를 판매한 7시리즈. 부분변경임에도 신차에 가까운 수준으로 많은 변화를 주었다. 그저 크고 편한 럭셔리 카라면 더 비싸고 더 편안한 차량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7시리즈만의 차별점이 있다. 그것은 누구나 다 구입하는 그런 차량이 아니다. 자신의 손으로 세상을 바꿔나가고 싶은 사람들이, 깊은 고민을 한 선택지라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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