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2.6 금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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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편안한 티볼리 가솔린 터보

2019년 하반기는 다양한 소형 SUV들이 쏟아져나온다. 쌍용 티볼리 또한 하반기에 출시된 부분변경 소형 SUV중 하나이다. 겉보기엔 큰 변화가 없어보인다. 그러나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인테리어와 프레임 보디, 터보 엔진, 하체 세팅이 조금 더 조여지면서 내실의 변화를 추구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크기의 차량을 만든다. 가족에게 어울리는 중형 세단, 사장님의 차 - 대형 세단, 스피드 홀릭을 위한 고성능 스포츠카 까지. 사람들은 용도에 따라 혹은 본인의 필요도에 따라 차량을 고른다. 20대-30대 젊은 층은 대체로 소형과 준중형 차량을 많이 구매한다.

‘경차’ 카테고리가 없던 시절, 대부분 젊은 층에서 소형차를 많이 구입했다. 가격도 저렴했고 차량이 작아 운전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부담이 적었다. 그러나 정부에서 경차에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자, 소형차를 많이 구매하던 고객층은 경차와 조금 큰 준중형으로 나뉘어 옮겨갔다. 그 바람에 소형차 판매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여기에 소형 SUV가 등장하면서 소형차 시장은 활기를 잃었고, 반대로 소형 SUV는 급격히 성장했다. 르노삼성이 QM3로 소형 SUV 붐을 일으키고, 쌍용이 뒤이어 티볼리를 출시하며 소형 SUV 시장에 등장했다. 전 세계적인 SUV 붐을 타고, 지금도 소형 SUV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소형차인 엑센트, 프라이드를 국내에서 단종시키고, 소형 SUV로 그 자리를 메꾸려고 올해 하반기 새로운 소형 SUV를 대거 투입한다.

 

안전을 중시한 티볼리

90년대, 2000년대만 해도 차량 크기가 안전과 직결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차량이 충돌했을 때, 무거운 차량이 반대방향으로 가속도가 적다. 그만큼 무거운 차는 속도 변화가 적고 충격량도 적다. 지금처럼 초고장력강을 쓰기 전에는, 중형, 대형차 처럼 무거우면 그만큼 재료를 많이 넣어 단단하게 만든 것이기 때문에, 차량이 상대적으로 튼튼할 수밖에 없었다.

충돌안전시험이 강화되면서, 작은 차량들도 이제 충돌사고에서 보통 차량들과 동등해졌다. 고장력강과 초고장력강을 사용하면서, 같은 무게임에도 강한 강도를 가진 것이다. 충격 후 충돌 에너지를 프레임 보디 전체로 고르게 분산하도록 일반강, 고장력강, 초고장력강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티볼리는 후방충돌에서 안전해지도록 뒤쪽 보디 철판 두께를 강화시켰다.

프레임 보디의 강성을 올려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충돌시에 차량을 안전하게 지키는 수동적인 방법이라면, 적극적인 방법도 있다. 새로운 티볼리에는 안전주행에 주안점을 둔 ‘딥 콘트롤’ 추가됐다. 사고가 나기 전에 미리 예방하고, 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주차장에서 차량을 후진할 때 충돌을 미연에 방지할 뿐만 아니라, 차선 변경할 때 뒤쪽에서 급하게 다가오는 차량을 경고하는 레이더 시스템, 카메라를 이용하는 차량이 차선이탈 경보기능 / 차선 유지보조 시스템(LKAS) / 긴급제동보조 시스템(AEBS)이 적용됐다. 티볼리에 장착된 여러 안전장치들은 좀 더 안심하고, 마음 편히 운전할 수 있는 든든한 조수이다.

 

달라진 내, 외부

쌍용차는 이번 티볼리에서 두 가지 컬러, 플래티넘 그레이와 체리 레드를 추가했다. 그레이 컬러는 무채색 계열 중, 최근 차량 컬러로 뜨고 있는 색상이고, 체리 레드는 중성적이면서도 신비하며, 깊은 느낌을 준다.

