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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길을 오르는 극한의 레이스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9.04.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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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자동차 레이스가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F1은 최신과 최고의 기술로 가장 빠르게 달리는 경기다. 또한 르망 24시 레이스처럼 24시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레이스도 있다. 무려 2주 동안 몇 천 키로를 달려야 하는 다카르 랠리처럼 자동차와 드라이버의 한계를 시험하는 레이스도 있다. F1은 단거리, 르망 24시 레이스나 다카르 랠리는 마라톤과 비슷하다. 그런가 하면 예술적인 능력을 겨루는 피겨스케이팅 같은 드리프트 대회도 있으며, 등산에 비견될 만한 레이스도 있다. 


자동차로 산길을 오른다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클라임(PPIHC, Pikes Peak International Hill Climb)은 자동차를 타고 좁은 산길을 빠르게 올라가는 대회다. 파익스 피크는 미국 콜로라도에 위치한 산이다. 그런데 이 산이 꽤 높다. 이 대회의 스타트라인 자체가 해발 2,862m고 피니시 라인은 해발 4,301m나 된다. 그래서 이 대회에는 '구름을 향해 가는 레이스(The Race to the Clouds)’란 다소 낭만적인 별명도 붙어 있다. 하지만 현실은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전체 코스에는 156개의 커브가 있으며 평균 경사는 7%다. 산을 올라가는 것이니 거리가 길지 않을 것 같지만 피니시 라인까지 무려 20km를 달려야 한다. 또한 이 코스는 경기가 없을 때는 통행요금을 받는 일반 도로다. 정해진 레이싱 서킷이 아닌 공도에서 펼쳐지는 경기들은 대부분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 도로가 완전히 포장된 것은 2012년인데 반해 이 대회는 무려 1916년부터 시작되었다.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가드레일 조차 없는 구간이 태반이다. 까딱 실수를 하면 굴러 떨어져 버린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차 안에서 고산병을 겪는다? 
스타트라인과 피니시라인의 고도차는 무려 1,439m나 된다. 이런 상황이기에 주행 중 레이서는 고산병 증세를 경험하기도 한다. 높이 올라갈 수록 산소가 부족해지고, 이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고 신체의 반응도 느려진다. 아울러 근육의 힘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 대회에 참가하는 드라이버 중에는 차량에 산소가 담긴 병을 놓아 두었다가 고산병 증세가 발생하면 산소를 마시기도 한다. 물론 희박한 산소는 레이서에게만 국한되는 어려움은 아니다. 엔진의 폭발행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기의 조성 역시 평지와 다르기 때문에 다운포스를 일으키기 위한 리어 스포일러의 크기를 키울 수 밖에 없다. 이 레이스의 차량들은 유난히 거대한 리어 스포일러가 달려 있는 것 역시 이런 이유다. 물론 극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기가 부족한 만큼 산소 또한 부족 하기에 내연 기관의 경우 약 30% 정도 출력이 감소한다. 이 대회에 참가하는 차량들이 어마어마한 고출력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출력을 높여 놔야 산소가 부족해 지는 구간에서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 또한 꾸준히 7% 경사의 언덕을 올라가야 하고 코너가 날카롭기 때문에 풀브레이킹-급가속이 끊임없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코스다. 그만큼 차량에 무리가 따르는 주행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엔진을 보호하는 엔진오일과 브레이크액, 냉각수다. 

모튤은 이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 대회에도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이미 다카르 랠리에서 높은 해발 고도 때문에 생기는 문제를 잘 헤쳐 나갔으니 큰 문제는 없다. 최근 모튤은 쉐보레 콜벳 Z06을 타고 2017년 경기에 참가한 Rotek Racing팀의 Robb Holland와 덴버와 콜로라도의 폭스바겐과 아우디 전문 튜닝샵인 Bluewater Performance의 기술파트를 책임지는 Gabe Adams를 만났다. 이들은 올해 6월에 열리는 대회의 Pikes Peak Open 카테고리(순정 외장을 유지한 차량)에 아우디 RS3로 참가할 예정이다. 


낮에는 공도로 바뀌는 코스
이들의 아우디 RS3차량에는 모튤의 엔진오일과 브레이크액, 냉각수가 들어 있다. 이미 모튤은 고산지대 레이스가 되어버린 다카르 랠리에서 충분히 검증된 실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 차량은 최대 600마력의 출력으로, 순정 차량 대비 약 200마력이 올라가 있는 상태. 앞과 뒤의 범퍼를 카본 재질로 바꾸는 등 경량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다운포스를 높이기 위한 거대한 리어스포일러를 달고, 내부에는 안전을 위해 롤케이지와 분리형 스티어링 휠 등이 들어 간다. 이들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있는데, 바로 이곳이 국립공원이라는 점. 

코스와 노면을 살펴보는 등 준비해야 할 것은 많지만 주간에는 연습 주행 등이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은 오전 3시에 일어나 오전 4시 30분에 주행 준비를 거쳐 오전 5시부터 연습에 들어 간다. 그리고 8시가 지나면 산을 내려와야 한다. 그 시간부터 이곳은 공공도로로 바뀌기 때문이다. 또한 타이어 선택 역시 쉽지 않다. 야간의 기온은 0~ 2도 사이지만 동이 트면 금세 13~14도까지 올라가 버리기 때문이다. 이들의 올해 목표는 같은 카테고리에서 작년 우승 차량인 Acura TLX A-Spec을 타고 달린 Nick Robinson이 세운 10분 48초 094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참고로 이 구간의 가장 짧은 기록은 2013년도에 세바스티앙 로브가 푸조 208 T16 파익스 핑크 모델을 타고 세운 8분 13초다. 물론 이 보다 더 빠른 기록은 7분 57초로 작년에 로맹 뒤마가 전기차인 폭스바겐 I.D R 파익스 피크로 세운 기록이다. 물론 이 기록은 무제한급(안전규격 이외에는 모든 것이 다 허용되는)이었으니 카테고리가 조금 다르기는 하다. Bluewater Performance팀이 참가하는 파익스 피크 오픈 카테고리의 최고 기록은 2012년 포르쉐 911 GT3R로 세워진 9분 46초다. 모든 레이스는 이기거나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달린다. 이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 역시 그렇다. 하지만 이렇게 험난한 코스와 극한의 상황에서 주행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그들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것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 꼭 대단한 업적을 세우고 목적을 이뤄야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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