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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힐클라임 머신의 오마주, 포르쉐 981 버그스파이더 공개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9.06.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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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꼽으라면, 그 중 반드시 들어가는 요소는 가벼움이다. 강력한 엔진 출력과 잘 조율된 서스펜션과 같은 스포츠카의 모든 요소가 중요하다. 그리고 여기에 가벼움이 더해진다면 스포츠카는 원래의 능력치 그 이상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50여 년 전, 포르쉐는 1966년과 1967년에 레이스카 910, 907 그리고 908을 유러피언 힐클라임 챔피언십에 투입해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런데 1968년 페라리가 힐클라임용으로 개발된 경량 레이스카 212E를 공개하자 이에 맞설 새로운 경량 레이스카의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1968년, 포르쉐는 909 버그스파이더(Bergspyder)라는 레이스카를 유러피언 힐클라임 챔피언십에 투입한다.

포르쉐 909 버그스파이더는 힐클라임에 특화된 레이스카였고, 한편으로 매우 운전하기 까다로운 차였다. 909 버그스파이더는 알루미늄 제 섀시에 플라스틱제 보디를 씌웠고, 차량 중심에 엔진을 얹었다. 운동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였지만, 덕분에 운전석의 위치가 프론트 액슬 바로 위에 위치할 만큼 극단적인 설계가 필요했다. 서스펜션 스프링은 티타늄 제, 브레이크 디스크는 베릴륨으로 만들어 극한으로 무게를 줄였고, 건조중량은 불과 375kg, 주행을 위한 실제 중량은 384kg에 불과했다.

909 버그스파이더는 힐클라임 레이스 외에는 결코 투입될 수 없는 극단적인 레이스카였기에 단 2대만 제작되었다. 하지만 당시 포르쉐가 가진 기술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차였고, 그 희소성 때문에 포르쉐가 만들었던 ‘전설의 레이스카’ 중 하나로 손꼽히곤 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현대로 돌아온다. 2015년, 포르쉐는 바이사흐의 프로젝트 그룹에 981 박스터를 베이스로 가능한 가볍고 미니멀한 스포츠카의 개발을 주문했다. 박스터는 미드십 엔진배치가 주는 균형을 바탕으로 뛰어난 운동성을 자랑하는 모델이다. 이를 베이스로 개발한 더욱 가볍고, 운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요소만을 담은 스포츠카를 만든다면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이렇게 탄생한 프로토타입은 박스터 스파이더보다도 더욱 급진적이며 타협 없는 스포츠카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벼움을 바탕으로 뛰어난 운동성을 추구한 스파이더 타입의 스포츠카, 자연스럽게 이 프로토타입은 50여 년 전 등장했던 909 버그스파이더를 떠올리게 했다. 포르쉐는 이 프로토타입의 차체를 당시 버그스파이더와 같은 흰색으로 칠하고 녹색의 스트라이프를 그려 넣은 다음 ‘981 버그스파이더’라는 이름을 붙인다.

981 버그스파이더는 운전의 즐거움과 극한의 가벼움을 추구한다. 그 결과 다른 차에 있어야할 많은 요소를 제외했다. 조수석을 없애버리고 운전자 혼자만을 위한 싱글시터 스포츠카를 만들었다. 전면 전체를 감싸는 윈드실드 대신, 딱 운전석 정면과 측면을 감싸는 콤팩트한 윈드디플렉터를 달았고, 운전석에 탑승하기 위한 도어의 핸들까지 생략해버렸다.

물론 생략된 조수석은 단순히 커버만을 덮어 가린 것이 아니다. 조수석의 도어를 열면 헬멧과 운전석을 가릴 수 있는 시트를 보관하기 위한 공간과, 수화물 탑재공간이 나온다.

이 같은 경량화의 결과 981 버그스파이더의 차량 중량은 1,099kg에 불과하다. 포르쉐 카이맨 GT4에서 가져온 3.8리터 박서 엔진은 393마력의 최대출력을 내며, 거의 마력 당 2.8kg에 불과한 출력 대 중량 비를 제공한다. 0-100km/h 도달시간은 4초를 약간 넘기는 수준이며, 계산대로라면 7분 30초대의 뉘르부르크링 랩타임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981 버그스파이더는 양산되지 않았다. 양산한다 해도 실제 등록이 가능한지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었고, 프로젝트는 추진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 한 대만 만들어지게 된다. 981 버그스파이더는 이후 2년간 바이사흐의 개발센터에 전시되었고, 마침내 포르쉐 박물관으로 옮겨져 전시될 예정이다. 포르쉐 981 버그스파이더는 2019 가이스버그 힐클라임 레이스에서 처음으로 일반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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