전조등은 LED가 적용되면서 살짝 아래로 내려왔고, 여기에 맞춰 보닛 디자인도 기존 전조등이 자리하던 부분을 덮으면서 살짝 변경됐다. 상단 그릴은 넓어보이는 트렌드에 맞춰 굵은 크롬 수평선이 추가되었다. 하단의 얇은 크롬 라인은 범퍼 아래쪽(크래시 바 하단)으로 이동됐다. 두 마리의 용과 무한대를 상징하던 쌍용차의 엠블럼 대신, 체어맨과 수출형 차량에 들어가던 윙 엠블럼이 적용됐다. 통합후미등에는 후진등과 방향지시등을 제외하고, 모두 LED를 적용하여 뛰어난 시인성을 보여준다. LED 라인으로 들어간 제동등과 차폭등은 강해진 인상을 강조한다.

9인치 인포테인먼트는 육각형 모양의 틀 안에 다른 버튼들과 함께 배치됐다. 공조기 제어까지 가능한 통합형 디자인이 되면서 실내가 훨씬 심플하고 정돈된 느낌이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버튼들은 시인성과 조작성이 좋다. 코란도에서 먼저 보여주었던 실내 디자인이 그대로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큼직한 화면은 후진할때도 무척 시원한 시야를 제공한다.

풀 컬러 10.25인치 클러스터는 이 차의 등급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하는 부분이다. ‘소형차에 이정도까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하면서도 매력적인 옵션이다. 특히 내비게이션이 통째로 계기판에 표시되는데, 요즘 중, 대형급 이상 차량에서나 볼 수 있는 옵션이다보니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초보자에게는 전방을 주시하면서 내비게이션을 보는 것이 꽤나 부담스러운 행동일 수도 있는데, 계기판에 화살표와 거리만 표시되는 - 턴 바이 턴(Turn by Turn) 방식이 아닌 지도 전체가 띄워진다는 점은 진입로를 자주 착각하는 길치에게도 약속시간에 늦지 않을 기회를 주는 도우미다.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미러링 할 수도 있어, 전방주시 상태로 계기판을 보며 공조기를 조작하거나 목록에서 듣고싶은 음악, 방송국을 선택하는 게 무척 쉬워진다. 기분상인지 모르겠지만, 코란도보다 그래픽 계기판 전환속도가 빨라진 것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그동안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가 티볼리 출시에 맞춰 개선된 것이라 생각된다.

 

‘플랫 토크’로 실용영역 편리한 1.5 가솔린 터보

티볼리에는 1.5리터 직분사 터보 가솔린 엔진이 적용됐다. 최대출력 163마력(5,500RPM), 최대토크 26.5kgf.m(1,500-4,000RPM)를 낸다. 여기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와, 6단 수동변속기가 맞물린다. 공인연비는 가솔린 자동 6단 4WD 모델(18인치 휠)이 복합 10.2km/l이다.  또 상시 네바퀴굴림 옵션(전자식으로 네바퀴에 구동력을 분배)을 선택하면 뒷바퀴 서스펜션이 토션빔 방식에서 멀티링크 방식으로 달라지며 험로에서도 뒷바퀴의 노면 접지력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차량에 탑승해 주행하다 보니 생각외로 무척 정숙하다. 차량의 유리창이 달려있는 기둥(필러)들이 소음을 막기위해 흡음재로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소형차량이지만 코란도 수준으로 실내가 조용하다. 물론 일반 중형, 대형세단처럼 고요할 정도는 아니지만 무척 조용하고 방음이 잘 되어있다. 엔진 커버부터 엔진룸까지 모두 소음을 잡기위해 무척 노력한 부분들이 많다. 고속 주행에서도 옆자리 동승객과 대화가 불편하지 않다. 쌍용차는 엔진 진동과 외부 충격, 소음, 진동을 잡기 위해 프레임 보디 수준부터 개선 노력을 했다. 이렇게 강화된 부분이 주행에서 더 빨라진다거나 승차감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용하고 진동이 줄어 실내를 쾌적하게 만든다.

가솔린 터보 엔진은 토크를 일직선으로 변화없이 꾸준하게 발휘하는 일명 ‘플랫 토크’로 튜닝되었다. 1,500RPM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해 4,000RPM까지 꾸준하게 변화없이 밀고 간다. 마치 디젤 엔진의 토크 위주로 세팅된 그런 느낌이다. 가속페달을 슬쩍 밟으면 가볍게 엔진이 회전하며 원하는 속도에 도달할 수 있다. 단점은 넓게 펼쳐놓은 토크밴드 때문에 4,000RPM부터 토크가 일찍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가볍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두툼하게 밀고 나가는 반면, 최고출력에 도달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5,500RPM을 지나 6,500RPM에서 변속함에도 뭔가 힘이 달아나는 느낌이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가속페달 반응이 조금 날카로워지고, 스티어링 휠이 살짝 무거워진다. 가솔린 엔진은 원래 고회전으로 돌려야 최대한 힘이 나오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이 엔진은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주행하도록 세팅되었다는 느낌이다.

이전에 시승했던 티볼리는 네바퀴 굴림 모델이었지만, 고속에서의 안정감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번 티볼리는 고속에서 그런 불안감이 사라졌다. 승차감은 이전보다 조금 탄탄해졌다. 차량이 노면을 제대로 붙들고 있는 것이 안심하고 고속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안정감에 있어서는 편안한 시트도 한몫한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일까? 착 감싸주는 느낌이 생각보다 좋다. 살짝 폭이 작은듯 하면서도 등을 잡아준다. 다만 여타 스포츠 차량처럼 허리 측면과 허벅지 측면 받침이 길게 나오지 않다보니 꽉 낀다는 느낌은 없다.

코란도에 비해 차폭이 좁은 탓일까, 급격한 코너에서는 여전히 롤이 조금 느껴진다. 소형차 수준의 휠베이스와 차폭에서는 상당히 잘 잡아주는 편이지만 거친 노면에서도 편하도록 승차감을 배려한 세팅이다. 티볼리는 이전모델처럼 여전히 부드러움을 지향하고 있다.

 

카본 누적문제를 해결한 직분사 엔진

이번 1.5리터 터보 가솔린엔진은 쌍용차와 마힌드라가 공동으로 개발한 엔진이다. 직분사 엔진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고압 인젝터(연소실 내부, 고압 연료 분사 장치)는 아무런 대비가 없으면 점점 연료가 분사되는 구멍으로 서서히 카본 덩어리가 쌓이면서 성능이 떨어진다. 갑작스레 떨어지지 않고 긴 시간동안 이루어지다보니 아예 이 줄어드는 성능을 감안해 주행거리에 따라 출력을 조정하도록 하는 제조사도 있었다. 현재는 이 카본누적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각 회사의 노하우다. 쌍용차는 ‘이중 카본축적 방지 밸브 시스템’을 적용해 인젝터의 신뢰성(인젝터의 청정상태)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이중 카본축적 방지 밸브 시스템은 간단히 말해 공기가 엔진 내부의 연소실로 들어올 때 여닫는 밀폐 뚜껑(밸브) 입구 형상을 공기역학적으로 만들어 해결한 기술이다. 배기가스 환경문제 때문에 연소실로 들어오는 공기에는 깨끗한 공기뿐만 아니라, 엔진오일이 타고 남은 연기나, 배기가스중 일부가 들어오게 된다. 직분사 엔진은 인젝터에서 연료가 나오므로, 자체가 오염되면 자연스레 청소할 방법이 없다. 직분사 이전에 사용된 포트분사 방식의 경우에는 연료가 밸브를 씻어내도록 각도를 조정해 만들기도 했다. 쌍용차는 밸브가 여닫히는 입구 안쪽에 공기역학적인 이중 턱을 설계하고, 일부러 난류를 일으켜 원하는 대로 공기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지저분한 것들이 함께 섞인 공기는 인젝터를 더럽히지 않고, 연소실로 곧바로 이동해 인젝터의 청정상태를 유지한다.

소형차 수요는 이전보다 더욱 줄어들었다. 2019년 현재, 국내에선 소형 세단과 해치백이 대부분 단종되었다. 그 자리는 소형 SUV가 차지했다. 쌍용차는 SUV만 만드는 회사로, 코란도의 든든하고 강인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제조사다. 활용성이 높고, 운전하기 편한 소형 SUV, 여기에 뛰어난 상품성을 갖춰 티볼리는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쌍용차의 지위를 끌어올렸다.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과 감성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완성한 새로운 티볼리. 전기차를 제외하고, 일반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소형 SUV 1위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힘든 시기의 쌍용차를 일으켜세우고, 먹여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티볼리에게 힘들 지도 모르겠다. 하반기에는 다양한 소형 SUV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세단과 SUV 사이에 있는 크로스오버 모델도 등장할 예정이다. 시장을 꾸준히 리드해온 티볼리가 왕좌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소형 SUV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게 될까. 제조사 입장에서는 힘든 시기일 수도 있겠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제조사들의 불꽃튀는 경쟁에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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